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ODM

ODM의 CGMP 관리, ‘브랜드’ 운명 가른다

중금속 화장품 파동, FDA 경고 [4] 베네피트 리콜은 COSMAX가 인수한 누 월드의 ‘박테리아’ 때문…클레어스 ‘석면 화장품’ 파산 신청

지난 3월 8일 LVMH의 색조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베네피트(Benefit)는 김미 브로우(Gimme Brow) 플러스(+)가 5개월여 만에 세포라 및 베네피트 매장에서 재판매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베네피트는 작년 10월 김미 브로우 젤을 자발적으로 회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네피트는 웹 사이트를 통해 “김미 브로우 젤이 엄격한 품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고객들에게 젤을 잘못 사용하면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베네피트는 항생제 내성 균주가 있는 박테리아에 제품이 오염되었음에도 이를 밝히지 못하다가 FDA가 확인한 후에 실제 회수에 나서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었다. 혐기성 세균인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요로감염, 안구 감염, 귀 감염을 비롯한 건강문제를 일으키는 박테리아다. 사람에게 병원성을 가진 유일한 균종으로 심내막염, 폐렴, 수막염 등 질환의 원인이 된다.


FDA에 따르면 박테리아에 오염된 김미 브로우 젤은 베네피트 세트에 포함돼 홈쇼핑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된 것들이 리콜 조치됐다. 이 제품을 생산한 곳은 누 월드(Nu World)로 작년 12월 29일자로 코스맥스가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5000만달러(543억원)으로 알려졌으나 부채가 671억원으로 코스맥스는 실제 1214억원에 인수한 셈이다. 코스맥스의 인수 당시 누 월드의 매출액은 296억원이었으며 당기 순이익은 3억1600만원이었다.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6년 1064억원, 2015년 885억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각각 5억6200만원, 5억2300만원이었다. 최근 공시된 코스맥스 유에스에이의 2017년 매출액은 380억원(기초 133억원, 색조 247억원), 부채 1222억원이다. 미국 업계에서는 ‘고가 인수’라는 얘기도 떠돌았다.


인수 당시 코스맥스가 베네피트의 리콜 사태를 알았고, 누 월드의 품질관리 상태를 체크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코스맥스는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맥스는 지난 3년 동안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면서 세계 화장품 ODM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지만, 지속적인 자본 지출은 재무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한편 작년 12월 24일 미국의 클레어스(Claire's)는 트위터를 통해 “일부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제거했다”고 리콜한 바 있다.


클레어스는 미국 대형 체인점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용 화장품과 액세서리를 취급한다. 이번 사건은 로드아일랜드주에 사는 크리스티 워너가 6세 된 딸 선물로 산 반짝이 화장품 키트가 안전한 지 성분검사를 의뢰했고, 이 과정에서 트레이몰라이트 석면이 검출됐다. 폐암 종류 중피종의 원인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석면 화장품 논란으로 곤경에 빠진 클레어스는 결국 파산신청을 할 정도로 타격을 피었다. 물론 석면으로 인해 파산에 빠졌다기보다는 2007년 사모펀드 인수 시 차입 매수 방식으로 13억달러의 부채가 원인이다. 하지만 회생 과정에서 ‘석면 화장품’ 논란은 브랜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이미지 추락으로 피해액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와 관련 1월 3일 식약처는 “제조 및 제조판매업체에 △석면이 화장품 사용 금지 원료이며 △석면이 함유된 탤크도 사용할 수 없다”고 긴급 공지했다. 또 화장품에 탤크를 사용할 경우 시험성적서 등 석면 무함유 증빙 자료 보유를 권고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조(사용할 수 없는 원료)에 근거한 것이다.


탤크(Talc)는 주로 스크럼제, 흡수제, 피부보호제 등에 사용된다. 피부를 보호하고 매끈하게 가꾸는데 도움 주는 성분이다. 탤크를 화장품에 사용하려면 자연상태에서 석면을 제거한 ‘무석면 식약처 인증’ 탤크를 사용해야 한다.


제품 리콜과 관련해 브랜드사가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 김미 브로우는 ‘눈썹을 주세요’라는 의미의 제품명에서 보듯 눈썹 결에 따라 쓱쓱 빗어주면 즉각적으로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색상의 눈썹을 연출해주는 마스카라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2013년 론칭 후 베스트셀러로 명성을 누렸으나 리콜 사태 후 이름을 살짝 바꿔 이번에 다시 출시했다. 베네피트는 재판매까지 5개월여의 시간과 비용, 이미지 추락, 소비자 불만 사례 증가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일본의 ‘가오’가 4위 브랜드 ‘가네보’를 인수했으나 백반증 피해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 아직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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