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인데…, 자네가 매우 바쁜 건 알지만, 7월 첫째 주 즈음에 경주에서 대리점 사장들을 모시고 사업설명회를 하려고 하는데, 자네는 꼭 참석해야겠어. 그 때 제품 교육과 마케팅 전략도 함께 설명해 주면 좋겠는데.... 괜찮겠는가?” “네? 아…, 제가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는 상황이라 바로 대답을 드리기가 곤란한데요.” “아니야!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야. 마케팅 팀장이 빠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자네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도록 할테니 무조건 참석해야 해. 적절한 시간을 영업지원팀장에게 알려주게.” 최상무는 매우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신팀장은 어머니가 걱정되기도 하고 제품 개발에 모델선발대회까지 겹쳐 도대체 일초의 시간도 아쉬울 판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몇 개월간 질질 끌었던 매장 인테리어를 확정하고, 300개 제품을 어떻게 디스플레이 할지도 결정해야 할 때였다. 다행히 최근에 주얼리 프랜차이즈 점포에서 VMD(Visual Merchandiser)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직원을 뽑은 바가 있어서 큰 걱정은 없었지만, 화장품 경험이 전혀 없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당장은 그가 함께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문득 다 떨쳐버리고
최근 대한화장품협회가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깔끔하게 정돈되면서 소비자에게도 유익한 코너가 새롭게 등장했다.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상식 ▲화장품산업의 사회적·경제적 가치 ▲성분사전 등이 대표적이다. 그 가운데 눈여겨보아야 하는 게 ‘성분사전’이다. 식약처와 대한화장품협회가 공동 구축한 화장품 성분 관련한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이기 때문. 공신력과 업계의 연구결과 축적, 국제원료집등재 소재 등이 종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국내 화장품산업 발전의 기초자료로 활용도가 높다. 이에 따라서 업계에서는 화장품의 올바른 정보와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화협의 성분사전을 업계 통일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업계는 화장품 어플인 ‘화해’의 일방적 EWG 성분 등급제로 화장품 개발 및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EWG 유해도 점수는 미국환경단체가 임의로 독성정보, 발암물질정보, 위험물질정보 등을 끌어와서 화장품 성분에 고스란히 대입한 것이지, 어느 나라도 인정하지 않는다. (관련기사: EWG 7점 ‘로레알 에센스’의 진실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4020) 그럼에도 일부
중국발이 한국 화장품 산업이 터진 지 5년의 세월이 지났다. 한국 제품이면 웬만하면 될 때가 있었다. 폭풍 같은 은혜를 받은 업체들이 우후죽순 대기업이 되었다. 진정성이 없거나 수출정책들을 몰랐던 업체들은 원래대로 사업을 접게 되었다. 당연한 결과였고 본보기 삼아 교훈을 얻은 업체들은 다시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5년 만에 제조판매 업체들은 약 4배로 늘었고 제조사는 10배로 늘었다. 화장품 사업을 하면 대박 난다는 희망들이 있었다. 너도나도 장업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검은 세력들도 잔뜩 들어와 있다. 예전에 화장품업계는 이렇지 않았다. 깨끗했다. 너무 깨끗해서 양아치 짓을 하면 바로 아웃이었다. 정말 이렇지 않았다. 무조건 돈 벌면 최고가 아니다. 요즘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힘들다. 왜 힘들어 졌을까? 그동안 쉽게 쉽게 돈들을 너무 많이 벌었다. 배가 불렀다. 벤치마킹이라는 명목으로 대충 카피를 뜨거나 누가 잘 된다면 그냥 베껴서 만들곤 한다. 기본적인 시장을 바라보는 눈이나 시장조사 없이 상상해서 만든다. 대부분 업체가 그렇다. 원료가 정말 좋아서 이걸로 만들면 대박 날 것으로 생각한다. 원료가 초점이 되면 안 된다. 브랜드는 브랜딩으로 살아남는 거
화수협 중국수출사관학교가 업계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위기에 몰린 K-뷰티에 긍정적 시그널(signal)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와 중국시장전략연구소(중국시장연구중심, CMRI)가 설립, 한창 개교 준비에 바쁜 중국시장전략연구소 박영만 소장을 CNC News가 만났다. 그는 대뜸 ‘중국 수출’, ‘사관학교’라는 키워드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중국 환경이 여의치 않자 베트남으로 눈길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베트남의 국민소득 3000달러×9000만 명의 시장과 산동성 1만 2000달러×1억 인구를 비교하면, 한국 기업이 어디를 타깃으로 해야 할 지 단박에 알 수 있다”며, “중국은 중소기업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며, 사관학교는 그 생존법을 가르치는 ‘생존스쿨’”이라고 박 소장은 소개했다. 사관(士官)은 전장의 한복판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장교’다. 중국 화장품시장의 ‘제2 내수시장화’가 절실한 K-뷰티 입장에선, 생존 전투력 뛰어난 사관이 필요하다. 곧 세계 1위로 올라설 중국시장인만큼 다수의 사관 배출이 요구된다. 박 소장은 “중국 현지에서 원가와 유통구조를 이해하고 돈과 마케팅의 쓸모를 판단할 수 있어야
