
지난 9월 7일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GCORAS, 지코라스)' 신설, 출범과 함께 개최된 ‘글로벌 규제 동향’ 세미나는 최신 유럽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EU 화장품 규제 환경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제럴드 레너(Gerald Renner) 유럽 화장품협회 기술규제 및 국제협력 담당 이사는 “EU의 화장품 통합 법규가 2026년에 50주년을 맞이하지만,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건재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화장품은 빠르게 소비되는 상품(fast-moving consumer goods)이다. 시장 출시 속도가 핵심이다. 출시 전 승인 절차가 하나라도 있을 경우 수천 개의 제품에 그 절차가 반복 적용되어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그 특성에 부합하는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화장품 규제는 1976년 규제의 최적 지점(regulatory sweet spot)을 찾아낸 이후 2009년 지침(Directive)에서 규정(Regulation)으로 전환됐으며, 45년간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면서 변함없는 원칙으로 ① ‘화장품’의 정의 및 범위 ② ‘책임자(Responsible Person)’를 통한 안전 및 규정 준수에 대한 업계의 책임 ③ 시판 전 승인 대신 시판 후 관리(in-market control) 체계 ➃ 등록(registration) 대신 통지(notification) 절차 등의 유효성은 지금도 인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안정적인 원칙과 역동적인 성분 관리가 결합되어 높은 수준의 소비자 안전과 신속한 혁신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이후 환경 문제가 화장품 규제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그린 딜(Green Deal)’이 등장,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설명.
이에 대해 레너 이사는 “‘유해물질 없는 환경(toxic-free environment)’이라는 구상을 바탕으로, 수많은 이니셔티브 중 하나로 화장품 규정(Cosmetics Regulation)의 선별적 개정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화장품 규제 체계 자체에서 확인된 문제점에 근거하기보다는, 화학물질 정책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며 포괄적인 정치적 의제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45년 만에 처음으로 화장품 법규의 근본적인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레너 이사는 “본질적으로, 정당화할 만한 입증된 안전성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위험성(risk)’ 기반의 화장품 규정을 ‘유해성(hazard)’ 기반의 논리로 전환하려는 제안”이라고 해설했다.
그렇지만 개정 영향 평가 결과, 소비자 안전성 향상 효과는 없는 반면 화장품 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 경쟁력에 관한 ‘드라기(Draghi) 보고서’는 규제의 복잡성 자체가 유럽 산업에 문제가 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지속가능성 분야는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유럽 화장품규정에 대한 평가 최종 보고서는 2027년 초에 나올 예정이나 분석 결과 규정 개정 필요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레너 이사의 예측이다. 그린딜 추진 과정에서 격동기를 지나 화장품 규정은 이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50년 간의 과학, 경제, 정치적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그 근간을 유지해온 체계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