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메일을 체크하는 것이 첫 번째 일과입니다. 광고 이메일을 하나하나 지워가면서 체크하고 음악을 듣기 위해서 유튜브를 틀면 또 다시 광고 영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어서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나면 타임라인에는 최근 주요 관심사인 비트코인이나 다이어트 관련 광고 글들이 자연스럽게 노출이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광고에 노출되어 살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려는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많은 사람에게 마케팅은 귀찮은 광고로 여겨지고, 반복적인 정보에 소비자들이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적인 공간으로 여겨졌던 소셜 미디어도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점점 비즈니스 광고 채널로 바뀌면서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노출은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데는 충분히 효과가 있겠지만 그로 인해 소비자에게 나쁜 이미지를 함께 심어준다면 과연 ‘올바른 마케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많은 업체의 마케팅을 대행하고 있으면서 가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마케팅이란 곧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하는데 혹시나 소비자를 피곤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봄이 왔어도 여전히 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새봄을 시샘하는 듯 꽃샘추위가 가실 줄 모르는 3월 초의 어느 날 한 명의 아리따운 여직원이 인사를 하러 왔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미용연구실에 새로 입사한 정대리 입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 및 부탁 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녀의 인사는 틀에 박힌 말이었지만 매우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정대리는 이미 결혼한 30대초반의 유부녀였지만, 미용연구실 직원답게 짙은 화장과 세련된 복장으로 작은 키와 통통한 몸매를 티가 안나게 커버하였으며, 눈이 크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짧은 단발 헤어 스타일로 더욱 부각시킨 것이 뭔가 메이크업 쪽으로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확 들어왔다. 그녀는 이미 타사에서 많은 품평 및 상품 기획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색조제품에서 중요한 칼라 및 트렌드에 밝아 그 동안 기초화장품 중심인 미용연구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특별히 M&C를 위해 영입한 인재였다. 화장품 개발에서 R&D만큼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미용연구이다. 미용연구는 말 그대로 미용을 R&D하는 곳이다. R&D가 기술적인 측면에 치우쳐서 화장품의 최신 기술 및 원료를 찾고 개
“그런데, 한 가지 의견이 더 있습니다.” 신팀장은 디자인이 결정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경영진이 떠나기 전에 얼른 일어서며 말을 했다. “지난 번 사업개발부에서 소비자 조사했을 때는 디자인이 없이 진행하다 보니, 제품과 브랜드의 연결이 안된 상태에서 기 형성된 M&C의 브랜드 이미지만으로 조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명확한 타겟과 컨셉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M&C 브랜드와 함께 이 디자인을 보여주며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한번 하고 싶습니다. 이 것이 검증되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면서도 이것이 과연 바른 길인지 왠지 꺼림칙해서 자신 있는 일이 진행될 것 같지 않습니다.” 신팀장의 제안에 민이사가 거들었다.“좋은 생각입니다. 사장님! 이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입니다. 신팀장, 조사 때문에 런칭이 지연되진 않겠지?”“네, 이사님. 다른 일에 방해되지 않게 병행해서 함께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민이사의 도움에 신팀장은 대표이사의 허락을 받고 지난 번 정량조사를 실시했던 D사의 엄대리와 다시 함께 조사를 하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지난 조사를 통해 브랜드를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는 엄대
한 달이 지나 드디어 M&C색조 디자인이 나왔다. 처음 봤었던 스케치와는 달리 기대 이상으로 매우 감각적인 실버 메탈릭 디자인이 나왔다. 목업은 원형과 정사각형으로 두 가지 안이 나왔는데, 신팀장은 원형이 더욱 슬림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지만, TFT 멤버들의 의견은 각각 반으로 갈라졌다.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신팀장은 긴급 제안을 하였다. “자, 우리 이렇게 합시다. 우리끼리 떠들어대지 말고 소비자 조사를 해봅시다. 서대리 목업은 몇 개씩 만들었죠?”“시간에 쫒겨 이거 각 한 개씩 만드는 것도 간신히 했어요.”“한 세트만 더 빨리 만들 수 있나요?”“2주는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더 당길 수는 없어요.” “그러기엔 우리가 너무 급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사각형 디자인 한 세트와 원형 디자인 한 세트를 각각 하드보드 지에 붙여서 2인1조로 해서 2개 조가 매일 거리에 나갑시다. 내일 한 조는 오전에 패션거리인 압구정과 강남으로 가고, 한 조는 대학가를 대표하는 신촌과 홍대로 갑니다. 그리고 각 조는 오후에 지역을 바꿔 각 지역에서 최소한 100명, 두 지역에서 총 200명에게 선호도 조사를 하십시오. 