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21년 화장품 수출 빛과 그림자..."무역흑자 4분의 1 화장품에서 벌었다"

중소기업, 수출다변화 기여했지만 대중 경쟁력 상실...성장사다리 지원 필요

’21년 화장품 무역수지가 역대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리나라 총 무역수지의 25.6%에 달하는 국부창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빛’이다. 반면 화장품 수출 주역이던 중소기업은 대중 수출 경쟁력을 상실했다. ‘어둠’이다. 대신 중소기업은 미국·일본·신남방·신북방 등 수출 다변화에 안간힘이다. 향후 K-뷰티의 살길은 중소기업의 성장사다리 지원만이 해법임이 자명해졌다. 

관세청·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1년 화장품 수출액은 91억 8833만달러(잠정). 수입액은 16억 3931만달러로 화장품 무역수지는 75억 4902만달러(1달러 1180원 기준, 약 8.9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불과 1년만에 1.8조원이나 증가했다.(‘20년 무역수지는 60.8억달러, 약 7.1조원) 흑자 규모는 우리나라 총 무역수지(294.9억달러)의 4분의 1을 넘어선다. 

수출 10대국은 중국·미국·일본·홍콩·베트남·러시아·대만·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순이다. 1위는 중국 48.8억달러로 53.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홍콩의 범중화권 비중은 59.7%(’20)→59.5%(‘21)로 큰 차이는 없다. 중국이 전년 대비 28.2% 증가한데 반해 홍콩은 –19%로 우회수출은 급감 중이다. 

20년과 비교하면 홍콩(2위→4위)이 급감하는 대신 미국(3위→2위), 일본(4위→3위)이 각각 한 계단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국(+31.3%)과 일본(22.7%)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함으로써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출다변화에 숨통이 틔었다는 분석이다. 

10개국 가운데 홍콩·싱가포르(-9.5%)를 제외한 8개국이 증가했다. 베트남과 러시아는 상반기에 큰 폭 증가하다 하반기 델타 확산과 오미크론 발생 등으로 다소 상승세가 꺾여 아쉬움을 줬다. 

1천만달러 이상 수출액을 기록한 나라는 35개국이다. 지역별로 아세안 8개국 유럽 8개국 중동 2개국 러시아·CIS 3개국 미주 4개국 등이다. 증가율로는 스위스(354%) 쿠웨이트(110%) 독일(64%) 키르기스스탄(62%) 네덜란드(58%) 인도(57%) 우크라이나(52%) 등이 큰 폭 늘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눈에 띈다. ’21년 K-뷰티 중소기업의 수출이 위축되며 2022년 화장품 수출 성장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K-뷰티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21년 52.5억달러로 총수출액 91.9억달러의 57.1%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화장품 수출액은 65.5억달러(‘19)→75.7억달러(’20)→91.9억달러였다. 이중 중소기업 수출액은 45.9억달러(‘19) → 50.0억달러 ('20) →52.5억달러(‘21)의 추이를 보였다. 총 수출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1%(’19)→66.1%(‘20)→57.1%(’21)로 계속 하락 중이다. 그만큼 K-뷰티 중소기업의 수출 입지가 좁아졌고 성장사다리가 단절됐다. (관련기사 K-뷰티 중소기업 수출, 중국(-5.9%) 역성장...미·일·러에서 두 자릿수 성장 (cncnews.co.kr)

그 원인으로 매스티지·매스 포지셔닝 싸움에서 로컬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2010년 초부터 본격화된 한국 ODM의 중국 진출+연구원 이직 등으로 로컬의 품질력 향상, 제조업자 표기로 원가가 노출된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 같은 ODM의 한·중 제품 동조화 등이 작용한 결과다. 게다가 ‘20년부터 중국화장품감독관리조례 등 각종 법규 시행의 무역장벽화, 왕홍마케팅 등 마케팅 비용 부담 증가, 자국에 유리한 이커머스 환경 등 이유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른바 중국에 진출한 로드숍·중소 ODM·브랜드사 등 총체적으로 K-뷰티 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멈췄다. 

최근 코트라는 ‘22년 화장품의 대중 수출은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북미·일본·신남방·신북방 등 중국 외 시장에선 3~10%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22년 화장품 수출 3.8%↑전망, 중국 ’흐림‘, 아세안·중동 ’맑음‘ (cncnews.co.kr)

우리나라가 화장품 수입국가→수출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은 브랜드·ODM·부자재로 구성된 가치사슬 간 ’상호의존성‘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가치사슬이 상호의존함으로써 한계를 극복하지 않고 홀로 생존전략을 고수했다면 화장품산업은 G3에 오르지 못하고 수입국가로 여전히 남았을 것이다. 

지난날 화장품산업은 기술 수준이 낮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호의존해야 했다. 이에 비해 오늘날 K-뷰티는 혁신을 통해 입지를 다지게 되면서 상호의존 형식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전자가 동질성을 기반으로 상호의존했다면 후자는 이질성을 기반으로 상호의존해야 하는데, 바로 유기적 연대다. 

현재 대중 수출의 지각변동으로부터 K-뷰티 위기가 예고된다. 이는 브랜드와 제조생산의 상호의존 형식이 변화하고, 유기적 연대가 느슨해짐으로써 K-뷰티의 이질성이 부각된 결과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국의 도전에 직면한 K-뷰티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브랜드와 ODM의 유기적 연대를 새롭게 구축해야 할 때다.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은 화장품산업 가치사슬을 △연구개발 △제조생산 △유통 △마케팅으로 구분하고, 가치사슬 간 주요 이슈를 기반으로 정부 지원 방안 및 정책방향 등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냈다.(’포스트코로나 시대 화장품산업 육성 지원방안‘) 

보고서는 “▲편중된 대 중국 수출의존도와 로컬 브랜드의 성장 가속화에 따른 중국 시장 내 경쟁 심화 ▲기초·원천기술 부족 ▲높은 해외 원료 의존도 한계 ▲글로벌 선도기업 부재 등은 자칫 K-뷰티의 경쟁력이 힘을 잃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하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K-뷰티 가치사슬 간 유기적 연대가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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