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中 ‘디지털위안화’...현금+무역결제 대체 실험

디지털위안화(数字人民币)로 현금처럼 사용...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공존
국제 기축통화, 미국 금융제재 회피 목적으로 도입 일정 단축

중국이 12일 ‘디지털위안’를 선보였다. 인민은행은 광둥성 선전시민 5만명에게 각각 200위안(3만4천원)씩 총 1천만위안의 법정 디지털 화폐를 추첨을 통해 나눠준다. 시민 191만명이 신청했다.


시민들은 ‘디지털위안’ 앱을 통해 18일까지 일주일 간 선전의 3389개의 지정 상업시설에서 사용하게 된다. 이번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 공개 운영시험은 전면 도입을 앞둔 테스트다.


발행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에서는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에 맞춰 디지털위안 발행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다.


#1 모바일에 전자지갑 앱 설치 후 사용


인민은행은 디지털위안화의 안정성 및 무결성을 점검하고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이용자 손실 우려를 고려해 실제 발행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디지털위안화가 익명성을 보장하지만 중앙은행에 막대한 소액 결제정보가 집중되어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법률 정비 필요성, 해킹 등으로부터 안전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디지털위안화는 먼저 명칭부터 다르다. 글로벌 용어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대신 결제기능이 강조된 DCEP(数字货币, 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즉 디지털화폐(数字货币)라는 기존의 포괄적 용어대신에 디지털위안화(数字人民币)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디지털위안화는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로 유통중인 현금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진다. 법적으로 부여된 강제통용력으로 중국 내 모든 거래의 지급결제수단으로 사용되며, 거래 참가자는 디지털위안화를 이용한 지급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


또 현금관리 규정, 자금세탁, 반부패, 반테러 등 법률을 준수해야 하고 거액자금 거래 시 중앙은행에 보고해야 한다.


발행은 중앙은행이 전담하고 디지털위안화의 유통, 회수 및 입출금 등 개인서비스는 상업은행이 담당하게 된다. 기존 현금과 동일한 한 ‘중앙은행-상업은행’ → ‘상업은행-개인‧법인’의 2단계 운영이다.


디지털위안화는 현금과 똑같이 취급되므로 태환이나 유통서비스의 비용은 받지 않는다. 아울러 전자지급에 아무리 보유하더라고 이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전자지갑(통상 휴대전화에 설치)에 저장된 상태에서 네트워크 연결과 관계없이 바로 상대방과 주고받을 수 있다. 두 대의 휴대전화를 접촉해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방식으로 언제든지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또한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 등과 디지털위안화의 상호 지불도 가능하다.


금융전문가들은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 등 기존 네트워크형 결제수단의 편리성, 소비자행동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 다양한 부가 서비스 제공(대출, 자산관리, 투자 등) 등을 감안하면 자체적인 시장을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즉 디지털위안화와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대립하기 보다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2 국제 기축 통화, 미국 갈등으로 발행 서둘러


중국 정부가 디지털위안을 도입하는 이유는 ①위안화 국제화와 ②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결제수단을 가질 필요성 때문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인접국과의 무역결제 등의 사용 확대로 글로벌 지급결제 통화로 육성하려는 목적이다. 과거 중국 관광객이 많이 가는 지역의 상점마다 알리페이나 유니온페이 결제시스템이 깔렸듯이, 앞으로 중국인이 가는 곳마다 디지털위안 결제 시스템이 보급될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과 무역마찰이 격화되면서 미국에 의한 국제결제망(CHIPS 및 SWIFT) 참여제한 등의 금융제재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인민은행이 디지털위안화 개발을 가속화하는 한 원인이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66개 중앙은행 중 10%가 3년 안에 디지털화폐 발행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신흥국 중앙은행 중심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유럽중앙은행도 디지털유로 도입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있으며, 13일에는 러시아 연방중앙은행이 ‘디지털루블’ 보고서를 발행하고 검토를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발행과 환수는 한은이 맡고, 유통은 민간이 담당하는 실제 현금 유통 방식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시험) 체계를 내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의 ‘최근 인민은행의 디지털위안화에 대한 견해’를 참조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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