최근 한국에서 ‘북미 유통’ 강연을 진행하면서 해외로 간절히 진출하고 싶어 하는 분을 많이 만났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가장 큰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북미 지역 진출이겠죠. 실제 상담을 해보면서 꽤 많은 업체가 이미 북미 진출을 시도했고 대부분 실패로 이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스스로 시도하고 정부 기관의 도움도 받았겠지만, 실제 결과로 이어지기는 분명 쉽지 않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상당수는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가끔 한국의 ‘빨리빨리’ 서두르는 문화를 지적하곤 합니다. 제품 가능성을 새로운 시장에서 검증하기도 전에 판매할 생각부터 하기 때문이죠. 시장조사를 건너뛰고 마케팅을 우선으로 하기 보다는 먼저 인증과 특허에 신경을 쓰는 업체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물론 인증이 있어야만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고 특허를 통해 제품과 사업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진출했는데 제품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한 급변하는 세상에서 특허에만 신경 쓰다가 결국 트렌드를 놓쳐 큰 비용과 시간을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오랜만의 반가운 얼굴에 잠깐의 눈맞춤만 했을 뿐, 회의는 그렇게 일사천리로 흘러갔다. 2월 19일 대한화장품협회 제70차 정기총회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회원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경배 회장의 44대 회장 연임 및 신집행부 임원 선임, 사업계획 및 예·결산 심의 등 안건을 의결했다. 서경배 회장이 만장일치로 제44대 회장으로 추대돼, 5연임 하게 됐다. 신임 감사에는 엘앤비코스메틱 권오섭 회장, 코스메카코리아 조임래 회장이 선임됐으며, 홍동석 잇츠한불 대표이사와 대봉엘에스 박진오 대표가 신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서경배 회장은 개회사에서 “2019년 우리를 둘러싼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발 더 도약하는 뜻깊은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①국내 화장품 제도 선진화 ②화장품 안전관리 체계의 고도화 ③수출 다변화 지원 및 국제 협력 강화 ④다양한 교육 콘텐츠 개발·강화 등의 추진”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임인택 국장은 “한국 화장품산업이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성장하며 매년 3만4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제조업의 0.4% 증가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국가산업 정
병원에는 온 가족들이 이미 와 있었다. 어머니는 산소호흡기를 끼고 의식을 못 차리고 계셨다. 순간 왈칵 가슴이 치밀어 오르며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복막투석을 한 것이 복막염을 일으켜서 몸에 독소들이 쫙 퍼져서 그렇데. 일단 독소를 제거하고..., 근데 더 이상 투석을 못할지도 모른다는데, 어떡하면 좋으니?” 누나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일단 기다려 봐야지. 조금만 기다려 보자.” 신팀장은 오히려 누나를 위로해 주며 다시 한번 억지로 마음을 가다듬었는데, 어쩌면 이 말은 누나가 아니라 그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오랜 당뇨에 심장병까지 있어 수술도 어려워 의사도 어쩌지를 못하고, 단지 가장 최악의 상태를 막아보는 방법뿐이 없었다. 신팀장은 그날 밤새 병실을 지켰지만 어머니가 정신을 차리지를 못하자, 결국 아침이 되어 그저 피곤한 몸을 간신히 이끌고 회사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비몽사몽에 어찌어찌 하루를 보내고 병실을 다시 찾았을 때는 다행히 어머니가 깨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의식이 없었을 때가 더 좋았을 정도로 목에 연결한 호스로 피를 토하며 고통에 몸부림치고 계셨다. “어찌 된거야?”
“이번 모델 선발 대회는 대행사에게만 맡겨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진이 모여 있는 6월 월간회의 석상에서 신팀장은 모델 선발 대회의 목적과 실행계획을 설명한 후, 최후의 변론을 하는 변호사의 심정처럼 경영진을 향해 간곡히 말을 하였다. “이 일은 또한 마케팅부문의 일개 팀인 M&C팀 하나 만의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M&C의 성공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회사의 사활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모델 대회를 계기로 전 직원이 동참하는 전사적인 캠페인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총무, 회계 부서의 한 사람이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모두가 참가해서 회사의 소속감도 고취시키고 회사의 대형 프로젝트에 조금이나마 일익을 담당했다는 자부심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 어떻게 참여시킨다는 것인가?”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있던 대표이사가 자리를 고쳐 앉으며 머리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네, 사장님! 저는 대학생 모델 선발대회 홍보를 위해 전 직원이 여러 대학교 인근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오는 거리에 나가서 홍보 전단지를 나눠 주는 행사를 했으면 합니다. 직원 마다 사는 집이 다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