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회복 ‘아직’... 4분기 소매시장 체감경기 하락 전망

  • 등록 2024.10.09 06: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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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RSBI 82(3Q)→ 80(4Q)으로 2분기째 하락... 티메프사태로 온라인 시장 양극화 예상

4분기 소매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매업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0으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500개 소매유통업체 대상으로 4분기 RSB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0’으로 집계됐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소비자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그간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높아진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데다 계속된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태별로 온라인만 소폭 상승, 오프라인은 모두 하락했다. 세부 업태별로 편의점(88→74)은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편의점의 경우 비수기 진입과 점포 간 경쟁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산업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편의점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매출 전체 성장률은 5.0%였으나 점포당 월평균 매출 신장세는 1.6%에 그쳤다. 

대형마트(90)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초저가, 제철식품 할인 등 다양한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쇼핑 강세에 따른 비식품군의 매출이 악화되고 신선식품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백화점도 ‘91’을 기록하며 기준치를 하회했다. 연말 특수가 있고 상대적으로 비싼 겨울 의류 판매가 증가하는 4분기가 최대 성수기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소비 부진 상황을 피해가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슈퍼마켓(85→81)도 높은 물가 탓에 집밥 수요가 견조하고 대형마트와 비교해 접근성이 뛰어난 까닭에 1~2인 가구의 장보기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배송 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이다. 

온라인쇼핑(69→76)은 전망치가 소폭 상승했다. 4분기 의류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초저가 공세가 제품 품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면서 주춤해지고 있고, 여기에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산 지연사태가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참고로 화장품의 8월 기준 소매판매액은 2조 7495억원으로 이중 온라인 매출(1조 133억원)은 38%다. 오프라인 부진으로 온라인이 증가세(+2.5%)여도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가 소비심리 회복을 억제하고 있다. 

한편 티메프 정산 지연사태는 유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시장 재편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 ‘부정’ (60.6%) ‘보통’ 37.2%, ‘긍정적’ 2.2%) 부정적 평가 이유로 ▲ 소비자 피해 확대(38.3%) ▲ 온라인쇼핑 신뢰 하락(38.0%) ▲ 판매자 도산(30.4%) 등을 들었다.(중복응답)

티메프 이용자들의 이동 예상 채널로는 네이버, 쿠팡 등 국내 대형 온라인플랫폼(71.8%), 중국 온라인플랫폼(11.0%), 국내 다른 오픈마켓(7.8%)을 차례로 꼽았다.  

이를 반영하듯 2개 업체 중 1개 업체(56.0%)는 온라인플랫폼 정산지연사태가 국내 온라인시장의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통’ 29.4%, ‘그렇지 않을 것’ 14.6%) 또 유통업계 10개 업체 중 7개 업체(69.2%)는 정산지연사태가 온라인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통’ 22.4%, ‘그렇지 않을 것’ 8.4%)



경영애로사항으로 ▲ 소비심리 회복지연(33%) ▲ 비용부담(18%) ▲ 시장경쟁 심화(14%) 등을 차례로 들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물가상승률이 최근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가 높은 탓에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과 같은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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