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일본 화장품산업비전’에서 드러난 K-뷰티의 민낯은?

피부과학 응용소재 선도기술 개발사업단(NCR)...“K-뷰티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한·일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방향성 제시

중국 수입화장품시장 1위 J-뷰티와 3위 K-뷰티는 아시아 시장에서 맹주를 다투는 맞수. 국가별 뷰티유통망과 쇼피·라자다 등 온라인 채널에서 양국 간 뷰티 전쟁은 일분 일초를 다투면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마침 지난 4월 일본화장품산업계는 최초로 ‘일본화장품산업비전’을 수립하고 J-뷰티의 미래를 제시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피부과학 응용소재 선도기술 개발사업단(사업단장 황재성)은 번역본을 내고 J-뷰티의 산업 현황 평가와 트렌드, 환경변화, 대응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우리보다 기술, 산업면에서 앞서있는 일본조차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준비한 반면, 최근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수출호조 등 긍정적인 신호에 매몰돼 이미 다가온 위기요인에 대한 대응이나 미래 성장동력으로의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라며, “한국 기업·대학과 연구소·정부기관도 한마음 한 뜻으로 한국 화장품 산업의 기회와 위기요인에 대하여 냉철하게 분석하고 미래 사회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일본화장품산업비전‘은 산·학·관 전문가로 구성된 ’화장품산업비전검토회‘가 수립, 발표했다. 위원회는 J-뷰티의 장점과 특징으로 고기능·고품질, 안심·안전으로 진단하며, 소득의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및 세계 화장품 시장의 특징으로 글로벌 메가트렌드와 화장품의 제공가치를 제안하고 있다. 

먼저 일본 화장품시장은 한국과 같이 소수의 대기업과 다수의 중소기업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즉 상위 5개 업체가 일본 화장품 시장의 약 40%를,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개 업체가 50%를 차지한다. 나머지 50% 시장은 2990개(추계) 업체가 나눠 갖는다. 다만 프레스티지 화장품으로 한정하면 상위 5개 업체가 60%를 차지하는 독점체제이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주요 기업의 내수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위원회는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일본보다 명목 GDP 성장률이 높은 해외시장을 겨냥해 해외 매출을 늘려야 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고품질·고기능 제품과 고유 제품 등을 출시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국내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효과적 방법이 된다”고 제안한다. 

J-뷰티 경쟁력의 강점으로 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화장품 시장은 기초제품의 시장규모가 커, 스킨케어 제품에 강점을 지닌 일본 화장품기업의 진출에 잠재력이 크다 ② 안티에이징과 고령화 사회를 겨냥한 제품개발이 발달해 고령화가 진행되는 다른 나라 진출에 강점으로 작용한다 ③ 다양한 틈새 수요에 대응해 세심한 분화가 이루어져, 타국 제조사가 모방할 수 없을 정도의 고품질·고기능 제품과 기술 향상을 이루었다 ④ 자사 제품을 강조하는 마케팅과 제조를 중시하여 이력추적(traceability)이나 지속성장(sustainability)에 있어 차별화를 하였다 등을 꼽았다. 

약점으로는 △ 대기업조차 일본 내수의존도가 높고, 해외 매출이 현저히 부족하다 △ 오프라인 대면 접객에 치우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판매가 부진하다 △ 신체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한다는 점을 넘어 치매 진행을 늦추는 효과, 기분 전환, 자신감을 높이는 효과 등 QOL(Quality of Life.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효과(화장이 가진 힘)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입증된 화장품이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등 수출과 이커머스, 기술력 확산 미흡을 지적했다. 



화장품 산업의 환경 변화로는 ▲ 신흥 외국기업의 대두(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과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에 주목하며, 경쟁이 불가피한 상태임을 인정한다)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제품개발+비즈니스 전개 등 디지털 이노베이션(예: 생명공학기술, 양자컴퓨터 활용, AI 빅데이터에 의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우주 화장품 개발 등) ▲타 업종에서 화장품 시장으로 왕성한 진출 ▲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의한 친환경 용기나 패키지 개발 ▲ 화장의 사회적 가치가 격상(치매 진행을 늦추는 효과, 기분 전환, 자신감을 높이는 효과 등 QOL(Quality of Life.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효과(화장이 가진 힘)의 과학적 근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위원회는 J-뷰티의 7가지 방향성으로 
① 신규 수요를 공략하는 비즈니스 전략으로 전환(아시아 시장, 남성·젠더리스나 젠더프리 등 신규 수요와 타 분야의 수요 반영) 
②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굳건한 ’일본‘ 브랜드 확립(고급·고품질을 콘셉트로 차별화하는 방안과 고기능·고품질, 안심·안전이라는 일본제 화장품의 이미지를 과학적으로 뒷받침, 일본 전체(All-Japan)로 대응 등) 
③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의 전환 
④ 산학관 협력에 의한 비즈니스 환경 정비(규제는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신제품은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속히 출시) 
⑤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추진 
⑥ 해외사업을 가속화(현지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외국인 고용, 간부 선발 등 다양한 인재를 활용) 
⑦ SDGs에 대한 적극적인 공헌(기후변화나 쓰레기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을 제안한다. 

보고서를 검토한 피부과학 응용소재 선도기술 개발사업단(NCR) 관계자는 “일본의 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한 신규수요 공략 전략을 주목하고, 중국시장에서 3위로 추락한 K-뷰티의 고전 원인이 혁신적인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 부재인 점에 비춰 K-뷰티의 성장동력은 기술개발과 혁신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노베이션의 경우 “고세(KOSE)의 양자컴퓨터 활용 화장품 최적 처방의 단기간 개발, AI 빅데이터 활용한 개인맞춤형 화장품 서비스와 제품 개발, ㈜폴라오르비스홀딩스와 ANA홀딩스의 우주화장품 공동개발 ’Cosmo Skin’ 프로젝트 등에서, K-뷰티가 IT와 접목한 피부과학 분야 협력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K-뷰티는 수출 호조에 매몰돼 이미 다가온 위기요인에 대한 대응이나 미래성장동력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뼈아픈 지적이다. 

말의 성찬으로 일관된 ‘K-뷰티 미래성장전략’에서 벗어나 ▲ 삶의 질(QOL), 국민보건에 도움을 주는 보건제품으로서의 가치 등 새로운 화장품 영역의 선점 ▲ 중소기업의 특화 상품화 ▲ 규제당국의 전향적이고 과감한 사고전환 등을 통해 K-뷰티의 신성장동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NCR사업단의 고민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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