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종가며느리 '왕홍 구어징'의 K뷰티 사랑

매일 라이브 방송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K-뷰티 수다‘...K-뷰티에 담긴 '정성'을 온전히 전달 노력
중국 라이브 이커머스, 소비자와 직접 소통...콘셉트와 니즈 충족 장점 가진 K-브랜드에 유리

왕홍 구어징(郭婧, Jenny)은 안동 하회마을이 시가인 종가며느리다. 한국 남편과 종가 문화를 겪으며, K-뷰티에 담긴 정성과 혼을 중국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가 들려주는 중국 화장품시장 트렌드와 K-뷰티에 대한 조언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1 코로나사태가 앞당긴 중국 소비 트렌드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중국 소비자와 K-뷰티로 수다 떠는 왕홍 구어징입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죠. 저도 매일 뉴스를 보며 실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라이브 커머스 활성화로 충격을 줄이고 오히려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艾媒咨询)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는 2020년 ‘19년보다 111% 성장한 9610억위안(165조원)이 될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국 유통업계도 ’라이브 커머스‘로 신유통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 소비자 구매 트렌드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먼저 격리기간 중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모바일 활용시간이 증가했죠. 대표적인 SNS 플랫폼인 더우인(抖音)과 콰이쇼우(快手)가 트래픽을 대거 흡수하면서 플랫폼 내 라이브 커머스 카테고리가 급성장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타오바오-더우인 라이브-콰이쇼우 라이브의 삼국지(三國志) 시대가 열렸다고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타오바오에서 구매를 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 특성상 방송시간에만 구매할 수 있는 초특가이벤트 등의 프로모션이 왕홍들에 의해 경쟁적으로 출현하면서, 방송시간에 구매하면 훨씬 이득을 본다는 생각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상 가격 위주로 판매되는 타오바오 내 매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홈쇼핑을 즐겨보는 소비자층이 따로 있듯, 중국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시청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셋째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구매할 수 있는 판매 카테고리가 확장되었습니다. 인기 왕홍  웨이야가 둥펑자동차를 7분만에 1700대 판매하는 등 주택, 자동차 등으로 품목이 확대됐습니다. 그렇다보니 뷰티 왕홍들이 화장품 위주에서 벗어나 식품, 일상잡화, 주방용품, 생활가전 등으로 취급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는 중입니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로 구매하는 게 매우 똑똑한 소비자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분당 매출율이 높은 제품들은 구매전환율이 10%를 상회합니다. 물론 고가보다는 중저가가, 사치품보다는 일상 잡화가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2 중국 소비자가 말하는 K-뷰티


중국 소비자는 K-뷰티를 트렌디(trendy)하다고 느낍니다. 그렇지만 “프리미엄(premium)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C-뷰티가 K-뷰티의 트렌디를 많이 카피하고 있어서 외관상으론 점차 차이가 없어지고 있지만,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K-뷰티만의 이미지는 아직 살아 있죠. 따라서 K-뷰티의 프리미엄화가 필요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글로벌 브랜드를 쫓으라는 게 아니라, C-뷰티, J-뷰티보다는 "확실히 뭔가 다르다"는 게 중요합니다.


중국시장이 어렵다고 투자를 줄이고 동남아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에 대해 왕홍 구어징은 아쉬움이 큽니다.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K-뷰티 브랜드에겐 새로운 기회입니다. 현재 소비 주류로 올라오고 있어, 그들이 어떤 곳에서 시간을 소비하고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며, 무엇에 열광하는지 연구하는 브랜드라면 분명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원래 트렌드를 읽고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콘셉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K-뷰티의 강점이 아닌가요? 이 부분을 꼭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또한 훌륭한 브랜드 콘셉트라도 알리는 노력이 없으면 헛수고입니다. 이커머스가 태동→성장→안정→성숙→신유통으로 진화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지금의 라이브 커머스처럼 ’정보의 대칭‘이 균등한 적은 없습니다. 수만 명이 한번에 라이브 방송을 보기 때문에 백화점처럼 차별이 없습니다. 비용보다 콘텐츠를 동일하게 본다는 것이죠.


이제라도 K-브랜드들은 소비자에게 직접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에 공을 들이길 권합니다. 중국 유통업체에 통째로 맡겨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널리 퍼트리기 어렵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여성이 즐겨 사용하는 브랜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재구매를 유도한다면, 분명 중국 밀레니얼 세대는 K-브랜드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안동 종가 며느리가 본 K-뷰티


남편은 경북 안동 하회마을 양반가 자손입니다. 매사 진지하고 남을 배려하는 푸근한 마음이 나를 홀렸죠. 처음 연애를 시작할 당시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도 무언가 새롭게 발굴하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뿌리 깊은 나무‘ 같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결혼에 골인하기 전 위로 5명의 누나가 있다는 얘기를 꺼내며 힐끔 내 눈치를 보던 표정이 지금도 너무 웃깁니다. 나는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무남독녀로 태어나, 형제·자매가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결혼하면 평생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을 5명이나 보너스로 얻는다니 큰 이득이라 생각했어요.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많다‘는 것이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시댁에서 맞은 첫 제사에서 시어머님은 제사음식 준비는 ’정성‘이라고 했습니다. 이른 새벽 일어나 목욕하고 단정한 옷 매무새와 머리단장으로 제사준비가 시작되죠. 제수용품을 사러가도 과일 하나 쉽게 고르는 법이 없고, 전을 부치고 쌓아올릴 때도 정성스럽게 올립니다. 한입 거리 송편도 반죽부터 빚고 찌고하는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그렇게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는데 놀라웠습니다.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에 기성품이 있는데도 직접 제사상을 준비하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양반댁 종가 맏며느리로서 몇 해를 지내고 보니 어머님을 이해하게 됐고 이제는 내게도 지키고 싶은 훌륭한 전통문화가 됐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사라진 지 오래기에 중국인은 그 느낌을 알 수 없습니다. 나는 조상을 위해, 제사에 참석하는 가족을 위해 손수 만든 정성 깃든 음식에는 ’혼과 마음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송편을 빚듯 K-뷰티에는 아직 C-뷰티에 보이지 않는 고객을 위한 정성과 혼이 깃들어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그 정성을 소비자의 감동으로 이어지도록, 마케팅과 유통과정에서 손실 없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K-뷰티가 중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영혼은 빠져있고, 상품만 거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혼이 없는 감성 소비재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생각에 K-뷰티를 제대로 알리는 일에 남편과 함께 동참하게 됐죠.


중국 시장에서 K-브랜드가 오래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대량 발주와 단가 네고를 요청하는 밀어내기 식 중국 유통업체의 달콤한 제의를 뿌리치기 어렵다는 점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애지중지 키운 내 자식을 큰집 양자로 내보내며 받은 댓가로 눈물 젖은 빵을 먹는 부모는 봤어도, 그걸 성공이라 착각하는 K-브랜드가 많을수록 미래는 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K-뷰티의 정성을 중국 소비자에게 직접 호소해 보십시오. 분명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뷰티더라이브의 왕홍 구어징‘은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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