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디자인', 디지털 트랜스포밍에서 찾는 시장의 해법

뷰티 최고위, 마케팅 최고위 연재 칼럼 (3)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작과 끝에 있던 성화대, 평창올림픽의 슬로건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과 전 세계 5대륙을 상징하는 성화봉 디자인으로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 30년 전부터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한국의 정체성과 멋을 담은 성화봉은 조선백자에서, 성화대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다. 

목에 거는 MP3 아이리버, 라네즈 슬라이딩 컴팩트로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며 애플을 능가하는 디자인 혁신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노디자인은 1986년 실리콘밸리의 팔로알토에서 첫 시작을 알렸다. 

김영세 대표는 디자이너의 최종 목표를 세상을 아름답게 보호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또 이를 위해 각기 다른 시대의 소비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스몰디자인을 넘어 빅디자인으로의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스몰디자인과 빅디자인의 개념은 무엇일까? 작은디자인이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직접적인 의미다. 디자인이 예쁜 옷, 멋진 자동차의 디자인, 디자인이 훌륭한 레스토랑 등 우리는 이러한 스몰디자인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뷰티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매일 매일 전문가들이 전쟁을 치르는 영역이다. 



반면 빅디자인이란 디자이너가 아닌 모든 부문에서 디자이너의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그는 정의한다. 즉, 디자이너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세상에 넘치는 디자인과 디자인적인 생각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서 만들고 제공하는 것, 누구나 접근 가능한 빅데이터를 가치 있게 만드는 디자인,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빅디자인은 제품과 서비스의 첫 단계에서 시작된다. 

빅디자인의 3단계 모델은 Imagine, Create, Share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미래를 상상(Imagine)하는 것으로 시작해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Create)한 뒤 제조사 및 유통사와 다른 기업들 간 함께하는 협업으로 기쁨과 편안함을 나누는(Share) 일로 완성된다. 

즉 디자인 중심의 협업 모델은 ‘디자인 중심 줄긋기’가 핵심이다. 1단계 줄긋기, 2단계 선, 줄을 이어가며 기회를 찾기, 3단계 융합으로 구축되는 개념이다.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하나의 점으로 ‘디자인’을 표시하고 마인드맵을 그리듯 하나의 점 주위에 다양한 생각들로 또 다른 점들을 찍는다. 

제품, 브랜드, 서비스, 소비자, 기술, 트렌드 등으로 찍은 점들을 연결해 줄을 그으면 세상에 지금까지 없던 상품과 서비스가 탄생한다. 전 세계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계를 통합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애플, 우버, Airbnb 등을 탄생시킨 방법이 바로 빅디자인이다. 
 
빅디자인으로 초대한 김영세 대표의 강연은 더 이상 마케팅, 디자인 더불어 기술도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생태계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휴렛팩커드의 휴렛과 팩커드가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마케팅은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팅부서에만 맡길 수 없어.” 



한국의 화장품 산업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가는 우리의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세계 시장의 주요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원브랜드숍이 시장을 주도하며 조금의 예측이 가능했던 한국 시장은 이제 단일상품으로 상장하는 회사들과 오프라인 스토어 없이 스타로 등극하는 브랜드를 찾기 위한 보물섬이 되었다. 지독히도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사실 하나는 한국의 화장품 산업에 외국자본이 공격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을 넘어서 한반도가 전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마치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과도 같이 오버랩 된다. 전 세계 뷰티 시장의 중심으로 한국이 부상하는 기회가 제공됨과 동시에 위기론과 한계론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한 유수의 전문가들이 가성비를 넘어선 프리미엄으로의 성장이 한국 화장품 산업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 전망한다.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제휴와 연대를 화두로 삼은 ‘빅웨이브’가 등장하는 시점에 하나의 점과 선으로 연결되는 융합의 ‘빅디자인’이 K-뷰티 그리고 그 한계와 위기를 돌파할 하나의 해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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