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990억원 뉴코스메틱 사업, ‘공통기술’이 핵심

복지부 2020년부터 5년간 R&D에 990억 투자예정, 올해 종료될 글로벌코스메틱사업단 명맥 이을 뉴코스메틱 사업 8월 예비타당성 조사 재도전, ‘공통기술 플랫폼’으로 화장품 수출 글로벌 TOP3 진입 목표

화장품 수출 글로벌 TOP3 국가 도약을 위한 ‘2020 코스메틱 R&D 로드맵’이 새롭게 제시됐다. ‘뉴코스메틱 사업’으로 통칭되는 2차 R&D 사업의 핵심은 ‘공통기술 플랫폼’ 구축에 있다. 

신 코스메틱 R&D 사업단과 선도기업·대학·지원기관·연구소가 협력해 지속성장 위한 국가 인프라 성격의 공통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통기술을 확산시켜 모든 중소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게 주요 골자다. R&D 과제에 채택된 기업만 혜택 받았던 기존 방식을 배제하는 대신 기업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소재나 제형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5월 31일 보건복지부는 ‘피부과학 및 코스메틱 기반기술 개발 신규 기획(안)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 8월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의 명맥을 이을 뉴코스메틱 사업안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복지부 의료기기·화장품산업 TF팀 박민정 팀장은 “2차 화장품 R&D 사업을 2015년부터 준비했으나 작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 이유를 분석했고 뉴코스메틱 사업안에 반영했다. 8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재도전할 예정”이라며 “복지부는 2020년부터 5년간 R&D에 99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화장품육성법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코스메틱사업단의 연구개발사업은 올해 종료된다. 2019년부터의 연속 사업은 잡혀있지 않다.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고배의 잔을 마셔서다. 사업단은 그 요인으로 ‘개별기업 지원’을 꼽았다. 85%가 제품·소재개발 위주였고, 67개 기업 지원 중심의 R&D였다. 개별적인 기업의 R&D 지원 즉, 제품 개발은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또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성장궤도에 충분히 올라간 산업 △공공복지영역과 낮은 관련성 △국가경제 기여도 다소 낮은 산업 등 화장품을 정부지원 필요성이 낮은 산업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1차 사업의 한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글로벌코스메틱사업단은 뉴코스메틱 사업의 비전을 ‘화장품 수출 글로벌 TOP3 국가 도약’으로 잡았다. 나고야의정서를 극복하고 코스메틱 혁신기술의 글로벌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것. 

이날 사업계획안의 발표를 맡은 에이탑컨설팅 전현곤 대표는 “한국 코스메틱 산업이 당면한 과제는 △나고야의정서 공식 발효 △감성·마이크로비움 등 패러다임 변화 △중소기업 활용 기술인프라 부족 △시장 다변화 필요성 증가”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뉴코스메틱 사업은 3대 중점 분야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 보건복지부 '뉴코스메틱 사업' 예산 집행 계획


그가 강조한 3대 중점 분야는 △나고야의정서 대응 자생유전자원 소재화 기술 개발 △선행연구 융합·응용 기반(제형·평가) 기술 개발 △피부 중개연구 기반 코스메틱 기술 개발이다. 8개의 세부분야에 2020년부터 5년간 1523억원이 투입된다. 65%인 990억원은 복지부가 지원한다. 

먼저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330억원이 투입된다. 수입대체 지역특화 자원 소재화 기술과 바이오텍 기반 소재 생산 기술 개발로 지역특화 신규소재 12개를 발굴할 예정이다. 

공통기반기술 중심 산업기술 지원도 힘쓴다. 198억원을 투자해 피부효능 신평가 기술과 효능향상 및 신개념 코스메틱 적용 제형기술 등 선행연구 융합·응용 기반 기술을 개발한다. 유효성 검증 신기술 12개 발굴, 기능 고도화 신제형 기술 5개 개발이 목표다.

피부 중개연구 기반 코스메틱 기술 개발을 꾀하기 위해 462억원을 지원한다. △피부 마이크로비움 코스메틱 응용 연구 △S2B 감성 코스메틱 연구 △환경오염 피부영향 연구 △지역·인종 특성 맞춤형 코스메틱 기술 개발 등 4개 세부 분야로 나뉜다. 신규 타깃 12개 발굴 및 소재·제형 기술 25개 개발이 기대된다.
 
◇ 현실 직시 전문가 4인, 날카로운 지적 이어져

뉴코스메틱 사업계획안 발표 후 3대 중점 분야에 대한 4인의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더마프로 백지훈 소장,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 잇츠한불 이근수 이사, LG생활건강 이상화 연구위원은 K-코스메틱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첫 번째로 나고야의정서 대응에 대해서는 공통으로 ‘적극적인 정부 지원’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은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하려면 식물 조직배양 등 일정 시설이 포함된 분야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차별화된 대응 요소를 찾아야 한다”며 “자원을 이용해 여러 소재를 개발하는데 자본과 시간 투자가 막대하다.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잇츠한불 이근수 이사는 “2~3년 내 나고야의정서로 인한 제재가 예측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무리”라며 “나고야의정서 발효되고 기반 기술, 기반 자원에 대한 유전정보 확보, 미생물 자원 확보 등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이상화 연구위원은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국내 자원만 사용하려다 보면 자칫 유전자원의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존하면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직배양 등의 기술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주제인 선행연구 응용기술 개발에 대해 더마프로 백지훈 소장은 “잘 정비된 효능 및 안전성 평가법을 개발하면 소재나 제형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다. 국가적인 위상도 올라간다”면서도 “중소기업이 개발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고급인력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은 “평가법을 보유하지 않으면 제품 개발 시 부가적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최근 외국 고객사가 심도 깊은 자료를 원하는 추세”라며 “평가법 개발과 평가할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 토론의 주제는 피부 중개연구 기반 코스메틱 기술 개발이었다. 잇츠한불 이근수 이사는 “화장품 제형은 화학적, 물리적 기술이 기반이나 제형을 평가할 때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이 필요한데 융합기술에 가깝다”며 “연구원이 다수인 대기업은 제형 개발이 가능할 수 있으나 중소, 중견기업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산학이 연계해 융합기술 이뤄낼 수 있도록 사업단이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이상화 연구위원은 “국내 화장품 산업이 발달하면서 실제적인 수혜자가 외국 원료사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특히 감성과 연결된 제형 소재는 분명 우리나라가 뒤처져 있다. 정부지원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도 “글로벌 기술과 격차 줄어들지 않은 부분은 제형을 잡아주는 폴리머 계열이다”며 “원료사 입장에서 70% 이상 외국계 회사가 이익을 가져가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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