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저녁 시간이 되어 일행은 근처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와인과 함께 프랑스식 식사를 하였다. 치즈 소스에 덮인 달팽이요리와, 난생 처음 먹어 보는 부드러운 프와그라가 곁들어진 스테이크 요리를 매우 맛있게 먹으며 파리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특히 보르도 메독지방의 다소 드라이 하지만 깔끔한 풍취의 와인은 비교적 느끼한 프랑스 음식들을 상큼하게 돋구어줘 신팀장은 하나도 남김없이 음식을 깨끗이 비우고 말았다. 마담 소피와 헤어지고 미셸리는 신팀장과 민이사를 호텔에 내려주며 인사와 함께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듯 바로 뒤돌아 섰다. 신팀장은 호텔 회전문으로 들어서는 민이사를 바라보다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미셸리를 바라보기를 반복하며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미셸리를 부르며 그녀를 따라 뛰어갔다. “미셸리 사장님~! 잠시만요~!” 미셸리는 막 출발하려던 그녀의 BMW를 멈추고 고개를 내밀며 의아하다는 듯이 신팀장을 바라 보았다. 신팀장은 무작정 차문을 열고 그녀의 옆 자리에 올랐다. “웬 일이시죠?” 미셸리의 대답에 신팀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사장님, 제가 오늘 파리에 처음 왔는데 하루 종일 회의만 하고, 그 유명한 파리의 한 구석조차 보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무조건 일을 저질렀던 기억뿐입니다. 실패의 두려움으로 시작하기도 했고,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다 싶지만 모든 분야에서 가장 빨리 시도하고 최초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행히 저 자신만의 브랜드를 어느 정도 구축해냈던 한 해라고 자평해 봅니다. “브랜드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먼저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남들과 다른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기존 서비스가 아닌 내가 최초로 만들어가는 서비스를 통해 나 자신이 먼저 브랜드가 되고 고객들에게 이 최초의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기 시작한 것이죠. 세계를 넘나들며 강연을 시작했고 남들이 안 하는 유용한 서비스를 만들었으며,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 모든 것이 남과 차별화된 나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이 분야에서 ‘최초’가 되려고 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초가 되었다고 무조건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고객의 마음속에 ‘최초로 진입하는 기회’를 갖기 때문입니다. 물론 완벽하게 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준비기간 동안에 최초라는 기회를 놓쳐버리게 되면 그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렵습니다. 우선 진행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정책설명회나 각종 세미나에서 하는 단골 멘트가 “그동안 한국화장품산업은 기업들이 이룬 성과였지, 국가에서 해준 건 별로 없다”였다. 이를 정부 입장에서 해석하면 “추가적인 정부 지원 없이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풀이다. 보건복지부 스스로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그대로 될 공산이 커졌다. 지난 11일 보건복지부는 작년 11월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 해체 후 처음으로 ’신코스메틱 R&D사업단‘ 발족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산배정을 받지 못함에 따라 당분간 ‘R&D’ 관련 사업은 중단됐으며, 글로벌 Top3를 목표로 복지부가 제안한 ‘화장품산업종합발전계획’의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보건복지부의 ‘화장품산업종합발전계획’의 4대 목표 중 R&D는 ①피부과학 응용연구를 통한 화장품선도기술 확보 ②화장품 공통기반기술(제형·평가기술·원료·소재) 개발로 품질 고도화 ③4차 산업혁명 미래형 선도기술 개발을 통한 신시장 개척의 3대 추진전략 하에 8대 실천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R&D가 유망소비재로써 화장품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
2019년 새해, ‘황금돼지’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열정은 세모에도 열기를 더했다. 러시아 화장품 수출의 1/7을 담당하는 고센코리아는 연초 120톤 전세수송기 선적을 통해 K- 뷰티의 비상을 알렸다. #1 운명론자(Fatalist) 우연이 운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불과 4년 전 어느 날, 송명규 대표는 러시아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빠두루쉬카(Podrygka)의 이리나(Irina)라고 밝힌 그녀는 낭랑한 목소리로 한국의 화장품을 수입하고 싶다고 했다. 시차 때문에 새벽 4시라도 그는 기꺼이 전화를 받았고, 밤 12시 이메일의 요구사항을 일일이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답장을 보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후 이리나는 “송명규의 사업에 결정적인 인물”이 됐다. 작년 1월 송명규 대표는 한국 16개사 셀러와 함께 빠두루쉬카를 방문, 러시아 시장 현황 설명회 및 매장 방문 등의 행사를 가졌다. 만찬 자리에서 빠두루쉬카 회장은 “하느님이 맺어준 운명 같은 파트너가 고센코리아의 송명규 대표”라고 말했다. 회장이 수여한 ‘베스트 파트너상’은 보너스였다. 송명규 대표는 “고센코리아를 운명으로 생각한다는 회장의 말을 듣고 감명 받았다. 