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피해로 줄줄이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마스크팩 기업들에게 포기할 수도, 포기해서도 안될 시장은 역시 ‘중국’ 이다.
작년부터 국내 마스크 브랜드사가 중국 시장의 안정적인 매출 증대를 위해 ‘정공법’을 선택했다는 알림이 부쩍 늘었다. 다수의 밴더나 대규모 수출대행(따이공) 대신 온오프라인의 정상 채널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2일 KOTRA에 따르면 2016년 400억위안(약 6.9조원)인 중국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2020년 778억위안(약 13.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 이달 중국 매체 C2CC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마스크팩 시장은 120억달러로 중국은 191억위안을 기록했다.
중국인의 마스크팩 선호는 △대기오염&건조날씨 △입국 선물용 등에 기인한다. 심해지는 대기오염과 건조 날씨로 피부 트러블과 수분 관리에 신경 쓰는 여성들이 즉각 효과를 보는 마스크팩을 선호한다. 또 해외여행 시 마스크팩은 낱장으로 저렴하게 선물할 수 있어 인기다. 그래서 국내를 찾은 유커(단체관광객)나 싼커(개인관광객)는 가성비 좋은 마스크팩을 찾는다.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이들이 선택한 카드는 정상 유통 채널을 통한 온‧오프라인 안착이었다. 중국 마스크팩 유통 관계자는 “2017년 1297억원 매출로 흑자를 기록한 제이준코스메틱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중국 내 총판을 맡은 에프앤리퍼블릭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미 작년 12월 28일 제이준리퍼블릭은 에프앤리퍼블릭과 제이준 브랜드(마스크팩 등)의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총판인 에프앤리퍼블릭은 6000만달러의 화장품을 독점 공급받아 Zhe Jiang Jiejun BrandManagement에 납품한다. 계약기간은 올해 12월 26일까지다.
이번 계약으로 올해 중국 내 진출 예상되는 오프라인 매장은 2만여 개다. 정상 채널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큰 성장세가 예측된다.
물량 확보도 안정적이라는 전망이다. 2017년 하반기 인천에 신공장을 완공한 제이준의 마스크팩 생산량은 월 1700만장에서 3000만장까지 확장했다. 3월이면 신공장은 정상 가동된다.
2016년 4015억원으로 중국 마스크팩 수출 국내 1위인 메디힐은 현지 유통망 재정비에 나섰다. 5~6위에서 Top3 진입을 위해서다. 현재 선별된 중간대리상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이달 중순 중국 대표 해외직구 사이트 ‘왕이카오라’와 중국내 비즈니스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메디힐 신제품이 왕이카오라를 통해 온라인으로 보다 빠르게 중국시장에 선보이게 됐고 다양한 프로모션도 공동 진행할 예획이다.
MOU 후 진행한 첫 프로모션 ‘메디힐 슈퍼브랜드데이’는 왕이카오라에서 메디힐만을 위해 준비한 단독 행사였고 브랜드 행사 중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리더스코스메틱도 작년 11월 크레아플래닛 자회사 제이케이인터내셔널과 MOU를 맺고 중국 시장의 유통 및 마케팅 관리 권한을 위임했다. 리더스의 유통 채널에 제이케이의 유통 네트워크를 더해 파이 키우기에 나서겠다 것. 제이케이는 중국 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인 쥬메이, 로위첸, 티몰, 징동 등에 직접 화장품을 수출하는 회사다.
또 올해 리더스코스메틱은 한국을 찾은 중국인에게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며 이색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서울 명동 인근 주요 호텔들과 투숙객 대상으로 마스크팩 증정 행사를 가진 것. 호텔을 찾는 체크인 고객에게 대표 마스크팩인 ‘메디유 아미노 더블 모이스처 마스크’ 등의 마스크팩 제품을 증정했다. 이미 1월에는 더 클래식 500 펜타즈 호텔 투숙객을 대상으로 ‘인솔루션 바세린 마스크팩’과 대표 마스크팩을 선착순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2017년 중국 왓슨스 3000개 매장 입점 완료한 SD생명공학은 올해 SNP화장품의 중국 시장진출 안정화에 전력투구한다.
작년 중국 현지화를 내세우며 현지 전문인력 확보에 힘쓴 결과 자체 생산과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한 것.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생산&마케팅 인력이 올해 활발히 움직일 예정이다. 또 현지 정상 채널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고 왓슨스를 이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계속 알아보고 있다. 중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원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하려는 전략도 눈에 띈다.
사전 시장조사부터 제품 개발 및 홍보까지 현지 이슈와 상황에 맞는 마케팅도 착수했다. 실제 SNP화장품은 중국시장 트렌드 분석을 통해 현 1‧2선에서 3‧4선 도시로 공략 포인트를 전환‧확대하고 있다.
제닉은 등록관리제를 시행하는 상해 푸동 신구에서 해법을 모색했다.
작년 11월 중국 상패 푸동신구에 ‘셀더마 판매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상해 푸동 신구는 ‘위생허가제’ 대신 ‘등록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는 화장품 수입 특구다. 일단 CFDA 등록 후 판매를 하면서 기술심사를 받게 되는데 CFDA 최종 승인 전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또 앞선 5월에는 상해 제2공장의 화장품 생산 허가도 취득하면서 연 6억 장, 총 2200억원 규모의 마스크팩 생산캐파를 확보했다. 자체 브랜드 셀더마 ‘크리스탈 스킨 마스크’ 등 현재품 10여종이 CFDA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면세점과 역직구 형태로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아 위생허가가 승인되면 바로 중국 시장에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중국 현지에서 국내 마스크팩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1~7월 중국 마스크팩 수입 규모는 24.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이 중 한국 수입액은 6.9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5%나 올랐다. 그러나 수치에 감춰진 맹점은 국내 마스크팩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큰 폭 감소한 영업이익 하락에 있었다.
중국 현지 영업 담당자는 “마스크팩 다수 브랜드가 중국 진입 초기에 밴더와의 복수 거래로 ‘빛 좋은 개살구’ 신세를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너도나도 가격 할인에 돌입하면서 치열해진 밴더간 경쟁이 제품의 가격 파괴와 브랜드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로컬 마스크팩과 어깨 견주기에 나선 국내 브랜드사들의 ‘정공법’ 선택. 내년 이맘 때 공시에서 만족스런 성적표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