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 대표는 대학시절 ”친환경을 실천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다음 세대가 건강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의 생각은 뼛속부터 자연(nature)에 올인, 브랜드 아세즈의 모든 제품에 속속들이 스며있다. 브랜드 철학+브랜드명+소재+용기+소비자 인식 등에는 “자연의 힘으로 피부 본연의 힘을 되찾고 싶다”는 박 대표의 신조가 배어있다.
그가 브랜드명으로 아세즈(Assez)를 정한데는 “아니온 듯 다녀가세요”라는 에코 슬로건에서 읽히듯 자연과 함께하는,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심이 바탕이 됐다.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의 ’푸르게 푸르게‘에 감명을 받은 이래 일과 삶에서 ’에코(eco)‘가 핵심 키워드가 됐다. 아세즈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준말이자 A to Z까지 자연과 함께 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는 ’집안의 가훈‘이라며 박 대표는 밝게 웃었다.
아세즈의 상품기획은 ▲믿을 수 있는 원료로 내몸에 안전하게, ▲자연유래 성분으로 세상을 공해 없이 건강하게, ▲자연의 힘으로 피부 본연의 힘을 찾는 세 가지 포인트에 주목한다. 때문에 모든 제품은 가격에 맞추지 않고 질을 우선으로 해 자연유래한 100% 고품질 소재를 기본으로 한다.
그런 그였기에 업계에서 먼저 생분해성(PLA) 용기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새롭게 론칭한 ’아세즈 피톤-허발 헤어 앤 바디 삼푸‘, ’아세즈 내추럴 피톤-허벌 주방세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PLA 용기를 고려한 것은 3년 전부터다. 내용물과 용기 모두 에코 서트를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용기에는 오가닉(organic) 문제가 있어 어려웠다. 그래도 필(必)환경은 놓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PLA(Poly Lactic Acid)는 옥수수 전분에 12가지 친환경 원료가 배합된 복합물질. 합성수지(PC, ABS 등)가 포함되지 않고 100% 생분해로 인체와 자연에 무해한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범용적인 물질 특성을 갖춰 친환경 수지로 평가된다. 합석한 PLA 용기 전문 성진산업사 김신겸 대표는 “생분해성은 매립 시 빠른 자연분해를 말한다. 보통 매립 후 45일이면 분해되기 시작해 퇴비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충 설명했다.
“자연유래 제품은 공산품처럼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는 원칙있게 생산된 제품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필환경 기업이 겪는 고충의 하나다.
박 대표는 “물론 색소, 방부제, 실리콘, 계면활성제 등은 아예 넣지 않거니와 점도를 올리려고 첨가물을 섞지도 않는다. 대신 방부제는 자사 개발 천연물질인 AMIZ를 사용하고 대체 자연유래 원료만으로 개발 제조해야 한다고 고집하다 보니 원가 압박이 세다”고 말한다. 이번 '시트러스 주방세제'의 PLA용기 사용은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시도함으로써 소비자가 느끼든 못 느끼든 ’기업의 진정성‘만은 분명하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싶었다는 게 박 대표의 바람이다.
현재 화장품업계는 ‘2030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통해 ①재활용 어려운 제품 100% 제거(recycle) ②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reduce) ③리필 활성화(refill) ④판매한 용기의 자체회수(reverse collect)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제기되는 등 궁극적 대안은 아니어서 ▲PCR-pet 100% ▲PLA 사용만이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의 대안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화이트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확정하고, 식물 같은 재생가능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화이트바이오산업을 추진 중이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화이트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도 발족, 생분해 플라스틱의 개발·연구 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성진산업사 김신겸 대표는 “화장품용기의 PLA 적용 물성개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SKC와 LG화학이 PBAT, CJ제일제당 PHA(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롯데케미칼, 삼양사 등이 기술을 확보하고 조만간 본격 생산에 나선다. 이들 원료의 압출, 사출 등 성형·가공기술을 적용한다면 화장품용기의 재활용 등급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세즈는 Reduce(줄이기)+썩히기(Rot)에 집중한다.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도 병행하면서 기술개발에 따라 생분해 소재 활용이 합리적이라는 게 친환경이 몸에 밴 박성희 대표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아세즈 내추럴 피톤-허벌 주방세제‘는 유기농 생분해 소재를 사용한다. 때문에 합성계면활성제, 합성방부제, 형광증백제, 인공색소 등 無 프리(free) 및 자연유래성분을 사용한다. 이들 성분은 6개월 이내 94% 자연생분해 인증완료 시험성적서를 받았다. 용기도 PLA(60℃, 습도 80%, 미생물 조건) 용기를 사용해 매립 60일 경과 후 분해된다.
이런 노력 끝에 주방세제로 어렵다는 유럽 에코서트(eco cert) 및 블루엔젤(BLAUER ENGEL) 인증을 국내 최초로 받은데 이어 샴퓨도 획득했다. 아예 농법부터 생분해도, 제조공정과 부산물, 인체무해여부를 검증받는데 성공했다.
아세즈는 ▲스킨케어(에센스, 미스트, 천연에멀젼오일) ▲클렌징(키토산 클렌징 비누, 샴푸, 치약) ▲생활용품(주방세제, 천연탈취제)의 카테고리에서 모두 ’내용물부터 용기까지 100% 자연생분해‘를 지향한다. 주방세제 내용물은 6개월 이내 생분해되고 용기는 100% PLA나 PCR을 사용한다는 원칙으로, 항균탈취제, 샴푸 등 전 제품에 하나씩 적용하기 시작했다. 패키징 박스도 크라프트지, 택배포장도 종이만 사용한다. COSMOS 인증을 받은 골든호호바오일, 에멀젼오일 등으로 피부 친화적 제품라인을 구성했다.
박성희 대표는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건강한 환경‘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대학생 등 MZ세대 서포터즈(아코프랜즈)를 운영 중이다. 그는 “아코프랜즈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다 보니 주부보다 주방세제를 더 많이 사용해 손이 거칠고 습진 등 트러블 경험이 많아 성분, 발림성, 향, 유해도 등에 민감하다”며 “미래 세대의 모니터링을 통해 환경평가를 철저히 검증, 개선된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는 숙명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은 생명공학을 택해 ’국내산 산야초 이용한 유해해충 방향성 억제물질‘ 논문을 썼다. 이를 토대로 ’해충의 살충 및 기피 작용을 갖는 혼합추출물 및 이를 이용한 제품‘인 AMIZ의 특허를 받았다. 이밖에 ’산양유, 우유의 유취제거 방법‘, ’노루궁뎅이버섯과 인삼을 이용해 면역력 증가효과를 내는 천연원료물질‘, '꾸지뽕추출물을 이용한 혈관노화지연' 등 특허물질을 꾸준히 연구 개발하고 멋진 작품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게 꿈이다.
“매년 식목일마다 나무 심기에 쫓아다닐 정도로 애썼고, 산에 다니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는 게 박 대표의 말. 그는 “자연은 온 듯 안온 듯 상관없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며 “우리 아이들이 만끽할 수 있도록 깨끗하고 건강한 자연을 되돌려 주고 싶다”고 희망을 전했다. 아세즈(Assez)는 그의 노력의 산물이자 자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