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세 부과를 K-뷰티 기회 요인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는 ‘미국 신정부 출범 1개월, 정책이 바꾸는 미국 유망시장’ 보고서에서 K-뷰티의 기회 및 위기요인을 분석했다.
먼저 미국 시장 트렌드로 ➊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저소득층 소비 감소, 고소득층 소비 증가로 소비 격차 확대 ➋ 프리미엄 닮은꼴 제품 선호 듀프(Dupe) 소비 ➌ 기업의 프리미엄화 vs 초저가 양극화 마케팅 등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정책 추진으로 ▲ 3월 4일부터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 관세 부과 ▲ 화장품 규제현대화법(MoCRA) ‘22년 도입으로 등록·안전성·라벨링·품질관리 등 관리 강화 ▲ 틱톡 퇴출(트럼프는 취임 직후 75일 연기 행정서명) 등의 변수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코트라는 중국산에 대한 관세 부과로 K-소비재의 중국산 대비 가격경쟁력 상승을 기회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 향후 관세 부과 시 수입 규모 둔화 △ MoCRA 시행으로 화장품기업의 행정 비용 증가 및 수출 애로(시행 20개월만에 한국 화장품 수입 거부 298건 증가) 등은 위기요인으로 분류했다.
이밖에 연준의 금리조정에 따른 소비지출 증가 또는 감소, 우리 기업의 주요 마케팅 채널인 틱톡 퇴출 시 단기적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대응 방안으로 △ 한류 활용 현지 마케팅 확대 △ 미국의 중국산 수입 감소에 따른 대체시장 발굴 △ 마케팅, 유통 등 효율화를 위한 현지 유력 유통망 입점·운영 △ 소비재 관세 부과 또는 인플레이션 장기화(금리인상) 등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 △ 우리기업 주요 마케팅 수단인 틱톡 퇴출 시 대체 마케팅 수단 발굴 등을 코트라는 제시했다.
한편 K-뷰티의 주요 채널인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1조 2천억달러(‘24년)로 전년 대비 9.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 선호도가 높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Statista에 따르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2029년에는 1조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성장은 ▲ 해외 직구 ▲ 식료품의 온라인 구매 확산 ▲ Z세대의 온라인 리세일 붐 등이 이끌고 있다고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은 분석했다.
'해외 직구'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쇼핑 방식이다. 시장 조사 기업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디지털 구매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7200만 명이 해외 직구를 이용했으며, 2025년에는 7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뷰티 성장은 아마존과 틱톡 의존도가 높다.
DHL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또한 영어로 된 상품 설명, 간편한 결제 시스템, 저렴한 배송 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인프라 확대로 해외 직구가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쉬인(Shein)과 테무(Temu)는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잘 반영한 사례다. 이들 플랫폼은 저렴한 가격, 다양한 상품, 빠른 배송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23년 6월에 발표된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쉬인과 테무는 매일 미국으로 약 60만 개의 소포를 보내는 등 압도적인 성장세다.
테무와 쉬인은 중국 제조업체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을 채택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물류 비용을 절감한다. 기존의 전자상거래 직구 방식과는 달리,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소액 수입품에도 관세를 부과토록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테무, 쉬인 등 중국 저가 온라인 쇼핑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CNBC는 분석한 바 있다.
그간 미국은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 Exemption)’를 운영해 왔는데,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중국에서 오는 모든 수입품이 과세 대상이 된다.
이에 미국 연방 우정국(USPS)는 2월 4일부터 중국 및 홍콩발 국제 택배 접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나, 미국 상무부는 적절한 관세 처리 시스템이 마련될 때까지 소액 면세 규정 중단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추후 소액 면제 제도가 폐지된다면, 테무와 쉬인 등 중국산 저가 온라인 쇼핑몰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류 열풍과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으며, 대중국 소액 면세 제도 폐지는 한국 기업에 더욱 유리한 상황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변화가 향후 한국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내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