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북미에서 마케팅이란?

  • 등록 2020.07.22 17: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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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 정의 마케팅 스토리]61) 잘 만들어 많이 파는 것(한국) vs 잘 팔리는 제품을 팔려고 애쓰지 않아도 잘 사게 만드는 것(미국)
유통의 ‘메이저리그’ 북미시장 진출하려면...시장 조사+수요 파악부터


지난 6월 한국무역협회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미궁 속 미국시장, 출구 찾는 마케팅 전략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인들의 미주시장 진출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토론토는 새벽이었지만 쏟아지는 질문에 응답하다보니 잠은 달아나고 생각은 많아졌죠. 열망이 가득찬 기업인들에게 감사드리며, 북미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드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의 밥상’이라는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 진출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우리 정서로는 ‘정과 사랑’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해서 북미에서도 통하리라 어림짐작합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엄마가 밥을 차려주지 않습니다. 때문에 ‘엄마의 밥상’이라는 말은 미국 사람들에겐 생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렇듯 시장을 이해하고 수요가 있을지 탐색하는 게 중요합니다.


대부분 성공을 자신하고 미국 시장에 가길 원하고, 진출할 때는 돈 없이 실력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도 필요하고 열심히 한다고 다 잘 된다는 법도 없는 정말 어려운 시장입니다.


미국 시장은 전 세계 유통의 ‘메이저리그’입니다. 제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하는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미국은 소비를 기반으로 합니다. 제조자 관점은 ‘잘 만들기만 하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관점은 제품의 특징과 사용법, 가격, 가치를 따져야 팔립니다. 때문에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면 그 제품은 ‘검증’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중국에서 잘 팔려도 미국에서 팔기 어렵습니다. 반면 미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중국 시장에서 ‘메이저’ 제품이라는 닉네임이 붙으면서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따라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수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대부분 ‘성공사례’만 쫓아서 흉내 내려고만 합니다.


제 경우 주로 무역사절단을 통해 한국 업체를 만나게 됩니다. 이때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우리 제품이 세계 최초’라는 말입니다. 기업들은 품질이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고 말합니다. 물론 장점이긴 하지만 바이어 입장에선 그다지 매력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장조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바이어에게는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입니다. 팔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생산 전에 시장 수요를 확인한 후 이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기업은 제품을 먼저 생산하고 수요를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소비자들은 아무리 좋은 제품도 필요하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습니다.


“비누를 팔고 싶다면 먼저 사람들 씻게 만들어야 합니다.”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지, 시장 상황은 어떤지 파악했다면 다음은 마케팅입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제품을 만들었어도 이 사실을 나 혼자만 알고 있다면 ‘말짱 도루묵’이죠.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트래픽이 많은 제품이라거나, 아마존 베트스셀러라든가, 유명인이 썼던 제품이라는 등 ‘구매욕을 자극할만한 포인트’를 가진 한국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바이어는 제품을 사기에 망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구매 명분을 만들어주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판매되지 않습니다.


한국과 미주 사람들은 마케팅을 보는 관점도 다릅니다. 한국은 ‘잘 만든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을 마케팅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북미는 ‘잘 팔리는 제품을 팔려고 애쓰지 않아도 잘 사게 만드는 것’을 마케팅이라고 말합니다.


비누를 팔고 싶다면 좋은 비누를 만들기만 해서는 안되고 사람들을 씻게 만들어야 하는 이치를 깨닫기 바랍니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ALC21의 창업자이자 대표 컨설턴트. Fuerza 북미대표, 제넥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사)식문화세계교류협회 해외홍보대사, 무역신문 칼럼니스트,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2017-2018 부산시 글로벌 마케터 등 한국과 북미의 커넥터이자 다양한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ALC21은 토론토를 거점으로 15명의 스페셜리스트와 마켓리서치, 세일즈 마케팅 등 6개 팀으로 구성, 한국과 북미지역의 70여 개 단체,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과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다.


알렌 정(ALC21 대표) allen@alc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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