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준비가 다 끝나갈 즈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미셸리의 이메일이 늦지 않게 도착하였다. 이제부터 프랑스 측이 휴가 가기 전까지 사업개발팀 멤버들에겐 그들의 요구조건에 대한 회사의 프로포절을 만들고, 경영진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멀고도 험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M&C의 요구사항을 검토해 보니 기대와는 달리 매우 부정적이었다. 계약 기간 3년에 미니멈 로열티(Minimum Royalty)는 2억원이고. 러닝 로열티(Running Royalty)가 매출액의 7%나 되었다. 미니멈 로열티는 매출실적과 상관없이 지급하는 고정금액으로서, 최종적으로 러닝 로열티를 정산할 때 공제하고 지급하기 때문에 실적만 좋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불확실한 환경에서 만약 브랜드가 실패하거나 기대 이하로 매출실적이 저조하게 되면, 실적과 상관없이 무조건 지불해야 하기에는 꽤 부담이 큰 금액이었다. 또한 러닝 로열티 7%도 신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개발비뿐만 아니라 막대한 광고판촉비를 써야 하는 한국시장에 있어서 꽤나 부담가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M&C 브랜드를 화장품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한 자금여력이 부족하게 된다면 이번 사업의 매력도는 그리 좋을 것 같지
“이렇게 투자금의 미래 현금흐름을 계산해서 현재의 가치로 환산해야, 지금 현재의 투자비용과 같은 시점으로 비교할 수가 있겠지? 즉, 현재 투자한 금액으로 사업을 해서 미래에 수익으로 들어오리라 예상되는 현금을 IRR(내부수익률)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 길게 얘기해왔던 미래 수익에 대한 기회비용을 차감한 현재가치(PV, Present Value)가 되는 거야. 그러므로 이러한 미래에 들어오리라 예상되는 현금의 현재가치 값에서 지금 실제로 투자할 금액을 뺀 것, 즉 NPV(Net Present Value, 순현재가치)가 0보다 크다면 투자의 가치가 있는 것이고, 0보다 작다면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 잘 알겠지?” 신대리는 현금흐름에 대한 설명에 이어서 NPV에 대한 설명까지 마쳤으나, 두 사람은 더욱 머리 속만 복잡해지고 아리송하기만 해서, 다시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신대리는 할 수 없이 시간을 더 가지고 NPV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설명해주었고, 그 외에도 PBP(Pay-Back Period)와 IRR과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에 대한 개념도 설명해 주었다. “다시 한번 요약하면, 투자 경
이태희 (주)리디아위밍 대표가 뿔났다. 정품인증 플랫폼을 둘러싸고 중국업체 농간에 빠지지 말라는 애끓는 호소와 함께. 이 대표는 지난 5월 29일 서울시청 앞 중국 업체의 정품인증 전시회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이든 내수든 정품인증을 하는 이유는 우리 회사가 만들었다는 제3자 인증이 목적이다. 그런데 국내시장이나 생산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중국 업체의 인증을 받아들인다는 건 중국에 귀중한 데이터를 송두리째 내주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1 QR코드에서 마케팅 데이터 얻으려면... 이 대표는 “중국의 정품인증 플랫폼은 단순히 QR코드를 이용한 인증일 뿐, 제품 생산자의 제품 소개 및 소비자 데이터가 중국인증업체로 넘어감으로써 추가적인 마케팅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검역을 통관하려면 중국 업체를 이용해야 하며, 자신들만이 중국정부로부터 정품인증사업에 대한 모든 것을 지정 받았고, 또한, 모바일 기술은 중국이 한국보다 앞선다는 등 현혹에 주의해야 한다”며 “QR코드는 어려운 기술이 아니며 한국과 중국 동일하며, 한국 업체의 QR코드도 중국에 등록되어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5년 특허침해 및 모조품 처
"나름 객관적인 조사와 분석을 통해 판매예측을 했더라도 이것이 정확할 수는 없어.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이를 믿고 투자해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 불확실한 판매예측을 통해 미래에 들어올 수 있는 수익에 대해 투자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현재란 말이지. 그럼 만약 같은 돈을 M&C가 아니라 다른 사업에 투자를 하면 어떨까? 아니면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도 있고, 가장 쉽게는 그냥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만 받아 먹을 수도 있겠지. 아니지, 현실은 그게 아니라, 우리회사는 분명 자기자본이 부족하니 돈을 빌려와야 할 것이야. 그러니 부채가 증가하고 이 부채에 대해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거든... 회사는 그런 현재의 부담을 가지고 M&C에 투자하는 거야. 그런데 우리가 예상하는 5개년 손익에는 이런 리스크 중 차입금 이자율에 대한 것만 반영되어 있고,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이나 미래의 화폐가치 등에 대한 변수들은 나타나 있지 않다는 거야.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투자를 할 때, 간단히 매출 및 손익예측만 하거나 경영자의 동물적 감각만 믿고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은데, 나중에 가서 ‘그때 내가 왜 그런 결정을 하였을까?’ 하며 뒤늦게 땅을 치
