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플라스틱의 완전분해를 촉진하는 곰팡이 균주가 발견됐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은 경북대 정희영 교수진과 공동연구로, 국내 10여 곳에의 토양에서 분리한 200여 개 곰팡이 균주 중 7개에서 바이오플라스틱 분해능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옥수수와 같은 식물 바이오매스(biomass)와 미생물이 생산하는 고분자 폴리에스테르류를 이용하여 만든다. 그동안 바이오플라스틱은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토양 중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된다. 그러나 일부 바이오플라스틱은 자연계에서 완전분해가 어려우며 분해되는 데 수년 이상이 걸린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분해되기 힘든 바이오플라스틱은 ‘폴리카프로락톤 디올(PCL)’과 ‘폴리유산(PLA)’이며, 현재 의료용 튜브, 봉합사 등 의료용 소재를 비롯해 포장제, 코팅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이 찾아낸 분해능력이 높은 7개 균주가 분해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균주에 따라 분해할 수 있는 물질과 시간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곰팡이 ‘푸시콜라 아세틸레리아(Fusicolla acetilerea)’가 폴리카프로락톤 디올(PCL)과 폴리유산(PLA)을 모두 분해했다.
‘탈라로마이세스 피노필루스(Talaromyces pinophilus)’는 폴리유산(PLA)을, 효모인 ‘아피오트리쿰 포로섬(Apiotrichum porosum)’은 폴리카프로락톤 디올(PCL)을 분해했다.
폴리카프로락톤 디올(PCL) 분해는 균주에 따라 7~14일 정도 걸리며, 폴리유산(PLA)의 완전분해에는 45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PLA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환경 조건마다 PLA 분해 가능 미생물의 분포가 서로 다르며, 특히 토양에서 PLA가 분해 시작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토양에 자생하는 곰팡이를 활용하여 바이오플라스틱 폐기물을 분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분해효소 유전자 파악 등 분해 원리 연구를 추진하고 바이오플라스틱 생분해 공정에 활용하기 위해 이 균주들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생물은 분해자로 생태계 물질 순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미생물이 가진 분해능력을 오염정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찾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자원재활용법 시행에 따라 화장품용기의 재활용, 분리수거가 업계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근본적인 대응방법은 화장품용기의 생분해성 원료 사용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
현재 국내에서는 성진산업사(대표 김신겸)가 기술적으로 PLA를 사용한 투명용기, 캡 생산에 성공했다. 다만 신소재 가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일부 시험생산에 그치고 있는 실정. PLA 화장품용기의 완전분해를 촉진하는 곰팡이 균주를 찾는 실험이 이뤄진다면, 화장품업계의 숙제를 풀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관련기사 :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4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