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마스크팩, 프로모션 의존·트래픽·선물용으로 추락

[취재파일] ’할인‘ 없이 팔지 못하는 마스크팩...국내 기업 간 ’과열·과당·과잉‘ 경쟁으로 ’K-마스크팩 성장' 한계 부닥쳐

원진이펙트의 마스크팩 저가 공세와 슈퍼카 경품은 K-마스크팩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마스크팩의 성장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뉴스를 접한 업계의 공통된 이야기는 “마스크팩 단가가 무너지면서 마진이 적어져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데 모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원진이펙트는 중국 유통상과 왕홍을 대상으로 슈퍼카 경품 이벤트를 구상했을까?


메디힐, 리더스, 제이준, SNP, 파파레서피, 닥터자르트 등이 내놓은 K-마스크팩은 2016년 절정의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힐은 4015억원(’16년)의 매출을 올려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로써 마스크팩은 K-뷰티의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품목으로 분류됐다. 



’18년 제이엠솔루션이 5억장 이상을 팔아치우는 대공세를 펼치면서 또 한번 K-마스크팩 신화를 써내려갔다. 지피클럽은 ‘496억원(’17)→5137억원(‘19)으로 10배나 매출이 뛰어오르며 업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그런데 업계는 지피클럽의 승승장구를 편하게 응원할 수 없었다.


그동안 K-마스크팩의 암묵적 지지선인 단가 3천원→2천원으로 무너지며 마진이 대폭 줄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 기업의 단가 하락은 해당 품목의 동반 단가 하락을 불러온다. 타 마스크업체들은 유통상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 줄줄이 단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중국 로컬기업과 유명 브랜드들도 시장에 마스크팩을 대량으로 쏟아내면서 마스크팩 카테고리는 과잉 생산,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그 여파는 마스크팩이 주력 품목인 주요 기업들의 매출을 크게 끌어내렸다. 엘앤피코스메틱의 매출은 ‘3207억원(’18)→2349억원(‘19)로 –27%로 떨어지며, IPO 연기에 3년째 매출하락을 겪고 있다. 작년 주요 마스크팩 기업들인 ▲에스디생명공학 ‘1566억원(’18)→1566억원(‘19) –0.2% ▲리더스코스메틱 ‘1392억원(’18)→956억원(‘19) –31.3% ▲코스토리 ‘1435억원(’18)→943억원(‘19) -34.3% ▲제이준코스메틱 ‘1302억원(’18)→540억원(‘19) –59.1% 등으로 매출 감소에 당기순이익이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피클럽도 ‘5544억원(’18)→4687억원(‘19) -16%로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대표적인 마스크팩 OEM/ODM인 콜마스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이 ‘735억원(’18)→374억원(‘19)으로 반토막났다. 타 마스크팩 관련 제조사들도 유례없이 고전 중이다.


브랜드사 치고 마스크팩 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을 찾는 게 쉬울 정도로 마스크팩 시장은 과열됐다. 제이엠솔루션, 원진이펙트 등 후발 주자들이 잇달아 마스크팩 시장에 진입하면서 저가 공세에, 카피캣 제품을 쏟아냈다.


중국 유통관계자는 “마스크팩은 가격 교란이 심한 품목이다. 타오바오에서 마스크팩 할인이 빈번해 소비자들이 정가대로 사지 않는다. 할인된 마스크팩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세일 때만 구매한다. 세일 없이는 마스크팩 판매 자체가 안된다”라고 말한다.


왕홍 마케팅 관계자는 “타오바오나 티몰에서 마스크팩은 업체마다 갑당 1~3위안 손해 보고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가로 산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찾아보기 힘들다. 또 주력 판매상품을 위한 이벤트용 미끼나 팬 선물용으로 흔히 사용되는 품목이 마스크팩“이라고 사정을 전했다. 그는 ”왕홍들은 마스크팩을 트래픽 용도로 쓴다. 기업들도 손해 보더라도 트래픽을 쌓아야 티몰, 티몰글로벌에 올라갈 수 있어서 마스크팩을 활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애초 마스크팩은 화장품 소비의 첫 단계에서 팔리는 기초 제품. 아직 화장법이 덜 알려진 중국시장에서 ’1일 1팩‘이라는 슬로건으로 마스크팩 업체들이 대거 물량을 늘리면서 호황을 맞았었다. 이젠 중국 화장품시장이 성숙해지면서 마스크팩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선 K-브랜드 마스크팩이 극히 일부만 남고 매대에서 사라졌다. 유럽 세포라는 K-브랜드 마스크팩 매대를 없애고 세포라 PB로 ’made in Korea’ 제품을 버젓이 진열한다.


K-마스크팩은 K-뷰티를 알리는 대표 품목에서 이젠 프로모션 의존용, 트래픽용, 이벤트용으로 추락했다. 트렌디(trendy)와 기술을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국내 기업 간 ‘유통+가격 질서’를 유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J-뷰티는 중국 시장에서 ‘천천히 확실하게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가는 전략으로 ‘19년 K-뷰티를 끌어내리고 1위에 올랐다. 호황이라고 물량을 대거 풀지 않고, 불경기라고 해서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J-뷰티만의 동업자 정신은 상황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K-뷰티는 국내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외국으로 ’과열‘을 그대로 가져간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K-마스크팩은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몰락을 재촉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은 화장품 판매액 상승률이 전체적으로 소비재 판매액 상승률보다 높으며, 집중 프로모션 기간에 매출이 급증해, 지나치게 프로모션에 의존한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진단한다. 프로모션은 중국 소비자에게 ’K-뷰티의 거품‘ 인식을 줄 수 있다. K-마스크팩의 추락에서, K-뷰티의 교훈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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