매일 같이 재무관련 서적들과 송팀장의 영어자료에 파묻혀 끙끙거리는 신대리를 보고 박성준이 슬쩍 그의 곁으로 다가가 보았으나, 신대리는 누가 왔는지도 모르고 마치 모니터 속에 빠져 버린 듯, 화면 속 엑셀표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대리님… 대리님…, 신대리님~~!” 참다 못한 박성준이 결국 큰 소리로 그를 불러 깨웠다. “앗~! 깜짝이야~!, 뭐야~, 갑자기 큰 소리로 부르면 어떡해? 깜짝 놀랐잖아?” “아니, 제가 몇 번을 불렀는데요?” “에잇, 아무튼… 귀찮게 왜 그래?” 신대리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오히려 박성준은 더욱 놀라며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자 조윤희가 나서서 말을 거들었다. “대리님, 뭘 그리 골똘히 혼자서만 고민하세요? 저희도 좀 같이 하면 안 되나요.” 조윤희의 말에 신대리는 이내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박성준과는 사뭇 다르게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아~, 이거? M&C 투자에 대한 사업 경제성 평가지표를 만들고 있는데, 이게 좀 어려운 거라서~.” “아니, 대리님, 이거 사람 차별하는 것 아니어요? 제게는 신경질을 부리더니만, 윤희씨에게만 너무 잘 대해주는 것 아니어요?”박성준의 투정에
2주가 지나도록 미셸리로부터 소식이 없었다. 그 동안 사업개발팀 네 명은 일이 잘 안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애만 태우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송팀장은 미셸리에게 몇 번 연락을 취했지만, 그녀가 계속 외근 및 출장으로 사무실에 없다는 비서의 되풀이 되는 대답뿐이 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5월이 하염없이 지나고 6월의 첫 번째 월요일 아침, 송팀장은 출근하자마자 습관처럼 이메일부터 체크하였다. 언제나 변함없이 받은메일함에는 점점 증가하는 스팸 메일들이 그의 눈과 머리를 어지럽혀 왔다. 그는 따분히 화면을 넘겨 가며, 혹여나 그 중에 뭐 하나라도 건져 볼만한 게 있나, 두꺼운 뿔테 안경 속 졸린 눈에 힘을 주어 갔다. 그러다 그는 마침내 수 많은 한글 제목들 속에 파묻혀 있는 불어 메일 하나를 발견하였으니, 바로 미셸리로부터 온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그 메일은 마치 진흙 속의 진주처럼 유난히 도드라지게 눈에 띄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송팀장은 바로 메일을 열어보고는 큰 기쁨에 “Yes, Oh~ yes”를 외쳤다. 세 사람이 뭔 일인지 의아해 하며 송팀장을 바라보자 송팀장은 이내 세 사람에게 말했다. “미셸리에게서 드디어 메일이 왔어요. 1주 전
기업의 가격 책정은 주로 판매량과 마진 사이의 균형(trade-off)에 따라 결정된다. 가격이 비싸면 판매량은 줄지만 마진이 올라간다. 가격이 낮으면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수요가 가격에 둔감할 경우 가격을 올리면 마진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수요가 가격에 민감할 경우에는 가격을 내리면 마진이 축소되는 대신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함으로써 보상받게 된다. 여름철 계절상품의 경우 브랜드사의 고민은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에 좌우된다. 그와 관련 최근 페이스북의 코스메틱을 사랑하는 모임인 코메당(회원수 955명)에 에스겔코스메틱 우승원 대표가 올린 글이 화제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알로에수딩겔·달팽이·오이·대나무수딩겔 등 소요가 많아지네요. 거래처에서 하고 싶으신데 애로사항이 있으셔서 몇 자 적습니다. 천 개나 이천 개 정도 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저희 공장에서 취합해서 만들어드리고자 문자 남깁니다. 수딩겔은 롤 스티커로 되어야 자동부착이 가능하고 천 개정도는 공장에서 타당성이 맞지 않아 제조 충진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몇 분이 하고자하시는데 단가와 수량이 부담이 되어서 못하시는 업체가 문의 주셔서 함께 제조 충진하려 합니다. 열심히 하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작과 끝에 있던 성화대, 평창올림픽의 슬로건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과 전 세계 5대륙을 상징하는 성화봉 디자인으로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 30년 전부터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한국의 정체성과 멋을 담은 성화봉은 조선백자에서, 성화대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다. 목에 거는 MP3 아이리버, 라네즈 슬라이딩 컴팩트로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며 애플을 능가하는 디자인 혁신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노디자인은 1986년 실리콘밸리의 팔로알토에서 첫 시작을 알렸다. 김영세 대표는 디자이너의 최종 목표를 세상을 아름답게 보호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또 이를 위해 각기 다른 시대의 소비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스몰디자인을 넘어 빅디자인으로의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가 말하는 스몰디자인과 빅디자인의 개념은 무엇일까? 작은디자인이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직접적인 의미다. 디자인이 예쁜 옷, 멋진 자동차의 디자인, 디자인이 훌륭한 레스토랑 등 우리는 이러한 스몰디자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