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아시아 시장 놓고 K-뷰티 vs J–뷰티 ‘가치 전쟁’

[취재파일] K-뷰티는 아시아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J-뷰티 ‘화장품산업 비전’...안티에이징·Healthy·Comfortable·Luxe 등 8가지 키워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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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장품산업 비전’은 다분히 K-뷰티를 의식한다. K-뷰티가 일본 수입화장품 시장 2위를 기록하고, 중국 수입시장에서 일본을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면서 J-뷰티의 활로가 아시아 시장임을 강조하는 데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마치 19세기 말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외쳤지만 구라파의 언저리에 머물던 일본이나, 시세이도를 앞세워 아시아 석권 후 진격하던 J-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선 이렇다 할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나 도긴개긴인 점이 한계로 비쳐진다. 반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뷰티와 향후 경쟁이 예고되는 C-뷰티를 주목하면서 이제라도 ‘산·학·관이 J-뷰티의 미래상을 최초로 구상’하는 보고서가 바로 ‘비전’인 것이다. 보고서는 J-뷰티의 현실을 소개하면서 ‘신흥 외국기업의 대두’라는 항목에서 고민을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시장은 일본 내 규제가 얽혀있어 주로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주체이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고 현황을 전한다. 

그러면서 “한때 2008~2010년 태국에서 수입이 급증한 적이 있지만 이는 샴푸와 헤어 오일 등의 헤어케어 수입 증가 때문이었다. 이렇듯 신생 기업의 품질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구미 글로벌 브랜드뿐만 아니라 급성장하는 한국 업체와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표면화되고 있다”고 서술하며 변화 필요성을 말한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일본 화장품이 선전한 시장에서도 한국·중국 브랜드의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중국시장에서 최대 수입국이지만 2010년과 2019년을 비교하면 한국에서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한국은 4.0%(‘10) → 20.5%(’19)로 일본(23.0%)과 프랑스(20.7%)에 육박한다. 일본과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 느낌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경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 일본도 화장품 수출입에서 수출초과국이 된 것은 2016년으로 불과 5년 전이다. 현재 일본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51.1%) 홍콩(19.4%) 한국(8.6%) 싱가포르(7.3%) 대만(4.9%) 미국(2.3%) 기타(6.4%) 순이다. 여전히 아시아권에서만 수출될 뿐 유럽 시장 개척은 요원하다. 때문에 아시아 시장을 놓고 J-뷰티, K-뷰티, C-뷰티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기자가 주목한 점은 ‘화장품산업 비전’에 언급한 ‘화장품의 제공 가치와 대응 동향’이다. 보고서는 화장품의 제공 가치로 ▲안티에이징 ▲Healthy ▲Comfortable ▲Luxe·Luxury ▲안심·안전 ▲Convenience ▲Affordable ▲Guilt-free(제품을 사용할 때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것) 등 8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각각의 가치에 대한 트렌드를 열거한다. 

예를 들어 “고령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안티에이징'은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또한 "Convenience 또는 Guilt-free는 지금까지 일본 화장품이 어필 해왔었다. 고기능·고품질, 안심·안전은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 브랜드 전략과 맥락이 다른 가치”라고 말한다. 그 개념을 어떻게 일본 화장품산업이 받아들이느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관점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비전보고서는 ‘혁신’을 강조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전개를 일본 화장품산업의 방향으로 제시하며, 각 기업의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일본 화장품시장도 이종 업종의 진출이 활발하다. 그 배경에는 약기법(구 약사법, 의약품, 의료 기기 등의 품질, 유효성 및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이나 통판시장의 확대, 소비자의 화장품에 대한 의식의 변화 등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2005년 개정 약사법에서 제조 공정을 외부에 위탁하는 것이 가능해져,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 화장품을 제조할 수 있게 함으로써 타 업종의 진입이 가속화했다. 또한 소비자의 화장품에 대한 지식의 향상과 함께 인터넷 쇼핑이 정착하고, 제조업체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 루트가 확립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 유기농 화장품이나 닥터스코스메 등 대기업 화장품 메이커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함으로써 소규모 사업자도 사업 기회를 획득할 수 있고, 타 업종의 신규 진입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 J-뷰티는 소수의 대기업(상위 10개사 49.7%), 다수의 중소기업(2990개사 50.3%)의 구조다. 프레스티지 화장품은 상위 5곳이 60%를 차지한다. 복수의 브랜드가 난립함에 따라 단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3%를 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회사의 추격을 불허할 정도의 고품질·고기능 제품이나 특징적인 제품으로 점유율을 확실히 쌓아가는 게 우위를 유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아닌 ‘혁신’만이 화장품산업의 성장동력임을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K-뷰티가 제공하는 가치와 트렌드 대응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곱씹고 고민할 때가 됐다. 마침 정부는 ‘(K-뷰티) 화장품산업 미래 육성방안‘을 시행 중이며, ’22년 ’화장품산업 육성법 제정‘을 공언하고 나섰다. K-뷰티 혁신은 ’화장품 과학자‘와 ’화장품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어떻게 충실히 담아내는가에 있다는 점을 ’일본 화장품산업 비전‘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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