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장품 시장이 ‘안전성 평가와 친환경(Green Deal)’을 화두로 요동치고 있다. 현재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는 2013년 유럽을 필두로 2021년 중국, 2023년 미국, 아세안-5개국 등에서 의무화됐다. 우리나라도 2028년 도입을 확정했다.
이런 배경 하에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신행)은 20~21일 글로벌 화장품 안전성 심포지엄을 로얄호텔서울 로얄볼룸에서 열고 ‘한국형’ 안전성 평가 방안을 모색했다.
심포지엄에는 ▲ 규제 조화_CIR, ICCS 담당자 ▲ 화장품 성분_ 안전성 평가 새로운 접근법(NAMs) 차세대 위해평가 접근법(NGRA) 독성학적 역치(TTC) 상관성 방식(RAx) QSAR ▲ 글로벌 브랜드의 활용 사례_ 로레알 에스티로더 P&G 아모레퍼시픽 각 규제담당자의 사례(case study) ▲ 한국형 안전성 평가 방안 등이 각각 발표된다.
규제 조화기관, 학계, 글로벌 브랜드 규제담당자 등이 모두 참여했으며, 화장품 안전성 평가 관련 대규모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120여 명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최신 동향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첫날(20일)에는 △ 글로벌 화장품 안전성 규제 개요 및 대한민국 안전관리 동향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이정표 실장) △ In-silico 기법을 이용한 화장품 성분 안전성 평가 (덕성여자대학교 정주희 교수) △ 감작성 위험 식별, 정량적 위해성 평가, IFRA 규정 준수 (Estee Luader Dr. Mihwa Na) △ EU 화장품 규제 동향 및 규제 예측 (COSMED Dr. Caroline Bassoni) 등이 발표됐다.
먼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이정표 실장은 ’글로벌 화장품 안전성 규제 개요 및 대한민국 안전관리 동향‘을 발표했다. 그는 EU 국가에서의 화장품 위해평가 체계(2트랙)을 소개하고, 제품정보파일(PIF)의 수록 정보를 설명했다. 이 실장은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part A)의 ’이상반응‘의 경우 한국 기업들은 출시 전 자료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출시 후에도 소비자의 반응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업데이트 해야 한다”라며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 업데이트는 우리나라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대만도 PIF 관리방법을 수립하고 △ 특정용도 화장품 2024년 7월 1일 △ 영유아용, 구강·입술·눈 화장품 2025년 7월 1일 △ 일반화장품 2026년 7월 1일 각각 시행 예정이다.
덕성여대 정주희 교수는 ’In-silico 기법을 이용한 화장품 성분 안전성 평가‘를 소개했다. In-silico 프로파일 작성 지침은 ① chemistry(물리화학적 특성)-국내외 데이터 수집 ② 용도 ③ 독성학 정보(toxicokinetics, toxicity) ④ 데이터베이스에 실험데이터가 없는 경우 GHS 유해성, 휴먼 데이터, in-vitro test ⑤ QSAR 모델 등을 충족해야 한다.