최선을 다하면 어떤 초인적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LG그룹 최장수 CEO‘, ’승부사‘, ’M&A 귀재‘, ’미다스의 손‘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측근이 소개한 차석용 부회장의 진면목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이다. 차석용 부회장의 리더십은 △5무(無) △할리우드 피치 △란체스터 법칙에서 잘 드러난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석용 부회장은 술, 담배, 골프, 회식, 의전(儀典)을 모르는 생활 패턴을 전했다.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해 4시까지 보고를 받고 퇴근한다. 회식을 싫어한다. 이 때문에 LG생활건강의 직원 회식비는 1끼 점심값에도 부족할 정도로 책정된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1월 1일까지 LG생활건강 전 직원은 연말 특별 휴가를 받아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는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LG생활건강의 성과를 치하하며 성과급과 함께 특별휴가를 지시한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연말 결산으로 바쁘다고 할 텐데, 업무에 차질 없는 것은 평소 차 부회장의 경영방침이자 생활습관 요구로 가능했다. 차 부회장은 ’일‘에 집중한다. ’일‘ 이외로 회사에서 회식, 술자리, 모임을 갖는 기회를 극도로 싫어한다. 이에 대해 차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나름 성공한 사업가로 각자 제 나이만큼의 경력을 가지고 있고 현재도 안정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 경계가 무너지면서 안정적이던 그들의 사업체가 조금씩 타격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존 오프라인을 통한 납품과 판매에만 의존해왔던 그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함께 시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초기 준비과정은 참 순조로웠습니다. 우선 회사 이름과 브랜드를 등록하고 판매를 위한 아마존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첫 6개월 동안은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의 출현을 알렸고, 신규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가 이루어지자 설마 온라인으로 판매가 될까 긴가민가했던 파트너는 고무되기 시작했고 몇 주 전부터는 다음 단계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마케팅과 브랜딩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판매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파트너와 관계가 조금씩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유통 경험과 가격경쟁력을 통
새해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제도가 쏟아진다. 인증제·가이드·보고·안전관리의 공통어는 ‘규제’다. 2019년 3월부터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제도가 시행된다. 또 화장품 유통·판매 전 원료목록 보고가 의무화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천연화장품과 유기농 화장품의 품질 향상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더욱 정확한 제품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인증제도가 시행되며 인증을 받을 경우 표시·광고가 가능해진다. 또 매년 2월까지 사용된 화장품 원료 목록을 보고하던 체계를 유통·판매 전 ‘사전보고’ 체계로 전환하고 이를 의무화했다. 식약처는 관련 ‘화장품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 12월 21일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일부 개정안 주요 내용은 △원료목록 사전보고 제도(2019.03.시행) 도입에 따른 세부 규정 △지정·고시된 화장품 원료 사용기준의 정기적 안전성 검토 및 변경신청 절차 △천연·유기농화장품의 인증제조 및 인증기관 지정, 운영 방안 △소비자가 참여하는 화장품안전관리감시원 자격 △‘제조판매업자’ → ‘판매책임업자’ 등 기타 명칭·조항 변경 등이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원료목록 보고 의무로 기업의 전담인력 충원 부담 및 영업기밀 유출 우려” 의견을 식약처에 건의했다
마담 소피는 신팀장이 가져온 디자인 목업을 보고, 프랑스인 특유의 감성 풍부한 표정과 탄성으로 원더풀을 반복하며, 한국에서 제품이 출시되면 오히려 프랑스에서 수입을 하고 싶다는 말도 하였다. 이렇게 초반 좋은 분위기로 시작된 회의는 근 세 시간 동안, 향후 M&C 화장품의 전 세계 판권, 한국에서의 론칭 행사, 우수 대리점 사장들의 파리 여행지원, 그리고 파리 본사의 까다로운 COC(Code Of Conduct)의 완화 등 다양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COC란 글로벌 회사에서 전 세계 법인 및 라이센씨(Licensee)들에게 규정한 공통으로 지켜야 할 업무 규정으로써, 본사에서 브랜드와 디자인, 품질 등을 검사하고 통제하기 위한 까다로운 법규와 같은 것이다. “자, 그럼 제가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미셸리가 회의를 마무리하며 한국어와 불어를 오가며 말을 꺼냈다. “가장 민감한 문제였던 COC 완화 건은 전 세계 라이센씨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규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촉박한 제품개발 일정과 론칭 스케쥴로, 모든 제품의 사양과 광고들을 일일이 컨펌 받고 진행하기 어려우니, 일단 한국 측에서 먼저 진행하고 사후에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