또 다음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을 참 많이 보게 됩니다.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하여 주변 환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걷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하네요. smart phone(스마트폰)과 zombie(좀비)의 합성어죠. 단순히 음악을 듣고 걸을 때는 괜찮지만 소셜미디어를 실시간 확인하거나 비디오 영상을 보는 경우에는 시선이 스마트폰에 가 있기 때문에 보행사고의 우려가 높은 스몸비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감상하고 쉽게 촬영할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글로 전달되던 콘텐츠에 비해서 동영상은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죠.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라이브 서비스나 동영상 플랫폼을 꾸준히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셜미디어에서 동영상 콘텐츠는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신경 쓰는 분야가 바로 동영상 콘텐츠 제작 부분입니다. 트렌드뿐만이
20여 년 전 화장품업계에 첫 발을 들였을 때는 지금과 같은 K-뷰티의 성공을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화장품 전문 매장인 프랑스 세포라와 독일 더글라스, 일본 로프트, 중국 왓슨, 홍콩 사사 등에서 한국산 제품을 간단히 찾아 볼 수 있어 화장품 업계 종사자로써 큰 기쁨을 느낀다. 한국 화장품의 해외수출액은 2017년 49억5000만 달러(한화 약 5조 5,900억원)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10월까지 57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4조원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5대 유망소비재 품목으로 정부 수출통계에 잡히는 등 수출효자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분야로만 볼 때 수출액 기준 세계 5위로, 글로벌 유통체인에서는 한국 브랜드사의 화장품 수입과 소싱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출액의 63%가 중국과 홍콩으로 편중된 현실을 감안하면 유럽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다변화는 과제로 남아있다. 화장품을 수출하려면 해당 국가별로 비관세장벽이라고 할 수 있는 위생허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유럽 화장품인증(CPNP), 중국의 위생허가, 사우디아라비아 표준청(SASO),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 등 국가별
“이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신팀장은 조윤희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조윤희는 사업개발부의 인재로서 불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적극적이며 스마트한 직원이라며,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하였다. “그런데 사업개발부도 매우 중요한 부서인데…, 송팀장도 그렇고…, 게다가 신팀장이 있었던 곳 아닌가?” 민이사는 해외파인 송팀장을 잘 보고 있었던 터라, 사뭇 주저하는 눈치였다. 신팀장은 안되겠다는 듯이 단호히 입을 열었다. “다름이 아니라 송팀장과의 관계 때문에 조윤희씨가 그만 두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문제라서 제가 이사님께 자세히 말씀은 드릴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우리회사는 조윤희씨 같은 인재를 놓치면 안됩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꼭 잡아야 합니다, 이사님.” 신팀장은 차마 송팀장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윤희를 잡아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은 충분히 전달하려 노력하였다. 마침내 민이사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네. 뭐가 되었든 그런 인재가 회사를 떠나면 않되지. 내가 오후에 송팀장을 만나 볼 테니, 기다려 보게나!” 신팀장은 고개 숙여 크게 인사하며 고마움을 표하고 자리로 돌아가 이내 일 속에
신팀장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마냥 놀라 어리둥절해 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조윤희를 회의실로 데려 갔다. 회의 실에 들어오자 조윤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잘 아시잖아요. 사업개발부에 있을 때부터 송팀장님 때문에 저 힘들어 했던 거요. 이젠 도저히 안되겠어요. 그냥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미리 인사도 할 겸 찾아왔었던 것인데, 진짜 이른 아침 시간 아니면 얼굴보기 힘드시네요.” 이미 조윤희는 마음의 정리를 다한 사람처럼 보였다. “윤희씨! 뭔 소리야? 그만 두면 안되지.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M&C 브랜드를 들여왔는데, 윤희씨가 결실도 맺기 전에 떠나면 안되지.” 신팀장은 순간 ‘앗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여지 것 조윤희를 잊고 있었을까? 기초 담당자를 계속 마케팅 부서 내부에서만 고민했었는데, 조윤희를 전혀 생각조차도 못했던 것이다. 작년 조윤희와 깊은 포옹을 했을 때 떨리던 감정의 끝자락이 다시 새롭게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신팀장도 자기도 모르게 쏠리는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조윤희를 무의식적으로 잊으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언젠가 윤희씨랑 성준이는 나랑 다시 꼭 일할 거라고 말했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