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시장에서 한·중 화장품 대전...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1위 뺏겨

  • 등록 2024.07.10 21: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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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영향 탓 한국 순위 하락... 알리·테무·틱톡 등 대형 플랫폼, 유통센터+물류허브 구축
中, 화장품기업들 해외 전자상거래 투자로 유통망 장악

아세안 화장품시장을 놓고 중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인이 외국산 화장품을 사던 이유인 고품질, 청결, 안전을 자국산에 적용시키려는 중국 NMPA의 법규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아세안,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한국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내수 부진 속 중국산 화장품 수출이 급증세”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이 ▲ R&D 투자 확대 ▲ 해외 브랜드 M&A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 전자상거래를 활용해 동남아 시장에서 ‘저우추취(走出去: 중국기업의 해외 진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 

중국 화장품 수출은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HS 3304 기준, 25억달러(‘21) → 28억달러(’22) → 37.5억달러(‘23)] 중국 내수시장 회복세 미진, 토종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중국 화장품의 대외 수출 및 해외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는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우리 관련 기업들은 중국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라고 예측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중국 화장품 수출은 29억달러(‘14) → 65억달러(’23)로 성장, 수출 경쟁력이 향상되는 추세”라고 했다. (‘중국 화장품 동향’)

그러면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협정) 시행 국가에서는 Shopee, Lazada,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중국 자본이 투자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지원정책과 Facebook, Instagram, TikTok, YouTube 등 앱의 높은 보급률에 힘입어 화장품 수출이 증가세”라고 분석했다. 

실제 Lazada에 따르면 2023년 광군제(11월 11일) 쇼핑축제 기간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는 뷰티 브랜드 바이어 수는 전년 동기대비 100% 증가했고, 색조화장품 및 미용기기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도 중국시장 분석보고서에서 “2021년 ‘화장품감독관리조례’ 시행과 함께 화장품 기업 설립 절차가 간소화되고, 중국내 생산 화장품이 KOL의 라이브커머스로 붐을 일으키며, 토종 브랜드에 빛을 비추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 규제 정책 개발 △ R&D 투자 강화 △ 해외 브랜드 인수(‘15~’22, 17곳)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2023년 중국의 화장품 교역액은 244억달러로 △ 수출 65억달러(+16.7%) △ 수입 179억달러(-19.4%)였다. 내수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사적 트래픽 마케팅 등으로 중국 토종 브랜드의 인기가 고속 상승세다. ‘23년 소매판매액은 4142억위안, 5.1% 증가했다. 향후 중국의 화장품 수입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에서처럼 아세안에서의 ‘C-커머스 공습’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상하이 지부는 “중국 기업 해외진출 핵심지역은 동남아와 중동이며, 유럽과 영국은 떠오르는 진출지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그 요인으로 ➊ 과거보다 더 매력적인 해외 시장 ➋ 물류, 결제, 독립 스테이션 구축, 마케팅, 디지털 경제 인프라 등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해외 수출 비용 감소 ➌ 차세대 중국 기업가 및 창업자의 해외 유학 경험 및 해외 업무 경험 보유, 기업의 글로벌 발전에 지대한 관심 증대 등을 꼽았다.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은 2018년 이후 ‘제3차 물결’ 흐름을 타고 있으며, 주역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발전이라는 소식이다. 알리바바, 핀둬둬(PDD) 바이트댄스 등이 전세계 분포된 유통센터와 물류 허브를 건설하여 같은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로 이점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장 많은 동남아 국가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및 말레이시아 등이다. TikTok은 동남아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는 기업으로, 2021년 2월 인도네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2022년 4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에 진출, 2022년 6월에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 내 TikTok Shop의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3% 증가, GMV는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실제 아세안 6국에서 기초화장품(HS 3304) 순위를 보면 우세를 보인 국가는 한국 4국 vs 중국 2국이었다. 특히 작년에 베트남에서 중국이 41배 증가하며 1위를 차지, 한국을 2위로 밀어냈다. 수출액도 절반 이하로 차이가 컸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중국 증가율(114%)이 한국(52%)을 압도하며 1위에 올랐다. 모두 중국 전자상거래 덕분이다.  



더욱이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자본 투자를 통해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가 투자한 베트남의 소매 플랫폼인 The CrownX는 시가총액 565억 위안으로 '2023 글로벌 유니콘 차트' 81위에 진입했다. 

동남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싱가포르의 씨(SEA)는 텐센트의 비즈니스 모델을 본떴으며, 텐센트의 지분이 높아 '동남아 리틀 텐센트'로 불린다.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유니콘 기업인 부갈라팍(Bukalapak)은 중국 앤트그룹과 신시왕그룹(新希望集团)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테크 유니콘 기업인 고투(GOTO)는 알리바바와 징동의 지원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 TikTok과의 협력을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화장품기업의 아세안,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아세안 시장에서 중국 증가율이 한국을 앞서고 있어 순위 뒤바꿈이 우려된다. 대형 C-커머스의 유통망 장악과 함께 중국 화장품 기업들도 대거 현지 전자상거래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상품만 팔려는 한국 화장품기업에 시사점을 준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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