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면세채널의 화장품, 온라인 해외역직구에서 활로 모색

따이공의 면세점 수요 독점 따른 리베이트 요구로 기업 수익성 악화...온라인 명품시장 참여 및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R&D

면세점의 최대 매출원인 화장품의 활로는 무엇일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따이공에 의한 매출 대부분이 한국 화장품 구매로부터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감소하는 것은 매우 큰 위험”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은 2025년 세계 최대 명품시장이 될 것이며, 향후 명품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하이난 면세점과 전자상거래 명품시장의 성장 등을 꼽았다”며 베인앤컴퍼니의 보고를 인용했다. 전자가 위기라면 후자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화장품의 온라인 판매 침투율(penetration)이 38%(‘20)→41%(’21)로 증가하며 전자상거래를 통한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 관세청이 허용한 온라인 역직구와 같은 온라인 판매 활성화 성격의 규제 개선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면세점 해외 역직구제도는 이미 한시적으로 시행 중이지만 디지털 전환과 함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도록 R&D를 장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강조했다.(KDI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에서 인용)



사실 지난 1분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이 –19.2%, –9% 각각 감소하면서 면세 채널에서의 따이공 행태가 화장품기업의 아킬레스 건으로 부각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이젠 따이공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따이공에게 덤핑 치듯 공급가를 내렸는데 더 내려달라니 그 후유증이다”라고 전했다. 

즉 면세채널의 수요독점자로 등장한 따이공의 교섭력이 커지면서 면세사업자는 송객수수료, 기업은 할인율 부담을 못이기자 따이공이 물량을 대폭 줄였다는 전언이다. 

그 배경은 면세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소비자 의존’ 때문이다. 한한령과 기업형 따이공 등장, 중국의 면세점 정책 변화와 세금 규제 등이 맞물리며 한국의 면세채널이 기형화되면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즉 ①국내 면세→중국 현지로 이전되며 수익성 훼손 ②중국 규제 강화로 따이공 영업 위축 ③코로나 장기화로 관광객 매출 하락 ④왕홍·따이공의 과세 부담 회피를 위한 수수료 및 리베이트 상향 요구 등이 꼽힌다.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성장 저하를 우려해, 국내 소비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자국 면세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찾는 면세 소비자(하이타오·海淘)를 하이난섬을 비롯 중국 내 면세점으로 유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2020년 6월부터 중국은 △면세 구매한도 10만위안(1900만원)으로 확대 통해 해외소비의 환류 △하이난 등 면세점 개수 및 면세품목 확대(38개→45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추진 등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2021년 94.7억달러로 우리나라 면세점 매출 147억달러의 64% 규모까지 급성장했다. 중국 CDFG가 세계 면세점 1위로 올라서고,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우리나라를 떠나 중국으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 샤넬코리아는 부산과 제주 시내면세점 패션 부띠끄 영업 종료, 루이뷔통은 롯데와 신라의 지방 면세점에서 철수했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따이공(daigou)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들은 중국에 면세품을 재판매(resale)하는 유통업자로 이들과의 거래는 B2B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따이공은 한한령과 코로나19 장기화를 통해 면세품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해왔다. 구매력이 높은 기업형 따이공이 등장, 국내 면세사업자 1~3위는 중국 여행사 1~3위와 각각 연계를 맺고 물건을 구매해왔다. 

통상 개인형 따이공은 물건값 할인을, 기업형 따이공은 현금성 리베이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세금 탈루에 관한 규제가 강화되자 개인형 따이공은 줄고 정식 사업자 등록을 완료한 대규모 따이공이 늘어났다. 따이공은 서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 방식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려 하고 심지어 밀수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무관세지역인 홍콩→선전 루트를 이용하거나 우편을 통해 중국 본토의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따이공의 협상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면세사업자들은 과도한 송객수수료를 부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다단계 구조를 만들게 됐다. 즉 탈세 및 부당이득 수취가 빈번해지고, 따이공 모객수수료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를 줄이기 위해 페이컴퍼니인 하위 여행사를 다수 설립하고 이 여행사로부터 실물거래 없이 가공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사례들이 드러났다. 

이는 면세점의 재고 리스크 때문에 발생한 측면도 있다. 화장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보관(1년 6개월 이상)이 민감한 품목. 특히 면세점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은 재고자산회전율이 떨어지고 매출원가율(마진율의 하락)이 오르면 면세점 수익성이 약화된다. 이들 체화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중국 개별소비자에게 끼워팔기, 할인판매 등 특판방식으로 처리했다. 송객수수료가 할인 마케팅으로 변질되며 매출액의 30~40%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결국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와 기업형 따이공의 수요독점에 의해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을 해쳤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나 양적 지원보다는 의사결정 조율 문제, 독과점 시장의 집중도를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송객수수료 규제 등 자율 규약 설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편 면세점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한국개발연구원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인 판로 확대 노력을 하는 기업에 대해서 필요한 R&D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라며 “중소·중견 면세점의 장기적 성장동력을 촉진하기 위해서 과도한 규제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안으로는 ▲보세판매장 운영인 선정 공고 및 시설계약 시 출국장-입국장을 묶어 시설계약·입찰공고·사업심사 등을 진행 ▲시내 면세점의 특허시설 요건(면적 등)을 완화하고 출입국장 면세점의 온라인면세점을 허용하는 방안 ▲중소·중견 사업자의 인프라지원(ERP시스템 등) 등을 꼽았다. 나아가 소규모 기업이 스케일업(scale-up)을 통해 외부적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지원방안 마련도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국개발연구원,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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