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라는 말이 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존경 받는 그날까지 버티다'라는 뜻으로 소설가 이외수가 2012년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존재를 걸고 버티다", ”견디고 또 견딘다“, ”엄청 힘든 과정을 거치거나 참는 상황에서 하는 말“ 등으로 쓰인다. 화장품 기업 사이에 ’존버‘가 절실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분기 화장품 경기는 오프라인 매출 감소분을 온라인 판매로 커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신 손 소독제와 손 세정제, 비누, 클렌징용품 등으로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수출도 3월 7.7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1~4월 누적 23.4억달러(+11.8%)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1 2분기 실적 빨간 불 하지만 5월 들어 부정적인 신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2분기 들어 기초 주문이 일부 있을 뿐 색조는 눈에 띄게 발주가 줄었다. 대신 클렌징류 등 홈뷰티용 제품으로 버티는 중”이라는 ODM업체 관계자의 말이 상황을 대변해준다. 손 소독제, 손 세정제도 포화상태라는 전언이다. 화장품 팔 곳도 구조조정으로 감소 중이다. 명동의 매장들도 휴업 내지 폐점 분위기다. 한 매장 관계자는 “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없는데 무슨 장사가 되겠나? 중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 쇼핑객의 86%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을 하지만, 정작 구매는 온라인에서 한다고 합니다.(지브라 테크놀로지스의 '제12회 연례 글로벌 쇼핑객 연구') 그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기 있는 상품이 자주 품절 되고 온라인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판매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충족되지 않는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온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현재 가장 큰 소비자층은 밀레니얼 세대(보통 1981년~1996년생)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untact) 소비가 강조되는 시점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뉴노멀(new normal)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들은 다른 말로 Y세대라고 하는데 전 세계 인구의 25억 명이 포함됩니다. 전 세계 소비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있는 소비세대이자 소비 주체입니다. 저 역시 이 중 한 명이고 그들의 소비패턴에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트렌드에 무척이나 민감한 그들은 각종 IT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고, 남들보다 먼저 구매하며 스마트폰을 잠시라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활동이 활발합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을 즐기며 비싼 브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2019년 매출 보고서를 제출한 364개 기업의 성적표는 K-뷰티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전망을 중심으로 새롭게 리셋해야 할 때다. #1 '19년 실적, 세 곳 중 한 곳이 적자 첫째 비즈니스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졌다. ‘17년 사드 갈등 이후 K-뷰티가 정체되고 중국 로컬브랜드에 추격을 허용한 이후 이를 극복할만한 뚜렷한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스타기업의 상실이다. 몇몇 중견기업이 글로벌 브랜드에 인수된 이후 K-뷰티만의 신성장 동력이 사라졌다. 셋째 수익성 악화다. ’19년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세 곳 중 한 곳일 정도로 매출 팔림세가 시원찮다. 가격 경쟁을 뛰어넘는 기술력이나 트렌드 장악력이 떨어진다. 넷째 K-뷰티의 신뢰 하락이다. 중국 밴더나 총판과의 개런티 위주+총판권+지분참여 등은 신뢰를 잃은 바에는 독이 됐다. 또 국내 기업 간 제살 깎아먹기 경쟁만 치열하다. 제조원 표기로 인한 카피캣이 대표적이다. 사르트르의 표현에 의하면 “우리는 각자의 결핍대로 세상을 인식하고, 그것을 채우는 방향성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만일 지금처럼 K-뷰티가 구태의연함을 견지한
희소성(Scarcity)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물질적 욕구에 비해 질·양적으로 제한되고 부족하거나 드물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말이죠. 경제학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합니다. 희소성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높아야 하고 둘째는 그 제품을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욕망이 많아야만 합니다. 만약 가치가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양은 줄어드는데 욕망이 늘어난다면 희소성은 더 심하게 느껴지겠죠. 아무리 예쁜 조약돌이라도 다이아몬드의 값어치와 비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업체가 희소성을 비즈니스에 이용하곤 합니다. 특별한 기념일을 만들어 소량의 제품만을 생산한 후 제한된 기간 내에 판매하는 것이죠. 이는 소비자들이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되므로 그들의 충동구매를 유도합니다. 희소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마음을 움직이는 겁니다. 몇 년 전, 세 가지 색상의 남성 겨울 재킷이 입고 되었는데 검은색과 파란색, 빨간색 제품이었습니다. 남성 의류이다 보니 검은색이나 파란색은 전혀 문제가
