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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화장품 위해평가, ‘케미포비아’ 없앤다

‘2018 화장품 위해평가 국제 심포지엄...현재 159종 위해평가 공개, 한국인 하루 화장품 사용량 16.9g
화장품은 이미지산업, 위해평가 관리+커뮤니케이션 통해 ’케미포비아‘ 불식 필요

K-뷰티의 안전성, 품질의 우수성을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음에도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케미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딜레마를 과학적으로 규명해주는 사업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화장품 위해평가’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형’ 위해 분석 체계(Risk Analysis Framework)인 ▲위해평가(Risk Assessment) ▲위해관리(Risk Management) ▲위해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의 현황 및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17일 서울쉐라톤팰리스강남 호텔에서 열린 ‘2018 화장품 위해평가 국제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학자 및 업계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환영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서경원 연구부장은 “K-뷰티는 2017년 생산실적 13조 5000억원에 이르며 4조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소개했다. 이어 “세계에서 K-뷰티의 안전성, 품질을 인정받는 제도적 장치가 ‘기능성 화장품 심사제다. 인체적응시험과 식약처의 심사, 승인 과정에서 화장품의 안전성, 위해평가가 이뤄진다.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호주·일본·유럽의 위해평가 자료를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K-뷰티의 안전성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국내 화장품 위해평가(세션 1) ▲해외 화장품 위해평가(세션2) ▲화장품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세션 3)의 순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위해평가는 유해물질 노출확인 연구→위해영향 연구→위해분석 과학화 순으로 이뤄지는데, ’한국인 기준‘의 재평가도 해당된다.


첫 발표자로 나선 가톨릭대 이주영 교수는 ’화장품 성분의 독성 프로파일링과 안전성 평가‘에서 “K-뷰티의 성장에 따라 성분의 안전성, 위해도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성분, 새로운 성분, 비의도적으로 오염된 물질, 제도 및 과정에서 혼입될 수밖에 없는 물질에 관한 위해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사용으로 인한 평가대상 물질의 노출로 위해 영향을 야기할 가능성은 안전역(MOS)으로 나타낸다.


MOS=NOAEL/SED

안전역(Margin of safety, MOS)은 화장품에 존재하는 위해요소의 최대무독성용량을 일일인체노출량으로 나눈 값이며, 노아엘(NOAEL, No-observed-adverse-effect)은 독성학(toxicology)에서 부정적 치료 관련 발견이 관찰되지 않는 최대한의 투여량이다. SED(Systemic Exposure Dosage)는 전신 노출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안전역을 계산한 값이 100이상이면 위해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정할 수 있다. 동물실험 데이터는 100, 사람 데이터는 10이 기준이다.


이주영 교수는 20여종의 독성 프로파일링을 통한 안전성 평가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위해 평가는 전문가 패널 및 기타 국제위원회와의 협의에 의해 검토되고 개정되어 하며, 특히 피부 및 흡입 경로를 통해 노출된 특정 화장품 성분 및 오염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추가 모니터링 및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제한된 양의 안전성 정보로 주어진 화합물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합의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분자 기술 및 대체 동물시험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흡입노출 화장품 성분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발표한 단국대 김규봉 교수는 암모니아의 위해평가 사례를 소개했다. 암모니아는 국내에서 화장품 사용 시 제한이 필요한 사용한도 원료로 관리된다.


국내 및 유럽은 6% 이하로 사용 가능하며, 미국 및 일본은 사용한도 원료로 관리되지 않는다. 국내 제조 화장품 중 암모니아 사용 제품은 전체 11만 8069개 제품 중 130개 제품이었으며, 퍼머넌트 웨이브 및 스트레이트너 등 두발용 제품에 주로 사용됐다.


김 교수는 “하루 중 대표 유형 화장품을 모두 사용하고 사용제품 모두에 암모니아가 6%로 함유된 것을 가정하여 평가했을 때 흡입노출량은 0.443㎎/㎥로 산출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하루 화장품 사용량은 16.9g(화장품 위해평가 가이드라인, 2017)이다. 그는 “암모니아가 6% 함유된 것을 가정하여 평가했을 때 안전역은 11로 산출됐다. 이는 인체 위해 발생 우려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창원대 곽승준 교수는 ’화장품 위해평가 동향과 향후 전망‘이란 주제를 통해 “세계 화장품산업이 2018년 4088억달러로 전년 대비 5.9% 증가로 전망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위해평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곽 교수는 위해 물질과 연구 분야 평가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화학물질이 안 좋다, 천연물질은 좋다는 상대적 개념이 있는데, 과학적으로 천연화장품에 관한 정의는 없다. 천연물 유래라는 것도 인정되지 않는다. 오가닉도 에코서트 기준으로 보면 케미칼이 5% 이하로 정하는데 이는 안전성 평가가 아니다. Natural, Oranic ≠ Save” 라고 그는 강조했다.


나노물질은 사이즈가 바뀌면서 물성이 바뀌기도 하고, 기존 평가 물질도 나노화 되면 기존 독성시험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나노의 유해성 평가를 어떻게 할지도 과제라는 것.


색소는 포지티브로 관리하고 있는데, 산업계에서는 제품 생산 시 색소가 혼합물질로 사용되기 때문에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향수는 정량적 평가를 하는데, 감작성 위험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지만, 피부감작성의 정확한 평가가 가능한 지 방법적 고민이 있다고 했다.


기능성 화장품 확대로 기존 성분의 화장품 사용 시 노출+사용량 등에 대한 위해성 재평가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 각 부처에서 하던 위해성 평가를 통합적으로 하나로 할 것인가, 결합해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통합 위해성 평가‘도 이슈가 되고 있다.


곽승준 교수는 “화장품 특성상 생명 유지가 아니어서 물질들이 통합 위해성 평가에서 상충될 때 오히려 생활용품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과학적 기반, 인력 부족, 어느 부처의 주도 여부에 따라 통합 위해성 평가 대비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해성 평가 물질 선정도 부정확한 정보에 의한 소비자 관심, 사회적 이슈로 우선순위가 바뀌는 경우도 생긴다. 상위에 올려진 물질이라도 위해평가 자료가 없는 경우도 많아 해외 자료나 논문 검색도 하지만 만들어내서 해야 할 경우도 있다고.


한편 화장품은 여러 물질을 혼합 사용하기 때문에 전성분 중 일부 모르는 성분, 남녀, 연령대별, 불특정 다수에 노출, 기호 등을 고려해 위해평가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유럽기준을 사용했는데, 2017년 한국인의 사용량 조사를 통해 하루 16.9그람을 사용한다는 평균치를 구할 수 있었다.


곽승준 교수는 “화장품산업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소비자는 신뢰가 깨진데 대한 분노가 더 크다고 한다. 소비자의 배신감은 회사에 타격이 크다. 마치 바벨탑처럼 쌓긴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케미포비아는 화학물질 공포다. 화학물질 자체가 위협은 아니므로 방법에 따라 위험하거나 안전할 수 있다. 위해평가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2018 화장품 위해평가 국제 심포지엄'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수행하고 있는 한국형 화장품 위해평가 사업 현황을 파악하고, 소비자의 '케미포비아'를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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