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 온라인·모바일 시장이다. 아세안 화장품 시장의 온라인 비중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55.7% 성장 중이다. 독특한 점은 PC를 통한 판매보다는 ‘모바일 쇼핑 플랫폼’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 또한 SNS에서 직접 제품이 판매된다는 점도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다.
아세안 인구는 6.3억명으로 그중 40세 이하가 6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들 세대는 인터넷 및 보바일 사용에 능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해 온라인 쇼핑몰 성장이 전망된다. GDP 2.6조 달러로 연평균 4.7%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성장률 둔화 중인 중국 대체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평균 인터넷 보급률은 53%(2017년 1월 기준)로 세계 평균 50%를 넘어섰다. 국가적인 이동통신 개선 작업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인터넷 속도는 10Mbps로, 70%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가별로 보면 태국 67% 베트남 53% 말레이시아 71% 싱가포르 82% 인도네시아 51% 필리핀 58% 등이다.
인도네시아는 ‘정보통신 2025 계획’을 통해 △인터넷 보급률을 향상 △자국 OTT(Over the Top) 서비스 업체 지원 △SNS 플랫폼 서비스 육성을 추진 중이다. 태국은 2020년까지 인구의 95%가 초고속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은 IT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며 한류콘텐츠 지재권 보호 협약(MOU)을 체결했다. 베트남도 2020년까지 인터넷 환경 개선을 위한 발전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2015년 아세안의 모바일뱅킹 사용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40%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에서 앱을 활용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애플페이, 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대중화돼 모바일쇼핑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라인(LINE)은 쇼핑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알리바바·JD닷컴·텐센트 등도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이나 온라인 결제 관련 현지 기업을 인수하며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에 경쟁이 붙었다.
아세안의 모바일 쇼핑이 주목받는 이유는 ▲15~35세 인구가 많고 ▲젊은 층의 인터넷 사용시간이 길며 ▲한류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 중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국가로, 필리핀의 15~35세 인구는 32%를, 인도네시아는 35%를 차지한다. 또 아세안 각국의 인터넷 보급률 확대 및 데이터 속도 개선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객 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2015년 기준 인터넷 사용인구는 전체의 41%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주는 앱과 웹사이트 이용자도 늘고 있다. SNS 사용 젊은층 사이에서 단순 제품 소개만이 아니라 사용법에 대한 설명도 제공하는 유명 뷰티 유튜버 및 블로거의 인기가 높다. SNS 활용 마케팅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아세안 전자상거래의 한국 화장품 구매층은 20~30대의 젊은 층으로 분석된다”며, “인터넷 쇼핑몰과 SNS, 한글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제품 정보와 가격 정보를 습득, 공유하고 활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제품이 역직구로 판매 됐거나 현지 SNS 등에 개인판매자가 있어 온·오프라인 가격차가 존재한다면 오프라인 채널에서 매출 신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따라서 “해당 제품에 대한 가격 정책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고 한국 시장에 어느 정도 홍보가 된 상품이라면 오프라인 시장보다는 온라인 시장부터 매출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손 연구원은 지적했다.
다만 결제와 배송문제는 단점으로 지적됐다. 아세안 국가의 결제 방법은 ‘배송 시 현금 결제’나 ‘오프라인 은행 이체’의 방식으로 결제하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와 은행 계좌 개설률이 낮기 때문이다. 또 아세안 쇼핑객들은 비싼 배송비와 느린 배송으로 온라인 쇼핑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주문부터 배송 완료까지 싱가포르가 1~5일, 인도네시아는 일주일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
한국계 Qoo10은 싱가포르 내 온라인 쇼핑몰 1위로 월 평균 870만 명이 방문하며 11번가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으로, 우리기업들의 현지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고 있다.
아세안 시장은 ▲젊은 인구층 ▲한류 ▲전자상거래 확대 정책 등 K뷰티의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임은 분명해 보인다. 아세안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포스트 차이나가 절실한 K뷰티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외 기타’가 아닌 독자적인 ‘아세안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