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보복적 소비‘에의 대응

[취재파일] 코로나19 영향 속 암중모색 K-뷰티 기업들...이커머스 전략 다듬을 시점
중소기업연구원, 중국 ’보복적 소비‘ 도래에 대응해야...Safety Korea, Clean Korea 이미지 활용

코로나19로 화장품업계가 얼어붙었다. 매출 하락에 누구랄 것 없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수출 매출이 전부이고 내수 매출은 0인 우리 회사는 멘붕 상태다. 신규로 진행이 확정 됐던 스페인, 폴란드 등 유럽이 멈추었고 동남아도 멈추었다. 미국도 딜레이, 참가 예정이던 국내외 전시회도 모두 캔슬되거나 연기됐다”는 A대표의 답답함이 현재의 상황을 대변한다.


#1 올스톱 중에도 ’일손‘ 놀리는 화장품 기업들


어느 기업인은 “매월 해외 출장으로, 국내 업체 미팅으로 바빴던 생활이 그리울 뿐 무얼 해야 하는데 할 수 없는 멘붕 상태가 안타깝다”고 했는데, 그게 불과 두 달 여 전이다. 그래도 페북, 단톡방마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할 수 없다. 저와 우리만 힘든 게 아니다. 국가도 국민도 모두모두 힘내서 어려운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라는 각오와 응원이 메아리친다.
 
중국비즈니스네트워크 장래은 회장은 “지금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심각한 경제 전쟁이다. …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긴 터널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밝아온다. 모두 힘을 내어 우리의 멋진 아침을 준비하자. 힘내라 대한민국!! 우리 국민 파이팅!!”이라고 페북에 응원의 글을 올렸다.


100여 개국이 문을 잠근 와중에 스스로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중국과 베트남으로 용감히 나선 기업인들도 있다. 그들이 보내온 ‘자가격리 14일의 고난 스토리’는 해외시장 개척의 엄혹한 현실과 투지가 서려있다.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뭐라도 해야지.” B대표는 코트라가 진행하는 ‘화상상담’에 나섰다. 잇단 해외전시회 연기 소식으로 올해 계획이 엉클어진 상태에서 화상에서라도 바이어를 만나겠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러시아, 파키스탄 등과 상담했지만 직접 만나서 제품 포인트와 특징을 설명하는 거와는 온도 차이가 있다”는 불만족도 있지만, “코트라에서 바이어와의 추가 상담 제의를 하는 등 관심에는 고마움을 느낀다”고 그는 전했다.


#2 사스 vs 코로나19 비교


중국 샤홍수와 핀둬둬에 계정이 있는 C대표는 춘절 기간 주춤하던 매출이 회복기미가 보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D대표는 라이브방송을 통해 한 달도 안돼 5만여 개를 판매했다. 소비자 맞춤형으로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내리는 기획으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최근 중소기업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에 대비한 중기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2월 하순 들어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3월 하순 정점을 예상”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손실이 큰 중국이 글로벌 경제 비중 확대와 동시에 경기 회복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전제 하에 한국 정부도 ‘회복 추구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단 이전의 사스, 메르스 때와 비교하면 질병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비교적 단기에 그쳤다. 전염병이 진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경기도 빠르게 반등해 3~4개월 후에는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사스, 메르스와 달리 전개과정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고, 수요·공급 충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 사스 때는 제조업과 투자 비중이 컸지만 코로나19 때는 서비스업과 소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민심 이반과 정치, 사회체제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경제회복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3 이커머스에서 ‘Safety Korea’를 한류로 활용


실제 중국 정부는 오늘(25일)부터 후베이성 봉쇄를 풀고 우한도 4월 초에 해제할 예정이다. 이후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하고 상반기 손실을 수습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들로, 하반기 시장에 자금이 풀리면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이른바 ‘보복적(报复性) 소비’가 경제성장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때마침 소비자 70% 이상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중국의 소비 확대는 국내 중소기업의 생산활동 및 대중 수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대중 수출은 국내 소비와 연관산업 활동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서비스업의 영향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①이커머스 플랫폼의 해외직구 절차의 애로 요인 해소 ②즉각적인 서비스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해외에서 선진적 방역으로 화제를 모은 ③Clean Korea, Safety Korea 이미지를 확산하고 ④한국 방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⑤코로나 19 사태 시작과 종결은 경제적으로 한국 시간이 아니라 중국 시간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중국 관점에서 소비회복에 대응하라는 제언이다.


#4  ‘K-브랜드’로 소비자 직접 판매 대응


앞서 사례에서 보듯 중국 이커머스에 진출한 기업들은 중국 회복과 함께 매출이 평균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 1~2월 대 중국 화장품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4억 달러였다. 점유율은 42.9%에 달한다. 미국은 7천만달러로 –13%로 역성장했다.


소비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19 영향은 온라인쇼핑의 폭발적 증가로 특징이 드러난다. 이에 따라 K-뷰티의 이커머스 진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현재 K-뷰티는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로컬 브랜드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에 유통공룡들의 PB에 치이는 3중고를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K-뷰티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한국산 제품을 모방하고 개선시킨 PB를 내놓은 유럽 유통업계의 횡포와 견제가 깔려있다.


따라서 유통 공룡들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소비자 직접판매(D2C) 브랜드화가 절실하다. 유통 파워를 이용해 PB상품 출시와 개선에 활용하는 세포라와 타깃 등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D2C 모델을 채택한 브랜드는 브랜드의 발견부터 쇼핑, 배달, 구매 후 경험에 이르기까지 전체 프로세스에서 각각의 소비자와 교류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더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소비자의 직접적인 피드백과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지속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은 ‘미국 K-뷰티, 온라인 마케팅이 승부 가른다’고 진작부터 예상했다. 중국 수입화장품시장에선 J-뷰티에 1위를 빼앗긴데다 탈환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온라인 마케팅에서 K-뷰티가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혁신 제품 출시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K-브랜드 양성이 시급하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보복적 소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K-뷰티가 살아난다. 기회를 당장(now)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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