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북미 진출 노하우...니즈를 이끌어내고 동등하게 거래하라“

ALC21 알렌 정 대표 ‘북미시장에서 생존법’ 세미나... 바이어에게 가치 높은 ‘슈퍼 을’이 되기 위한 10계명 소개

“따라가지 않는다,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이는 북미 마케팅 컨설턴트인 알렌 정(ALC21 대표)이 말하는 북미시장 진출 격언 1조다. 

지난달 13일 한국무역신문·한국무역협회 주관 ‘북미시장 진출 노드하이브 전략: 세계 유통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존법’ 세미나에서 그는 “바이어 마켓에서 판매자가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 강요하지 말고 니즈를 이끌어낸 후 동등한 선상에서 거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60여 명이 참석해 북미 진출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질문하고 고민하고 소통했다. 알렌 정 대표는 “북미 시장은 메이저 리그다. 한국 기업에겐 검증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른 나라 시장에서도 통하리라는 가치와 영향력을 준다. 도전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미 시장 진출 방안은? 먼저 현지시장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수다. 알렌 정은 “▲ 현지 문화와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 이를 바탕으로 현지화 된 접근법과 전략이 필요하며, ▲ 이를 통해서 보다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기대할 수 있고 북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는 운동선수라면 실력, 운, 자본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자본과 실력, 현지인이 필요로 하는 ‘제대로 된 제품’이 필요하다. 더욱이 코로나 이후 미국은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스런 품질을 원하는 소비 바람이 강하다. 그는 “한국 기업은 질 좋은 비누를 만들어 팔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먼저 사람들이 씻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주가 달을 따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라고 청중들에게 물었다. 

그가 말하는 정답은 “모르면 공주에게 물어봐야 한다”다.  

“트리플 롱 에스프레소 샷으로 주세요.” 단순히 에스프레소 샷 3개를 길게 뽑는 것임에도 한국에선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의 커피는 매뉴얼 메뉴만 가능하고, 커스텀 주문이 어렵다. 한국과 미국의 소비문화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개인의 개성보다는 대세를, 맞춤형 보다는 일반적이고 획일화된 프로세스를 선호하는 경향의 차이라는 게 알렌 정의 설명. 

한국 기업이 진출하려는 북미 시장은 고객의 세세한 니즈에 커스텀으로 대응하는 바리스타 문화를 중시한다. 때문에 현지 문화와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화 된 접근법과 전략을 짜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기대할 수 있고 북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알렌 정 대표는 “미국 리테일은 ‘옵션이 많은 갑’이다. 이와 대등하기 위해서는 ‘가치가 높은 을’이 되어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슈퍼 을이 되기 위한 10계명은 ① 시장 조사는 현장에서 하라 ② 그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어라 ③ 현지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④ 가격을 높이되 싸게 팔지 마라 ⑤ 마케팅과 세일즈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⑥ 쉽게 다가가라 ⑦ 디자인에 제일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 ⑧ 제품이 아닌 브랜드의 가치를 팔아야 한다 ⑨한국이라는 브랜드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⑩ 전시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등이다. 



마케팅을 진행함과 동시에 현지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을 먼저 테스트해야 한다. 글씨와 설명으로 구매를 강요하지 말고 현지화가 제대로 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알렌 정은 “싸게 많이 팔 생각보다 제대로 준비해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라며 “한국은 제조 중심 국가이며, 북미는 수입해서 유통하는 소비 국가다. 한국에서 마케팅은 잘 만든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이지만, 북미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과 가치를 산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알렌 정 대표는 “한국 기업은 어쩌다 ‘큰 바이어 하나 걸려라’ 하는 마음으로 전시회에 간다. 하지만 바이어들은 대충 쇼핑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전시회는 그동안 제대로 준비한 과정을 모두 쏟아 붙는 소개팅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준비했다면 매칭 가능성이 커지고 그게 아니라면 잠깐의 만남에 불가할 뿐이고 인연이 이어지기 힘들다”며 안타까워했다. 

그에 의하면 한국관은 말과 설명으로 승부하려는데 현지 부스들은 경험으로 승부하려고 샘플을 나눠주고 경험을 전달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북미 진출은 이처럼 긴 과정이 필요하다. “마치 소개팅을 나가기 전에 상대 취향을 이해하고 몸을 만들고 화장을 하고 상대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단계가 마케팅”이라며 “결국 따라가기보다는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