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분기 소매유통경기전망지수(RBSI) '77'... 소비위축 장기화 우려

  • 등록 2025.01.15 1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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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채널도 76→74로 하락... 쿠팡·네이버 vs 24시간 배송+품목 확대 무신사·뷰티컬리 등 전문몰 간 경쟁 예고

모든 유통 업태에서 ‘25년 1분기 매출 하락이 점쳐진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는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7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 연속 하락세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유통기업들은 올해 국내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 ▲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6.6%) ▲ 비용부담 증가(42.4%) ▲ 트럼프 통상정책(31.2%) ▲ 시장 경쟁심화(21.0%) 등을 꼽았다. 이외에 ▲ 중국 E커머스 공세(15.8%) ▲ 원화가치 하락(15.0%) ▲ 기타(7.6%) 순이었다.(중복 응답) 

또한, 트럼프 2기 출범이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업체 10곳 중 8곳(83.0%)은 국내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물음에도 응답업체의 과반수 이상(56.2%)이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외 영향 없음(22.0%) 긍정적(21.8%) 등이었다. 

대한상의는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정책과 국내정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소비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유통업계의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업태별로 모두 전망치가 하락했다.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의 하락폭이 컸고 불황에 강했던 온라인쇼핑, 편의점 업계 전망치도 소폭 하락했다. 

먼저 온라인쇼핑(76→74)도 전망치 하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경기침체로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초저가를 앞세운 차이나커머스의 공세가 올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온라인쇼핑업계가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경기를 덜 타고, 단가가 높은 명품 카테코리 강화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화장품 유통은 온라인 침투율이 41%(‘24. 11월)로 나타났다. 실제는 절반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프라인의 올리브영 독주, 다이소의 저가시장의 이분화에 온라인은 쿠팡, 네이버 vs 무신사, 뷰티컬리 등 전문몰이 24시간 배송을 도입하며 뷰티 품목 비중 확대로 치열한 경쟁이 예측된다. 면세점은 따이공 거래 철수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소비위축 영향으로 온라인도 매출 하락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91→85)은 전분기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침체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여기에 대내외적 불확실성까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의 핵심 카테고리인 명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실적 방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비수도권 매장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도 기대감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90→85)도 고전이 예상됐다. 설 명절 특수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쇼핑과의 치열한 경쟁도 여전해 생필품을 파는 대형마트 역시 어려운 시기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특화매장을 확대하며 온라인과의 차별화를 강화하는 한편, 복합몰, 쇼핑몰로의 변신을 통한 집객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81→76)도 기대감을 낮췄다. SSM(기업형슈퍼마켓)의 경우,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전반적으로 씀씀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출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편의점(74→73) 역시 낮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필요한 것을 소량 구매하는 편의점은 경기변화에 둔감한 편이다. 1분기는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비수기인데다가 점포수 증가에 따른 편의점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매출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 인건비 부담이 커진 점도 기대감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대한상의 장근무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최근의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인해 국내 소비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얼어붙고 있는 소비심리 녹일 수 있는 대규모 할인행사 및 소상공인 지원 등 다양한 소비 진작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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