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기업의 지속가능한 성공 여부는 ‘소비자 대응 역량 강화’에 달려 있다. 그 핵심 내용은 안전과 공정거래다.
30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중소기업 안전관리 역량 강화 세미나’는 한국소비자원과 화장품사업자정례협의체가 마련했다. 세미나는 사전등록자 131명에 현장 등록자 포함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온라인 시장 확대와 더불어 전자상거래 개정 법령 등 제반 법률의 소비자 안전+공정거래 규정을 확인하고 클레임, 분쟁 해결을 위한 중소 화장품 사업자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예방팀 허민영 팀장은 “소비자 안전이란 물품 또는 서비스, 시설물의 이용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해(결함 및 하자)로부터 소비자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화장품은 소비자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 신체에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기본법(제4조)의 소비자 8대 권리 중 첫 번째 권리다. ’24. 1~9월 화장품 위해정보는 669건으로 전체 8만 9661건의 0.7%로 감소세다.
화장품 위해 다발 품목은 △ 면봉 82건 (중국산 저가 제품의 귀 안에서 부러짐 등) △ 기타 두발 염색용 화장품 56건 (염색제의 피부 알러지, 피부 착색 등) △ 샴푸 및 린스 27건 (피부 알러지, 눈에서 결막염 발생 등) △ 피부 관리기 43건 (저주파 등 홈케어 기기 증가 영향, 다만 화장품 or 공산품 사각지대로 법 적용 어려움, 최근 관련 부처 간 논의 중) 등이었다.
최근 해외 역직구 화장품의 위해정보 조치로 해외리콜 사례도 소개됐다. 또한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소비자안전조사 사례로, 화장솜의 경우 △ 제조일 미표시, 제조번호(로트)만 표시=18개 △ 주름 개선, 각질케어 효과, 저자극 등 객관적 근거 없는 표시=13개 △ 세균, 진균(곰팡이) 발견=16개 등 45개 제품이 적발됐다.
이같은 위해정보, 안전조사, 시험평가 및 검사 등의 후속조치는 ① 사업자 시정권고(리콜-안전기준 준수-품질, 시설, 표시개선 권고 등) ② 시정조치 건의(리콜-단속-기타 조치 등 실시) ③ 제도개선 건의 (안전기준, 법령 제개정-안전관리방안 마련 등) 순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위해(우려) 제품의 온라인 유통방지 및 차단”을 위해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 국내-네이버, 11번가, 이베이, 인터파크 △ 중국-알리, 테무 △ 미국-아마존 △ 일본 -큐텐, 라쿠텐 등과도 온라인플랫폼 자율제품 안전 협약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민영 팀장은 “현재 위해감시시스템 지능화 3개년 계획을 진행 중에 있으며, 향후 기업 자율개선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위해정보 처리 프로세스에 ‘기업이 문제 겪는 부분을 사전 활용하거나, 데이터 개방’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안전과 함께 기업이 준수 또는 활용해야 할 법이 화장품법, 전자상거래법이다. 한국소비자원 이호걸 전문위원은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right to be informed)와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자의 정보제공(설명·고지) 의무가 법적으로 근거를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보제공 의무는 ➊ 화장품법 제10조(화장품의 기재 사항) 제16조 (위반시 판매금지) 제13조 (부당한 표시·광고의 금지) → 제37조 형사처벌 ➋ 전자상거래법 제13조(신원 및 거래조건에 대한 정보의 제공) 11개 항목 설명의무, 11개 항목이 기재된 계약서 교부 의무, 미성년자 계약시 법정대리인 통지 의무, 계속 거래의 조건 변경에 대한 소비자 동의 내용의 고지 의무 → 위반시 과태료 ➌ 표시·광고법/약관규제법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의 금지) 제3조(약관의 작성 및 설명의무 등) → 형사처벌, 과태료 등 법령 체계에서 중층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는 “화장품법이 제조-유통단계라면 전자상거래법은 판매단계에 적용된다. 잘 팔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거래’ 상 표시사항을 실증적으로 준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전문위원은 웹페이지 사례를 보여주며 “▲ 화장품법의 제10조 화장품의 기재사항을 비롯한 ▲ 표시·광고법(공정위 표시광고사항에 대한 통합광고(2022-201호 화장품 편) ▲ 전자상거래법 13조(공정위 고시 2022-15호)를 반드시 사전 체크하고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소비재를 판매하는 화장품 기업이라면 소비자 접점에서의 위기는 무작위(random)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슈 관리 프로토콜(Issue Management Protocol)’을 발표한 국민건강생활안전연구회 이보형 이사는 “위기(crisis)란 예측하지 못한 상태(혹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잘못 대처할 경우 조직, 산업 또는 이해관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위협(Coombs, 2007)”이라고 인용하며 “회사의 명성(평판)을 위해 이슈 관리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라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를 겪는 기업들을 보면 정보의 병목 현상, 책임소재를 가리거나 나누기, 자사 입장만 전달하고 (외부에서)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는 사례가 종종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정보의 진공상태에서 2, 3차 위기를 불러온다”라며 ‘위기관리 프로토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등 생활화학제품 기업의 위기관리 프로토콜 정립 원칙으로 ➊ 이슈 발생 시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정부 및 소비자에게 판단 기준을 줄 수 있도록 이슈 분류-이슈 단계의 규정-이슈 대응 프로세스 구축 ➋ 합리성에 기반한 정책과 여론 형성이라는 공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 구조 등을 제안했다.
국민건강생활안전연구회는 가습기 살충제 사건을 계기로 의/약학, 미디어 및 리스크커뮤니케이션, NGO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 ’2020년 발족했다. 이 이사는 “케모포비아의 형성 방지를 위해 위기 발생 시 일반 국민이 위험/리스크/분노를 이해하는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대한화장품협회 및 기업들의 프로토콜 정립을 자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화장품의 ‘안전과 공정거래’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켰으며, 마케팅에 쏠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를 준수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