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SNP 브랜드의 인도네시아 론칭을 앞둔 SD생명공학이 현지 화장품 생산까지 추진한다. 주목할 부분은 SD생명공학의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다. 인도네시아의 성공적 진출을 기반으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10여 개 아시아 국가에 안착해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SD생명공학의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0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서 SD생명공학(대표 박설웅)이 인도네시아 AG그룹 자회사인 ‘피티 오리온 프라타마 센토사(PT ORION PRATAMA SENTOSA)’와 MOU를 체결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화장품·뷰티 시장 매출 규모는 매년 평균 13% 성장률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화장품 산업은 2019년까지 국가 경제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정부 차원에서 자국 화장품 수출 기회를 늘리고 국내 화장품 회사의 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은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경제협력 확대방안을 모색하고 신 협력분야를 발굴하기 위해 산자부가 기획했다. 이날 산자부 백운규 장관은 환영연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초 국빈방문지(’17.11)인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제조업 협력 확대 △인프라 협력 강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협력 강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이 추진 중인 협력사업 양해각서 15건이 체결됐다. 이중 SD생명공학은 피티 오리온 프라타마 센토사와 인도네시아 화장품 생산 사업 협력 MOU를 맺었다. 산자부 신남방통상과 김준철 사무관은 “SD생명공학과 인도네시아 기업의 MOU는 인니의 화장품 생산 생산 사업 협력이 주목적이다”고 밝혔다.
이번 MOU는 현지 생산을 통해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 지역에 판매하기 위한 제조공장 및 설비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MOU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생산설비 구축은 2020년 완료 예정이며 상업화는 2021년 이뤄질 전망이다.
SD생명공학 담당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지도 확보 후 헤어와 바디케어 및 마스크팩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니즈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를 넘은 동남아 시장 수출이 목표다”며 “본격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해 직접 생산도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사가 올해 1월 만든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PT ORION BEAUTY INTERNATIONAL’은 SNP 브랜드를 10월 인도네시아에 대대적으로 론칭한다. 인도네시아의 삼성으로 불리는 AG 유통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D생명공학의 인도네시아 진출 준비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작년 12월 11일 AG그룹이 화장품 분야 진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피티 오리온 프라타마 센토사’와 합작투자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AG그룹(Artha Graha Network)은 부동산, 금융, 농업, 호텔 등 인도네시아 전 산업에 관여하고 있다.
양사는 앞선 2017년 9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3개월 만에 합작투자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한 뒤 올해 1월 판매법인 ‘피티 오리온 뷰티 인터내셔널’을 세웠다. 이어 8개월 만에 화장품 생산 사업 MOU까지 발 빠르게 매듭지었다.
한편, 이달 6일, 1998년 6월 이후 처음 달러당 1만5천루피아까지 하락하며 통화가치가 급락한 인도네시아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화장품 및 자동차 등 소비재 수입세를 품목당 7.5~1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수입을 억제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여보려는 조치다. 이러한 상황에 맞물린 SD생명공학의 인도네시아 ‘현지화’ 전략은 화장품 업계의 큰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CNCNEWS=차성준 기자 csj@cn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