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담아내는 제형의 역할'...화장품과학자의 학술 잔치

대한화장품학회 춘계학술대회 650여 명 참석, 총 92편 논문 발표...조완구 교수의 40여 년 탐구 주제 발표에 ‘화장품과학자의 길’ 뜻 되새겨



대한화장품학회 춘계학술대회가 5월 20일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됐다. 팬데믹 이후 전면 대면 형식으로 3년 만에 열리면서 650여 명이 참석, 오랜만에 ’화장품 과학자의 학술 열기‘로 가득 찼다. 

박영호 회장은 “이번 대회부터 학술위원회 산하 4개 전문분과가 중심이 되어 발표를 구성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가보고 싶은 학회가 되도록 변화를 주었다”라며 “분과 발표 외에 구두발표 14편, 포스터 발표 72편 등 총 92편의 학술발표가 열리는 등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가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이재란 원장은 축사를 통해 “화장품산업이 위기 속에서 도약하는데 대한화장품학회의 여러분이 주인공임을 믿는다. 앞으로 화장품산업이 글로벌 역량을 갖추기 위해 연구원도 인프라 확대에 밑거름이 되겠다”라며 축하했다. 

학술대회의 즐거움 중 하나가 키노트(Keynote) 강의를 듣는 일이다. 당대 연구의 기본 경향, 방향도 알 수 있을뿐더러 ‘존경’받는 당대 화장품과학자의 연구 향(香)을 육성으로 듣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다. 올해 키노트 강의는 조완구 교수(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가 맡았다. 강의 주제는 ‘다양한 소비자 Needs를 담아내는 화장품 제형의 역할’. 조 교수는 적절한 스피드의 울림이 있는 톤으로 40여 년 연구에서 가장 천착했던 주제를 내놓았다. 

그는 “화장품 제형은 유화제에 의해 결정이 된다. 시판 중인 제품과 비교해서 스티빌리티 테스트를 통해서 판단할 수 있지만, 새로운 유화제의 경우 어떤 방법으로 어느 시기에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신입사원 시절 제형 안정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화장품의 가치는 효능·즐거움·편리성인데 이를 구현하려면 ①안정성 ②안전성 ③사용성 ④유용성(기능성) 등 4요소의 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마케터-개발자 간 불분명성이 존재한다”는 게 조 교수의 지적이다. 

즉 마케터가 소비자 니즈에 대해 간단한 개요를 제시하면 개발자는 걸작품을 탄생시키려는 시험에 돌입한다. 요구에 맞추는 과정에서 처방 1~4, 5까지 개발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불분명한 소비자 니즈 △불분명한 마케터의 요구 △마케터와 개발자의 목표 품질에 대한 적절한 용어의 부재 △사용성, 효능성 등에서 목표 품질의 불명확성 △품질평가의 비과학성 △접근 방식의 비효율성 및 데이터 부족 등이 노출된다. 제형 개발이 화장품 과학으로 풀어가기 전에 이미 비과학적 요소가 다수 개입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완구 교수는 “애초에 제시됐던 소비자 니즈와 화장품 콘셉트에 부합하는 유화시스템을 선정하고 그에 따른 사용감 특성 파악 및 데이터화”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선정된 유화시스템에서 콘셉트에 부합하는 사용감 구현을 위해 ▲지방알코올, 보조유화제, 폴리머, 폴리올, 오일의 구성 등에 따른 사용감 변화의 데이터화 ▲유동곡선과 사용감 사이의 관계 구축 등 유변학적인 그래프와 매칭 툴 구축을 조 교수는 제언한다. 

조완구 교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용감을 제공하기 위해서 ▲신규 유화제를 활용한 신제형 개발 ▲신규 유화시스템에 대한 사전 안정성 검토 등이 필요하다. 추가로 기능성 소재 경피흡수의 이해를 위한 유화시스템 및 에모리엔트 선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처음 소비자는 신선함(fresh)을 제시하다가도 점차 촉촉함(moisture)으로 곧잘 바뀌는 이율배반적 사용감을 요구한다. 때문에 관능평가에 의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데이터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화장품과학에 따라 컨트롤할 수 있는 유효 툴이 요구된다”는 게 조완구 교수의 설명이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라는 싯구처럼 ‘화두’ 하나를 쥐고 불철주야 놓지 않았던 조완구 교수의 탐구정신을 엿볼 수 있던 강의였다. ('대추 한 알', 시인 장필주 시집에서 인용)

박영호 회장은 “조완구 명예회장님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전주대 교수 등 산·학 현장과 연구소에서 ‘화장품과학을 어떻게 소비자 니즈에 맞춰 구현할까”를 40여 년 연구하셨다. 논문 90여 편, 특허 90여 건을 출원하는 등 기술개발에 헌신하셨으며, 최근까지 대한화장품학회 회장으로도 봉직하는 등 화장품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회원을 대표해 감사를 전했다. 



이어서 열린 4개 분과 초청강연 세션은 △ 피부분과 : 멜라노좀 이동 제어를 통한 피부색소 조절과 이와 관련된 Prohibitin의 새로운 규명(황재성 교수·경희대학교) △ 소재분과 : 세포외 소포체(EV)의 현재와 미래(유양환 박사·바이오솔루션) △ 제형분과 : Janus Particles with Enhanced Interfacial Properties for Colloidal Surfactants(이효민 교수·포항공과대학교) △ 평가분과 : In Silico Prediction of the Full United Nations (UN) Globally Harmonized System (GHS) Eye Irritation Categories of Liquid Chemicals by IATA-like Bottom-up Approach of Random Forest Method(임경빈 교수·이화여자대학교) 등 4편이 소개됐다. 

이어 오후에는 우수논문상 및 우수발표상 구두 포스터 등 시상으로 이어졌다. [ ■ 우수논문상 △ 이진우(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연구소) △ 김대현(LG생활건강 기술연구원) △ 허민근(제주대학교)  ■ 우수 구두발표상 △ 소재분과-이수진(GS칼텍스) △ 평가분과-김수연(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 제형분과-전형준(LG생활건강) ■우수 포스터발표상 △ 노경백(바이오스펙트럼) △ 이서연(울산과학기술원) △ 김지원(한양대학교) △ 박지원(광주과학기술원) △ 이제현(포항공과대학교) △ 양종렬(성균관대학교) △ 이수현(숙명여자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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