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창소설] 인식의 싸움 100. 모델 선발 대회(8)

  “그래서 말인데…, 자네가 매우 바쁜 건 알지만, 7월 첫째 주 즈음에 경주에서 대리점 사장들을 모시고 사업설명회를 하려고 하는데, 자네는 꼭 참석해야겠어. 그 때 제품 교육과 마케팅 전략도 함께 설명해 주면 좋겠는데.... 괜찮겠는가?”
   
  “네? 아…, 제가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는 상황이라 바로 대답을 드리기가 곤란한데요.”

  “아니야!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야. 마케팅 팀장이 빠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자네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도록 할테니 무조건 참석해야 해. 적절한 시간을 영업지원팀장에게 알려주게.”
      
  최상무는 매우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신팀장은 어머니가 걱정되기도 하고 제품 개발에 모델선발대회까지 겹쳐 도대체 일초의 시간도 아쉬울 판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몇 개월간 질질 끌었던  매장 인테리어를 확정하고, 300개 제품을 어떻게 디스플레이 할지도 결정해야 할 때였다. 
    
다행히 최근에 주얼리 프랜차이즈 점포에서 VMD(Visual Merchandiser)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직원을 뽑은 바가 있어서 큰 걱정은 없었지만, 화장품 경험이 전혀 없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당장은 그가 함께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문득 다 떨쳐버리고 지금 당장 어디론가 멀리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신팀장. 내가 보기에 자네도 너무 지쳐있어. 이 참에 경주에 가서 머리도 식히고 몸도 추스러 보게나. 경주에서 제일 큰 특급호텔이니 하루 강의하고 다음 날 하루 남들 관광할 때 푹 쉰다는 생각으로 따라 오게.”

 “네, 알겠습니다. 민이사님께 보고 드리고, 일정을 통보 드리겠습니다.”
       
  민이사의 미간에 깊게 패인 주름을 보고 민이사가 신팀장이 영업과 함께 경주에 간다는 것이 무척 못마땅해 한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챌 수 있었다. 민이사는 한 동안 말이 없다가 이내 짜증 섞인 말투로 말을 꺼냈다.
     
  “신팀장! 지금 얼마나 바쁜데 3일씩이나 자리를 비워도 되는 것인가?”

  “네, 바쁘긴 해도 새로운 점장들에게 제품 방향을 설명도 하고 앞으로의 비젼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 나도 알아. 당연히 해야지. 하지만 그건 제품 론칭 후에 해도 되는 일이란 말이야.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일단 영업에서 지들끼리 하라고 그래!”
       
  “이사님, 아직 제품도 출시하기 전에 우리 회사에 오겠다고 하며, 다른 회사 제품 매입을 정리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기다리다 지쳐 떨어져 나가면 안 되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죠. 이럴 때 마케팅 팀장인 제가 직접 참석하여 그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그들에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상무께서도 꼭 와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제 생각에도 분명 이번에는 가야 될 것 같습니다.”
    
  “알아! 나도 최상무 전화 받았어. 에이…, 자넨 말이야 다 좋은데, 너무 영업적이고 영업이랑 너무 가까워서 문제야. 그래서 영업 출신들은 마케팅 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말이야.”

  민이사는 신팀장이 그 동안 영업과 너무 가깝게 어울려 다니고 영업 편에 서서 일하는 것이 못내 못마땅하다가 그 동안 쌓인 속내를 드러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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