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공시한 상장사들 성적을 보니...

[취재파일] 화장품 불황 심각...연휴 앞둔 14일 2분기 실적 공시한 상장사 줄줄이 마이너스
코스맥스만 손소독제 매출로 영업이익 큰 폭 증가...각자도생 보다 업계 전체 지혜 모아야

14일 화장품 관련 21개사가 2분기 실적을 올빼미 공시했다. 불리한 내용을 장 마감 후나 주말 또는 연휴 직전에 공시하는 화장품 상장사들의 올빼미 공시는 2분기에도 여전했다.


화장품업종의 실적 공시는 LG생활건강이 7월 23일 첫 스타트를 끊은 이래 잠잠하다 20여일 만에 무더기 공시가 이뤄졌다. 차일피일 눈치만 보다가 광복절 연휴를 노리고 짠 듯이 한꺼번에 장 마감 직전에 공시를 했다. 관심도가 낮은 시간을 이용해 실적을 공개함으로써 주가하락을 막고, 언론의 관심을 피해보려는 의도다.


그렇다고 성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때문에 연휴 이후 첫 개장날 화장품업종은 상승 하나도 없이 전종목 하락했다. 시장에서 화장품업종 불황에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코스맥스는 손소독제 효과로 깜짝 실적을 냈다. 국내 매출액 증가분 160억원 중 62.5%가 손소독제에서 나왔다. 화장품제조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아 수익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한국콜마는 매출 감소에 영업이익이 줄며 부진했다. 그나마 중국의 북경법인 물량을 이어받은 무석법인이 고객 확보에 성과를 내면서 중국법인 전체 매출은 0.2% 증가한 게 위안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국내 매출은 소폭 증가(1.4%)한 581억원이었으나, 미국법인은 15.1% 감소한 309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성장률은 마이너스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 차질과 브랜드사의 발주 감소 탓으로 자회사인 잉글우드랩도 고전했다. 중국법인 매출액은 56억원(-43.2%)로 중국진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빅2를 제외한 OEM/ODM사의 2분기 실적은 매출 감소와 적자전환으로 고전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이렇다 할 브랜드사 불황에 터닝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로드숍 3인방도 여전히 불황 중이다. 가뜩이나 H&B스토어와의 경쟁에서 활로를 찾기 어려운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팩 업체인 제이준코스메틱, 리더스코스메틱도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이준코스메틱은 원가 절감과 판매관리비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3억원 흑자를 냈으나, 계열사 파생금융상품평가 손실이 반영돼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창업주인 이진형 대표가 복귀하면서 예전 모습으로의 사업 정상화 여부가 관건이다.



이제 ’with corona19’ 시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화장품업종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분류되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유통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과 온택트(ontact)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가 기업의 숙제이자 화장품업종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그렇다고 각자도생으로의 활로를 모색하다간 국내, 글로벌시장에서 빠른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브랜드사와 OEM/ODM사의 발상의 전환과 상생 노력이 촉구된다. 국내기업 간 경쟁을 지양하고 업계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럴 때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화장품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게 보이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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