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Scarcity)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물질적 욕구에 비해 질·양적으로 제한되고 부족하거나 드물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말이죠. 경제학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합니다.
희소성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높아야 하고 둘째는 그 제품을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욕망이 많아야만 합니다. 만약 가치가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양은 줄어드는데 욕망이 늘어난다면 희소성은 더 심하게 느껴지겠죠. 아무리 예쁜 조약돌이라도 다이아몬드의 값어치와 비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업체가 희소성을 비즈니스에 이용하곤 합니다. 특별한 기념일을 만들어 소량의 제품만을 생산한 후 제한된 기간 내에 판매하는 것이죠. 이는 소비자들이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되므로 그들의 충동구매를 유도합니다. 희소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마음을 움직이는 겁니다.
몇 년 전, 세 가지 색상의 남성 겨울 재킷이 입고 되었는데 검은색과 파란색, 빨간색 제품이었습니다. 남성 의류이다 보니 검은색이나 파란색은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예상대로 빨간색 제품은 전혀 판매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색상이 10개 판매될 때 빨간색은 한 개가 팔릴까 말까였으니까요. 당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떻게든 빨간색 제품은 가격을 낮춰서 빨리 처리해버리는 것이 맞는 결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크리스마스를 넘기면 모두 재고가 될 것이 뻔했고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큰 손해를 봐야 했으니까요.
이것을 역으로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가격을 조금 올리고 “Limited Edition”이란 사인을 부쳐서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 ‘한정 판매’라는 사인을 넣는 것도 잊지 않았죠.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혀 판매되지 않던 빨간색 제품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장 많이 팔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빨간색이라는 흔하지 않은 색상에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판매되기 쉽지 않았겠지요. 그런데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희소성이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하게 함으로써 구매욕을 자극하고 소유 욕구를 극대화했던 것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한정 판매’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느 정도 ‘과시욕’이 있다는 것입니다. 품질이나 쓸모가 가격만큼 뛰어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남이 가지지 않은 것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을 과시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명품에 돈 쓰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도 희소성을 이용해 제품 가치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정 판매의 경우 제품의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를 잘 이용한다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무척 도움이 됩니다. 한정 판매를 통해서 이익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에게 최소한 관심을 끌어낼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한정 판매 시 이익에만 집중한다면 희소성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무분별한 한정 판매는 결국 그 한정판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적절한 희소가치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은 수익과 더불어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판매 극대화를 위한 한정 판매를 진행하기보다는 고객을 먼저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함이 우선순위임을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ALC21의 창업자이자 대표 컨설턴트. Fuerza 북미대표, 제넥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사)식문화세계교류협회 해외홍보대사, 무역신문 칼럼니스트,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2017-2018 부산시 글로벌 마케터 등 한국과 북미의 커넥터이자 다양한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ALC21은 토론토를 거점으로 15명의 스페셜리스트와 마켓리서치, 세일즈 마케팅 등 6개 팀으로 구성, 한국과 북미지역의 70여 개 단체,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과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