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진국, 인식해야 길이 보인다

[장래은의 차이나 인사이트③] 경험(한국) vs 시스템(중국)의 승부의 추는 이미 기울어...협업·제휴만이 중국을 제2 내수시장화 가능

중국 시장은 우리에겐 영원한 이슈다. 제2의 내수시장화 시키지 않으면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한·중 수교 26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얼마나 중국을 알까?


이에 대해 ㈜제이프렌즈의 장학래 대표는 “뒷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의 전부를 안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거나 피해자가 나오고 ’당했다‘는 불평이 나온다. 중국 정보 과잉 상태다. 이를 걸러줄 공인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7 칼자루 놓치면 내가 찔린다


이 부분에서 장 대표는 ’칼자루론‘을 편다. 그는 “중국 사업은 칼자루를 쥐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현지 중국 기업이 파워와 네트워크를 가진 프로라면 중국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은 아마추어다. 대기업이야 자금과 조직으로 버틴다지만 중소기업은 밴더, 총판, 에이전시, 통역에 휘둘리기 쉽다. 재중책임회사 문제로 칼자루를 뺏기지 마라”고 말한다. 그 칼에 찔리지 않으려면 아예 한국에서 중국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중국인을 처음 만나면 ’하오하오‘라고 한다. 상대방 말을 열심히 잘 듣고 있다는 뜻인데, 우리는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스스로 세뇌하며 빠져들고 희망적으로만 본다. 마치 수영 못하는 사람이 물가에서 발을 적시면 오도가도 못하고 흠뻑 빠지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장 대표는 “중국 사업은 찔끔 먹는 시장이 아니고 길게 봐야 한다. 그러려면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진출 기업을 보면 한국 사람은 많은데, 정작 중국인 직원은 1, 2명에 홍보·마케팅·통역·판매전략까지 맡기는 우(愚)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손자병법‘은 고대전쟁에서 전략, 전술을 찾아내 체계화한 ’경험의 집적서‘로 평가된다. 병법가들은 필승 조건이 ’인지(人知)+인력(人力)의 집적‘임을 손자병법을 통해 밝혀냈다.


#8 중국은 선진국, 인식을 바꿔라


장래은 대표도 중국 비즈니스를 잘하려면 ▲비즈니스 순서 ▲정책 ▲한류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당하지 않는 법을 익히고 방어 다음 단계의 유지-대응-공격-점령의 비즈니스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게 장 대표의 지론. 이른바 ’시스템화 된 중국 맞춤형 비즈니스‘다. “중국 사업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순서로 끌고 가야한다”는 당부의 말이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와 ’인터넷+‘를 두 축으로 한 시스템 경제를 한국의 2030세대는 이미 경험하고 있다. 바로 샤오미와 차이슨을 통해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데 중국 브랜드는 걸림돌이 아니다. 지난 22일 관세청 발표 ’2018 상반기 해외직구 동향‘에 따르면 중국 가전 직구는 2017년 한 해 직구건수를 넘어섰다. 해외직구 1위인 미국 비중이 하락하고 2위인 중국 증가세가 뚜렷하다.


장 대표는 “중국을 더 알아야 하고, 이미 선진국형 경제로 들어선 만큼 한국 기업들도 중국인의 시각으로 현지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강한 자가 아니라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오기(!)가 절실하다고도 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 추이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경쟁력 약한 분야는 자생력 키울 때까지 뒀다가 결국 행정력으로 쫓아버리는 게 다반사여서, 지식재산권 등 보호받을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고 장 대표는 덧붙였다. 현지 문화, 라이프 스타일, 소비시장 동향 전략 등 인지(人知)와 자사 실력(人力)의 집적과 조화가 성공 요건이라는 것.


또한 K-드라마, K-Pop, K-패션, K-뷰티 등 한류(Korea Wave)를 잘 파악할 것도 주문했다. “화장품도 문화다. 샤오홍수, 더우인(抖音, 한국에선 틱톡(Tiktok)에는 한국식 화장법이 인기다. 중국 매장에도 있는데, 따이공이 사 가고 관광쇼핑 오는 이유는 정품, 원조를 확인하고 문화를 즐기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장 대표는 설명한다.


#9 경험 vs 시스템


한국과 중국, 기업인의 인식 차이도 있다. 한국 기업인은 경험 위주로 고지식한 반면, 중국인의 사고는 유연하다. 한국은 사각형 탁자, 중국은 원형 탁자에서 회의를 한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수직적 의사결정과 소통을 중시하는 수평적 의사결정이 대비되는 장면이다. “경험 vs 시스템의 경쟁이라면 K-뷰티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는 장 대표의 일침이다.



“한국 기업들은 티몰, 타오바오, 샤오홍수에 입점만 하면 ’대박‘난 줄 안다. 실제 입점해서 성공 사례가 있나? K몰에서 성공 케이스는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입점=대박이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장래은 대표는 꼬집었다.


낚시도 밑밥이 충분해야 입질이 온다는데, 낚싯대만 잔뜩 펼친 꼴이라는 지적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마케팅 타깃이 대중→개인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타이업(tie-up, 협력, 제휴)으로 대응해야 K-뷰티가 중국 시장에서 견고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장 대표는 전망한다.


그의 타이업 프로그램은 ’업계가 서로 이익을 얻는 관계를 맺어 상승효과를 얻으려는 상법(商法)‘이다. “1년에 800만여 개 아이템이 쏟아지는 플랫폼에서 페이지뷰를 늘리려면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중국의 연령별·지역별·소비행태·뷰티 트렌드·바이럴 마케팅 등 분석과 함께 패키징·디자인·물류 등 협업 시스템 구축이 K-뷰티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10 장래은의 차이나실험, 타이업(tie-up)


지난 16년간 중국은 장 대표에겐 애증이다. 실패도 겪었고, 재기도 했지만 중국의 무엇이 그를 사로잡았을까? “중국, 중국인, 중국문화를 즐기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게 이젠 행복하다. 중국은 돈을 벌어서가 아니라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안다‘면서도 모르는 것 같고, 알아갈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고,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했다.


장래은 대표는 “중소 브랜드와의 타이업 프로그램을 통해 ’7878korea.com‘이 차이나랩(china lab)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길 희망한다”며 말을 맺었다.


장래은 대표는...
2002년부터 중국에 진출, 북경현대음악대학 국제예술대학원 원장 겸 공연기획 전문가로 한•중 문화행사, 한류콘서트, 중국 TV쇼 등 엔터테인먼트 및 홍보 이벤트를 진행했다. 현재 중화권 마케팅 전문기업인 ㈜제이프렌즈 대표이사, 상해쯔펑유한공사 동사장, 핑자따런코리아 대표와 중문판 K-뷰티 매거진 Gogoo 발행인으로 재직중이며, 주중한국문화원 자문위원, 중앙일보그룹 중국 공식에이전트 등을 역임하였다. 중문 한국관광 O2O플랫폼인 7878Korea.com 등을 운영하며, 85만여명의 소비자체험단이 활동중인 중국 핑자따런의 한국 대표로서 중국진출 기업의 컨설팅 및 이커머스 유통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CNCNEWS=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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