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마케팅보다 이젠 ‘ESG’ 리스크에 집중해야

  • 등록 2025.01.13 21:05:43
크게보기

화장품법 상 동물실험 금지, 대부분 화장품은 식물 유래 원료 사용으로 ‘비건’ 의미 퇴색
식물 유래 원료+친환경 등 ESG 규제 대응이 현안 과제

화장품의 비건(Vegan) 표시·광고 안내서가 업계 자율로 마련됐다. 다만 화장품산업 밸류체인 별 ESG 실천방안 중 ‘제품 생산 및 개발’에서 ‘비건 및 동물실험 금지’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비건’ 마크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3일 대한화장품협회는 “화장품의 비건에 대한 정의 및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표시·광고하는 자에게 최소한의 요건을 제공한다”라며 안내서 마련 이유를 밝혔다. 

안내서에서 비건 화장품은 ➊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는 화장품 ➋ ‘화장품법’에 따라 동물실험을 한 원료를 포함하지 않는 화장품 ➌ ‘화장품법’에 따라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원료 기준은 ▲ 동물성 원료 및 동물실험을 한 원료는 금지 ▲ 동물에서 유래하지 않은 미생물(박테리아, 효모, 균류 등)로 공정 과정을 거친 원료는 사용 가능(예시 : 발효 용해물, 추출물) 등이다. 

제조·관리 기준은 비건 화장품의 제조 중에 동물성 원료가 혼입되면 안된다. 혼용 제조 설비는 충분히 세척 후 비건 제품을 제조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정의+원료+제조·관리 기준 등에 모두 적합한 경우에만 ‘비건’을 표시·광고 할 수 있다. 또 각 기준에 적합한 실증 자료를 갖춰야 한다. 다만 ‘동물실험 미실시’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 안된다. 

이번 안내서는 “소비자들이 시중에 비건 화장품 마케팅이 과도해 혼란을 부추긴다는 민원이 발생함에 따라 업계 자율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는 후문이다. 

화장품은 인공 첨가물이나 합성 화학물질 대신 천연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가치 있는 선택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비건’ 마크가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하지만 ‘비건’ 마크는 임의 단체나 협회가 정한 민간 인증일 뿐이다. 동물성 원료나 동물실험 없이 만들어진 화장품을 대상으로 한다. 

동물실험은 화장품법상 금지되며, 대부분의 화장품이 식물 또는 식물유래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건 마크의 의미가 크지 않다. 

대신 글로벌 스탠다드로 ESG 규제가 당면 화장품산업 과제로 부각 중이다. 협소한 의미의 ‘비건’보다 친환경+사회적 책임 등이 포함된 ‘ESG 실천 화장품 기업’이 소비자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다. 특히 원료 조달부터 폐기까지 지속가능성 및 환경 보호에 앞장선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 마크는 단순히 ‘동물 유래 원료가 전 제조과정에서 사용되지 않는다’라는 점을 확인하는 마케팅 도구일 뿐이다. 이젠 ESG 규제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 ESG 리스크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과제로 실사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발간한 ‘ESG 가이드라인’도 ▲ 제품 안전- ISO 22716, COSMOS ▲ 지속가능한 조달- ISO 20400 EUDR-RSPO ▲ 화학물질 관리- ISO 45001, REACH 등을 ESG 액션 포인트(Action Point)로 제안하고 있다. 비건 마케팅 보다 ESG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Copyright ©2017 CNCNEWS.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씨앤씨뉴스 I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서울, 아52335 I 등록일자: 2019년 5월 14일 제호: CNC News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28길 42, 101호(역삼동, 씨엘빌딩) 발행인: 권태흥 | 편집인: 권태흥 | 전화번호 : 02-6263-5600 광고·문의: 마케팅국 02-6263-5600 thk@cncnews.co.kr Copyright ©2019 CNC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