정 교수는 “차세대 위해평가 접근법의 하나로 2024 화장품 성분 안전성 평가 연구사업을 통해 400가지 성분의 안전성 평가를 시행했다. in silico 모델 결과의 기술 방법으로 △ in silico 모델 결과와 일치할 경우, 그 결과를 기술 △ in silico 모델 결과가 상이할 경우, 불일치를 기술하고 결과를 첨부 △ 해당 화학물질의 구조 정보가 불충분해 QSAR 모델링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 △ QSAR 모델 적용 결과 해당 화학물질이 적용 가능 영역 밖일 경우 등을 각각 기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에스티로더 Dr. Mihwa Na는 포뮬러의 피부 감작성 식별과 정량적 위해평가를 발표했다. 감작성은 패치에 의한 관찰 결과 시험대상의 15~20%에서 Key event 1~4단계에서 염증(자극)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 in chemico & in vitro data ▲ in silico data ▲ in vivo data ▲ Human data 등을 수집해 제품에서 정량적 위해평가로 AEL/CEL 〉 1이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COSMED 카롤린 바쏘니(Caroline Bassoni) 규제담당자는 “화장품 기업에게 친환경 쓰나미가 강타하고 있다. 코스메드는 프랑스의 1030개사가 모인 프랑스 제1 화장품협회로 중소기업이 80%가 참여한다, 유럽의 그린딜(Green Deal)의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이에 대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럽 그린딜은 화장품 관련 환경 이슈로 ➊ 패키징 재질 폐기물 ➋ 물 오염 ➌ 생물 다양성 ➍ 기후변화 등을 제기하고 있으며, EU 위원회는 ▲ 소비자 안전 ▲ 환경 보호 ▲ 시장 공정성 ▲ 지속가능한 기준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패키징은 재활용 → 재사용 → 과대포장 줄이고 감축 등 3단계 에코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다. 바쏘니는 “프랑스에선 패키징의 ’재사용‘ 정의를 보면 △ 몇 회나 재사용 가능한지 △ 가능한 재사용의 횟수 △ 소비자의 건강, 안전, 요구사항 반영 △ 포장재의 최소 공간 비율 △ 포장재의 기능을 유지하고 다시 수리할 수 있는 디자인 등을 규정하고 있다. 2030년 1월까지 사용된 포장재의 40%를 재사용해야 한다”라며 "친환경 쓰나미가 화장품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화장품의 80%를 구성하는 물(水) 오염도 문제다. 도시 폐수의 주범으로 제약(66%)과 화장품(26%)이 꼽히며, 두 산업이 132억유로를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염원을 배출하는 산업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광고나 홍보에 친환경을 주장하려면 근거 제시는 물론 한발 더 나아가 ‘환경에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표기할 정도로 그린딜은 요구한다.
바쏘니는 ”이에 따라 친환경 라벨, 인증을 받으려면 새로운 규정에 따라 추가로 인증을 받아야 하며 관련 비용도 발생할 가능성 높다“라며 ”미세 플라스틱, 실리콘 D5 & D6, PFAS, 물 문제 등 화장품 업계로선 새로운 도전 과제를 받아든 상태“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2024 국제 화장품 안전성 심포지엄’은 둘째 날(21일 ‘최신 대체 시험법 트렌드‘를 주제로 △ 대한민국의 화장품 위해평가 체계 (단국대학교 김규봉 교수) △ 화장품 성분 안전성 검토 (CIR Dr. Jinqiu Zhu) △ 동물대체시험법 접근 방식 (Estee Lauder Dr. Mihwa Na) △ 규제 의사결정을 위한 NGRA 활용 촉진 협력 방안 (ICCS Dr. Donna Macmillan) △ 예측시험법을 활용한 천연추출물 안전성 평가 (이화여자대학교 임경민 교수) 등 최신 연구 동향과 실제 적용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 용어설명
독성동태 (Toxicokinetic)
체내에서 화학물질이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는 과정(ADME)을 연구하는 과학적 분야. 약물동태(Pharmacokinetics, PK)와 유사하지만 독성동태는 주로 독성 물질이나 화학 물질의 체내 거동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 독성 위험을 평가하고 안전한 노출 한계를 설정할 수 있음
새로운 접근 방법론 (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
동물시험을 대신하여 화학적 위험 및 위험평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 방법론, 접근법 또는 이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세포주를 사용한 시험관 내 시험법 또는 컴퓨터 기반 예측 모델을 사용하는 in-silico 알고리즘 및 QSAR 등이 모두 포함됨
In silico (컴퓨터 내) 시험
컴퓨터 내에서 를 의미하며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모델링을 통해 생물학적 및 화학적 반응을 실험. (정량적) 구조-활성 관계 모델링, 구조적 또는 기능 유사성에 기초한 물질간 RAx을 사용하는 계산 접근법(ICCR, 2014)
TTC (Threshold of Toxicological Concern) 접근법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독성데이터가 없을 때 노출 수치가 특정 임계값 이하인 경우 해당 물질이 인체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고 간주하는 접근 방법 ('화장품 성분 안전성 평가 정보집'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