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 화장품 시장이 유럽이지만 K-뷰티 수출액 중 유럽 비중은 4%에 불과하다.(’22) 미국 점유율은 14%로 매년 증가세인데 비해 상대적으로 유럽시장 공략은 더디다.
코트라는 최근 보고서를 펴내고, “보수적이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만 최근 젊은 세대 중심으로 가치소비, 감성소비 등 새로운 소비형태가 보여지고 있다”며 “K-뷰티 인지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MZ세대를 겨냥해 진출할 것”을 추천했다. (유럽 화장품시장 및 규제 동향)
유럽 화장품시장의 트렌드는 ▲ 지속가능성의 확장 ▲ 컨셔스 뷰티 ▲ 웰빙으로서의 화장품 ▲ 셀프케어, 맞춤형 시장으로 심화 등 4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유럽은 환경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은 편으로 ESG 실천이 화두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와 업사이클링(up cycling)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성분은 물론 환경을 생각한 플라스틱 프리 패키징과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한 패키징 디자인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로레알은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프로그램 ‘미래를 위한 로레알’(L’Oreal for the Future)을 발표해 ESG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구의 한계를 존중하고 기후, 수자원, 생물다양성, 천연자원 등에 미치는 사업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탄소중립 달성 △ 2030년까지 공업용수를 모두 재활용하며 제품 패키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모두 재활용 자원 혹은 바이오 자원으로 사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컨셔스 뷰티는 친환경 뷰티 제품의 가치소비를 의미한다. 유해 화학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클린 뷰티, 동물에게 해을 끼치지 않는 비건뷰티,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신개념 소비문화다. 원료와 제조 공정, 패키지까지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해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 중이다.
셋째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신체적+심리적 웰빙으로 확장 중이란 점이다. 즉 규칙적인 운동, 균형잡힌 식단 등 자기관리로 삶의 전반적인 웰빙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화장품의 중요성도 확산 중이다. 화장품이 삶의 질 향상과 자아존중감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이다.
실제 유럽화장품협회(Cosmetics Europe)에 따르면, 71%의 소비자가 화장품 사용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는 느낌이라고 답했으며, 70%는 화장품은 자존감 형성에 중요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스트레스, 환경 우려를 예방 차원에서 화장품으로 관리한다는 것. 탈모 방지 샴푸, 트리트먼트 등 헤어케어 제품과 긴장 해소를 위해 방향 제품에 사용하는 아로마, 자연 향으로 심신의 평안을 추구하는 식이다.
넷째 코로나 이후 피부케어도 DIY가 대세다. SNS로 셀프 케어 제품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고기능성 제품으로 효과를 보기 원하는 소비층이 형성됐다.
피부트러블, 노화, 선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형성되고 셀프 케어로 심리적 만족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니들 인젝터, 경피 패치 등 기능별 전문화 제품, 여성의 생리주기, 폐경기 등 호르몬 변화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 등으로 출시되고 있다.
한편 유럽은 보수적인 소비성향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 사용하던 제품을 계속 구매하거나 새로운 제품의 경우 테스팅 및 후기를 검토 후 구매한다. 또 범용 기능 제품(모이스처라이징)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높다. 선케어, 데오도란트, 왁싱 제품 등은 여름에 한시적으로 사용된다. 유럽화장품협회는 “유럽 소비자가 매일 7개 이상 화장품을 사용하며 1주일간 13개 제품을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대신 MZ세대는 새로운 제품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K-뷰티를 비롯한 새로운 제품 소개 및 화장법으로 콘텐츠를 생산, 저가 제품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스타티스타(Statista)의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화장품 구매시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답변이 프랑스 30%, 스페인 28%, 스위스 23%, 영국 23%독일 21%, 이탈리아 17% 순이었다.
특히 SNS와 온라인으로 제품 정보를 습득 후 오프라인에서 제품 확인, 테스팅 그리고 온라인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화장품은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품목으로 신제품 구매 때 실물 확인과 테스트 후 가성비 위주로 채널에서 구매하고 있다.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젠더뉴트럴 트렌드에 따라 향수나 메이크업, 스타일링 제품에서 성별 구분 없는 제품과 브랜드가 인기다. 또 개인 만족감에 두는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도 높게 나타났다.
Statista의 ‘15~59세 6,500명의 소비자 설문조사 실시(2022.12.)에 의하면, 유럽 국가 중 K-뷰티의 인지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페인으로 전체 응답자 중 37.7%를 차지했다. 뒤이어 영국(34.9%), 독일(33.7%), 이탈리아(32.9%), 프랑스 (27.1%) 순이었다. 동일 방식으로 조사된 러시아(42.1%), 터키(41.9%)보다 낮은 수치였다.
지난 7월 잼버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10대들은 K-뷰티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명동 뷰티플레이’를 방문한 10대들은 “다양한 성분을 경험하고, 특이한 제형, 유럽에선 볼 수 없는 트렌디한 제품에 호기심을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을 찾는 해외 MZ세대는 K-뷰티 트렌드에 호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유럽 현지 문화에 맞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면 유럽 수출도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