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소매판매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증가하였으나 최근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32.8조원(‘20) → 34.99조원(’21) → 37.5조원(‘22) → 35.1조원(’23) → 34.3조원(‘24) 통계청] 이에 대해 중산층의 소비 부진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소비부진이 2·3분위 소득계층에 해당하는 중산층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간 소비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시점(2019년)을 기준(100)으로 가계소득분위별 실질 소비지출액(물가상승분 제외)을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지속된 소비위축이 ‘허리계층’인 중산층 (2·3분위)을 중심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소득층(1분위)의 경우 오히려 소비지출액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고소득층(4·5분위) 역시 코로나 이후 3년까지는 소비지출액이 소폭 감소하였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회복추세이다.
대한상의는 “저소득층(1분위)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소비를 유지하고, 고소득층(4·5분위)은 자산증가와 소득 회복으로 빠르게 소비를 정상화하고 있는 반면, 중산층(2·3분위)의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중산층(2·3분위) 한계소비성향의 감소폭도 두드러지게 크게 나타났다. 2분위의 한계소비성향(%)은 2019년 90.8에서 2024년(1~3분기) 81.8로 하락했으며, 3분위 역시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산업연구원 구진경 서비스미래전략실장은 “2·3분위 한계소비성향 감소는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저하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 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중위소득 계층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와 이자비용 증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여력이 급격히 하락한 상황으로, 소비회복을 위해 중간계층 현금 흐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화장품이 속한 기타상품, 서비스의 소비지출액(실질) 증감 추이를 보면 100(‘19)을 기준으로 110(’20) → 111(‘21) 이었으나 코로나 직후 92(’22) → 92(‘23) → 94(’24)로 나타났다.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다.
비슷한 품목으로 의류·신발, 기타상품·서비스(개인용품, 보험료 등) 등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식료품·비주류 음료, 가정용품·가사서비스와 같은 품목들도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특수한 상황(팬데믹) 속에서 소비가 급증했다가 2022년 이후 대내외 경기요인과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더욱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단국대 정연승 교수는 “이러한 품목들은 소비부진이 이대로 장기화될 경우 공급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소비진작을 넘어 관련 산업의 수익성과 매출제고를 위한 종합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화장품의 소비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화장품 기업들의 가격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리브영 vs 다이소의 경쟁 구도가 화장품기업들의 포지셔닝과 가격정책에 고민을 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이소의 건기식 진출로 다이소 vs 올리브영 vs 약국의 전쟁도 볼만해졌다.
현재 다이소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 더샘, VT코스메틱 등 대기업부터 중소 인디브랜드까지 작년 말 기준 60여 개 이상 입점했다. 뷰티 매출도 144% 이상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1~2만원대 저렴한 가성비 제품부터 중간 가격대(4만원), 고급 브랜드(10만원)까지 선택지가 넓다. 다이소 뷰티제품은 1천원, 2천원, 3천원, 5천원으로 고정됐으며 기본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간소화된 성분과 패키징을 통해 가격을 낮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의 저자 신윤창 작가는 “소비자는 편익-가격=가치의 공식을 따른다. 이럴 때 타 상품과의 비교를 통해 돈을 지불할 의향을 가지는 금액인 유보가격과 더 낮아지면 품질에 의문을 가져 구매하고 싶지 않은 최저수용가격 사이에서 구매 결정을 한다”라고 설명한다.
기업은 목표 원가 책정(target costing)이 필수다. 다만 소비 위축의 장기화 우려 시점에서 “소비자에게 ‘돈의 가치’를 전달하고 치열하게 차별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