오늘로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99일째를 맞았다. 열흘째 확진자가 10명 이내로 발생하는 가운데, 오는 5월 6일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생활 속’ 거리 두기로 완화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그저께에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이 공개됐다. 이는 ‘생활방역’이 일상화되는 세상을 맞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설사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더라도 경제·금융·사회 등 변화는 코로나 이전 상태로 회귀하기 어려운 세상으로 변할 조짐이라는 게 대다수 해외분석 기관과 석학들의 지적이다. #1 새로운 일상 지난달 16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생활 속에서 방역수칙 준수가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침착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째로 각 사업장, 기관, 학교 등은 ‘아파도 나온다’라는 문화를 ‘아프면 쉰다’로 바뀔 수 있도록 근무형태나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밀집된 근무환경 등은 적극 개선하고, 주기적으로 환기와 소독을 철저히 시행하며, 온라인‧재택근무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새로운 일상의 세부 내용이 4월 24일 발표된 ‘생활 속
‘화장품 불량정보 사냥꾼’으로 유명한 화장품비평가 최지현이 신간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갑니다〉를 펴냈다. 제목에서 풍기듯 소비자가 즐거운 화장품 쇼핑을 ‘과학’으로 설명한다. 성분마케팅에서 과학으로, 익명의 후기+전문가에서 정부+화장품과학으로의 신뢰 이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 화장품 쇼핑이 노동이 된 이유? 화장품은 과학의 산물이자 소비자 선택으로 그 수명이 결정된다. 선택의 바로미터는 신뢰다. 현실에선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식약처와 과학은 뒷전으로 밀리고, 비과학적 해석의 성분표와 SNS에 떠도는 리뷰가 소비자를 혼란케 한다. 왜 소비자는 환경단체에 불과한 EWG와 성분마케팅 쇼핑몰 화해(앱), 일부 인터넷 비전문가의 말을 듣고 제품을 사러 가는 걸까? 이에 대해 화장품 비평가 최지현은 “화장품은 성분 하나하나를 치밀하게 따질 정도로 예민하게 선택할 물건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화장품이란 피부보호 외에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은 허락된 양만 쓰이도록 규제되어 있기 때문에 “화장품을 취향으로 즐기고 과학으로 이해하자”라고 그는 강조한다. “성분표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고, 불량 정보와 전문가 의존에서 벗어나서 화장품의 효과와 한계에 대한 정확
성과만이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가 꼭 동반이 되어야 하고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케팅은 결국 과정이 아닌 추후 결과물로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한 지 4년여가 지났습니다. 기존 유통과 리테일사업, 세일즈에 초점을 맞췄었던 지난 시간과는 달리 새로운 분야여서 흥미와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사실 세일즈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전 단계가 바로 브랜드 마케팅입니다. 어떻게 보면 거꾸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 어쩌면 남과 다른 차별화라고 생각합니다. 팔아본 사람이 시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브랜드의 존재감을 더욱 실감하기 때문이죠. 기존에는 제품에만 초점을 맞춰야만 했지만 이제는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과 마케터로서의 가치를 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과 달리 전혀 다른 방식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 탈 일이 많아졌습니다. 작년 한국 출장 비행기 안에서 여름 한 달 비행거리를 계산해보니 6만 8천킬로미터였습니다. 지구 둘레가 약 4만킬로미터라고 하니 한 번 반 이상을 비행한 셈
지난해 한국과 홍콩, 미국을 넘나들며 많은 회사와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독특한 제품도 많았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제품도 많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창업자들이 제품에 대한 큰 자부심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이었죠. 남과 다른 부분을 강조하고 세상에 유일한 제품이라 설명하는 모습과 직접 제품을 작동시키며 관심을 끌어오려는 노력도 보기 좋았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 부스 앞에서 오래 머물렀던 기억은 없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머릿속에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완벽히 갖고 싶다고 할 정도의 제품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물론 이 제품들이 우수한 제품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성능도 우수하고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것도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아니면 예상했던 제품이 대부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물론 아이폰의 등장처럼 파격적인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예상 못 했던 제품을 발견한 지가 꽤 오래된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많은 제품들이 혁신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특히 혁신의 대명사라고 불리던 애플 역시도 혁신이 퇴색되었고 감동이 사라졌다는 핀잔을 받고 있죠. 물론 애플은 지난 10년간 충분히 혁신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