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 정의 마케팅 스토리

“위대한 성과는 오랜 준비가 필요”

[알렌정의 마케팅 스토리 (75)] 전시회는 ‘이윤’ 아닌 ‘신뢰’ 쌓는 기회... 말과 설명이 아닌 경험으로 비즈니스 대화 하라

사실 캐나다나 미국에서 단시간에 성공하기는 무척 어렵고 드문 일이다. 물론 운이 좋게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수많은 기업과 상담을 하면서 당장 서두르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신뢰를 먼저 쌓아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이 캐나다와 미국을 넘나들며 비즈니스를 해온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이며 실제 비즈니스 환경도 그러하다.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업체들은 큰 이슈가 없다면 대부분 오랜 기간 거래를 이어온 거래처와 쭉 인연을 함께한다. 

다른 업체가 더 저렴하게 공급해 준다고 해도 웬만해선 거래처를 바꾸지 않는다. 북미 사람들에게 이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있고 소통이 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를 만들려면 검증을 위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새로운 파트너 혹은 기업과 일을 시작하게 되면 길게 생각하고 먼저 비즈니스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용건을 먼저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거나 당장 결과물을 기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소통이 중단된 적이 많았다. 

물론 그들도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다만 당장 빠른 성공을 기대하기에 기다림이란 단어는 맘에 차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어떤 문화든 무조건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할 수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이 있는 법이니까…. 

한국은 내 아이덴티티의 일부를 차지하기에 가끔 객관적으로 체감하는 여러 단점에 대해 남다른 고통을 느낄 때가 있다. 특히 이윤과 유행에 초점이 맞춰진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런 부분을 개선한다면 멋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앞선다.



나무가 클수록 그 뿌리가 깊듯이 모든 위대한 성과는 오랜 준비가 필요하다.

“Just as a bigger tree has deeper roots, great achievement requires a long period of preparation.”

캐나다와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 대부분 어쩌다 ‘큰 바이어 하나 걸려라’ 하는 마음으로 급하게 전시회부터 참가한다. 하지만 현지 바이어들이 대충 쇼핑하러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동안 준비한 과정을 모두 쏟아붓는 장소로 전시회를 인식한다. 때문에 제대로 준비했다면 매칭 가능성이 커지고 그게 아니라면 잠깐의 만남에 불가할 뿐이다. 급한 인연은 비즈니스로 이어지기 힘들다. 

매번 전시회를 갈 때마다 한국관과 현지 로컬 부스의 차이점이 보인다. 한국관은 말과 설명으로 단시간에 승부하려 하는데 현지 부스들은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으로 승부하려 한다. 제품설명보다 샘플을 나눠주고 그동안의 경험과 reference를 전달하며 인연을 맺으려고 한다. (사실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전시회 참가를 지원해 주는 나라가 없기에 이러한 기회를 역으로 잘 활용하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실제 거래로 이뤄지려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좋은 인연을 맺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맺어진 인연을 잘 유지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나갈 수 있다. 그렇게 준비된 기업만이 적절한 오퍼가 들어왔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북미 진출은 느리고 긴 과정 안에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시장에 급하게 접근하기보다 현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현지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글씨와 설명으로 구매를 강요하지 말고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관계를 잘 활용하여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첫 번째 단계가 되어야만 한다.

여전히 한국의 빠름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뤄낸 한국의 놀라운 경제성장 역사가 비즈니스 문화에도 뿌리 깊게 반영되어 있으리란 것도 짐작한다. 하지만 경제 선진국뿐 아니라 문화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 한국으로서, 이제는 속도나 양보다 질적인 비즈니스 문화를 구축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어떠한 비즈니스 건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은 길지만 결과는 언제나 달콤하다. 첨예한 가격경쟁보다 서로를 아우르는 탄탄한 비즈니스 관계, 빠르지만 무성의한 서비스가 아닌 소통을 기반으로 하여 먼저 신뢰를 쌓고 인상적인 서비스를 추구해 보면 어떨까? 모름지기 지금보다 곱절은 더 멋진 한국이 될 것이 분명하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토론토대학교(경영학, 심리학) / ALC21대표 & 컨설턴트 / 아마존 베스트셀러 ‘Walking the path others do not’ 저자

Fuerza North America 대표 / Zenex Enterprises Limited(전) 부사장 / 캐나다 비영리단체ELCA & TorontoMaker 대표이사 / 캐나다법인 AGAR Place &SZM Inc 전무이사 / Toronto Film School & Humber College 인턴십 프로그램 멘토 / (재)전남테크노파크 & (재)광주테크노파크해외비즈니스센터 캐나다지역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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