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화장품 유통점 경쟁, ‘내실과 확대 사이’

올리브영...출점 속도 조절, 점포당 매출액 상승 전략
롭스·랄라블라...그룹 내 매장으로 화장품 확대, 로드숍...편집숍 변신 아이디어 짜내기 한창

화장품 유통업계에 매장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H&B숍 카테고리에서 올리브영의 독주를 막고, Z세대를 공략하려는 유통기업들의 출점 확대 전략이 올해 가시적 성과로 나오기 때문. 이에 맞서 로드숍은 타사 브랜드 취급은 물론 화장품 외에 생활용품으로의 품목 다변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리브영이 올해 200개 매장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년 초까지 빠른 출점 여파로 점포당 매출이 둔화되면서 성장성이 다소 약화된 때문. 이에 따라 출점 속도를 조절하면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점포당 매출 상승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랄라블라와 롭스는 현재 각 190개, 111개의 매장을 확대한다. 롭스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슈퍼(420개)와 하이마트(460개)에 롭스를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도 GS슈퍼마켓에 랄라블라 입점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는 ‘시코르’ 매장을 올해까지 4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은 작년 말까지 6개를 늘렸다. 특히 6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에 4층 규모로 출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은 라이브 강남에서 59개 브랜드를 함께 진열하며 크로스 판매를 시작했다. 성과 여부를 파악, 취급 점포를 늘릴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의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은 VT코스메틱과 방탄소년단이 컬래버한 제품을 독점 론칭하며 타사 브랜드 취급을 알렸다. 향후 협업 브랜드 발굴을 지속한다.


더페이스샵의 네이처컬렉션으로의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2016년 1138개였던 매장은 2018년 804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네이처컬렉션은 68개에서 369개로 늘어났다. 화장품 외에 생활용품 쇼핑까지 가능한 곳으로 변신 중이다.


미샤는 작년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하며 다수 매장의 리뉴얼을 진행했다. 최근 미팩토리(코팩)와 제아H&B(화장품 수입·유통), 지엠홀딩스(더마화장품) 등 M&A 행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했다. 미샤 매장도 올해 직영점 형태로 750개까지 늘린다.


재벌 유통 공룡들이 화장품 취급을 늘리는 이유는 의류패션, 가전, 생활용품이 부진한 데 비해 화장품 소비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 또 한국 방문 관광객의 주요 쇼핑 품목 조사에서 화장품이 1위(64.3%)였다. 2위는 식료품(41.6%), 3위 의류(40.6%), 신발(16.0%), 인삼(12.3%) 순이다. 해외 소비자들의 국내 온라인 쇼핑몰 주요 쇼핑 품목도 화장품(75.8%)이 1위로 2위 의류패션 및 관광상품(13.9%)을 압도한다.


한편 2019년 업태별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서도 홈쇼핑(110)과 온라인쇼핑(103)은 긍정적이나 백화점(94), 대형마트(94), 편의점(71), 슈퍼마켓(80)으로 부정적인 점도 한몫 했다.


H&G숍의 주도권을 쥔 올리브영이 내실 쪽이라면, 롭스와 랄라블라는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해서 매장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로드숍의 원 브랜드→멀티 브랜드화는 당분간 이어질 추세다. 판매가 부진한 매장은 줄이되, 옴니채널 전략으로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의 강세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경쟁력 때문이다. 타 H&B숍은 매장 확대만큼의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로드숍의 변신은 뚜렷한 방향성이 없다. 좀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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