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ODM을 위한 ‘화장품법 제30조’

회의록에 '수출용 화장품 예외 조항'은 OEM사 기능성화장품 수출 위해 마련' 등장
화장품법상 ‘책임 독박’ 브랜드사 ’제조업자 표기‘ 의무화 개정 요구

화장품법 제30조 ’수출용 제품의 예외‘가 브랜드사에게도 적용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연 그럴까?


‘제조업자 표기’ 의무화 개정 요구가 거센 가운데 한 매체의 제조업자 표기, 독소조항” VS “화장품법에 예외조항 있다” 기사가 논란이다. 특히 국내 유수의 OEM·ODM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임원의 반박이라며 게재한 ‘화장품법 30조(수출용 제품의 예외)’를 모르고서‘ 라는 논지의 글이 실렸다.


“제조업자 표기가 K-뷰티가 세계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독소조항이라는 주장은 억지다. 화장품법만 제대로 훑어 봤어도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다. 더구나 브랜드 기업들이 주장하는 바가 해외에서, 수출을 하는 제품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에 이르면 더더욱 그렇다.


화장품법 제30조(수출용 제품의 예외)를 보라. ‘국내에서 판매되지 아니하고 수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은 제4조(기능성화장품의 심사 등), 제8조(화장품의 안전기준 등)부터 제 12조(기재·표시상의 주의)까지(이하 중략)…적용하지 아니하고 수입국의 규정에 따를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6년 5월 29일에 개정한 내용이다. 시행규칙에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들었는데 법 체계도 모르고 주장하는 것이다. 화장품법이 상위법이지 않은가. 상위법에서 예외조항으로 규정해 놓았음에도 제조업자 표기가 K-뷰티의 몰락과 브랜드 성장을 가로막는다니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제30조는 OEM·ODM사의 수출용 제품을 위한 조항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화장품법 제30조의 내용을 보자.


“제30조(수출용 제품의 예외) 국내에서 판매되지 아니하고 수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은 제4조, 제8조부터 제12조까지, 제14조, 제15조제1호ㆍ제5호, 제16조제1항제2호ㆍ제3호 및 같은 조 제2항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수입국의 규정에 따를 수 있다.” <개정 2016. 5. 29.>


예외 조항은 제4조(기능성화장품의 심사 등) 제8조(화장품 안전기준 등) 제9조(안전용기·포장 등) 제10조(화장품의 기재사항) 제11조(화장품의 가격표시) 제12조(기재·표시상의 주의) 제1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등의 금지) 제14조(표시·광고 내용의 실증 등) 제15조(제조판매의금지) 제16조(판매 등의 금지) 등이다. 모두 화장품 안전기준과 표시, 기능성화장품 심사 관련 내용이다.


먼저 당시 법률안 회의록에 나타난 제30조 제·개정 이유는 “수출용 화장품에 대한 예외 규정을 개선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시행 2017. 5. 30.] [법률 제14264호, 2016. 5. 29., 일부개정])  그 미비점이란 식약처의 다음 발언에서 확인된다.


”일반화장품으로 수출을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법령에 따르면 기능성 심사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그 심사 여부를 그 업체의 선택에 따라서 업체가 만약에 외국에 기능성 화장품으로 심사를 하고 싶으면 심사를 받도록 하고요, 의원님 말로 외국에 기능성 화장품이 아니라 그냥 일반 화장품으로 수출을 하고 싶으면 그 경우에는 면제를 하겠다라는 규정 입니다.“(당시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


즉 제30조는 한국·중국·일본에만 있는 기능성화장품을 외국에 수출할 경우, 수입국 형편에 따라서 일반화장품으로 표기할 수도 있으니 굳이 ‘제조업자 표기’를 안해도 된다는 얘기다.


당시 전문위원은 ”수입국 화장품 기준보다 국내의 제조․판매기준이 엄격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기능성 화장품 심사,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으나 수입국에서 허용되는 원료로 생산한 화장품, 소분판매 등은 수입국의 규정에 따를 수 있도록 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30조가 말하는 ‘수출용 화장품’은 OEM·ODM사가 기능성화장품을 일반화장품으로 수출할 경우에 ‘기능성화장품 심사’, ‘화장품안전기준’ 등에서 수입국 사정에 따라야 하므로, 아울러 ‘제조업자 표기’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이다.


앞서 ODM사의 임원이 말한 제30조가 ‘브랜드사의 수출용 화장품의 예외규정’이라는 주장은 처음부터 잘못임이 드러난다.



브랜드사들은 수출용 화장품을 국내 화장품법을 준수한 상태의 완제품만 수출한다. 해당국 사정에 따라 성분이나 안전기준을 따르는 것은 중소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애초부터 받아들이기 어렵다.


화장품업계 대화방에는 ”그분들은 자신들의 고객이 줄어들까 또 다른 걱정을 하시겠지요. 제조원을 노출해야 제조원 입장에서는 홍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MOQ도 팔기 힘든 중소기업이 수출용 패키지 따로 만들기는 죽어라는 소리죠“ ”누가봐도 제조사 위주의 법안인데 어쨌거나 … 수출용은 제조사 표기 하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나 국내유통은 표기 필수 사항이므로 현실적으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2원화 생산할 여력이 없으니“ 등의 의견이 올라와 있다.


이들 브랜드사의 ‘제조업자 표기’ 의무화 개정 요구는 단순하다. 브랜드사는 대부분 새로 시행되는 화장품법상 ‘책임판매업자’다. 화장품법 제5조 2항은 ”화장품책임판매업자는 화장품의 품질관리기준, 책임판매 후 안전관리기준, 품질 검사 방법 및 실시 의무, 안전성ㆍ유효성 관련 정보사항 등의 보고 및 안전대책 마련 의무“를 명시, 사실상 화장품 관련 총체적인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자는 ‘제조와 관련’된 의무사항만 있다.


브랜드사가 ‘책임 독박’을 지는 마당에 책임 지지 않는 ‘제조업자 표기 의무화’는 어불성설이라는 게 대다수 브랜드사의 주장이다.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