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CNews 사설] 창간 1주년, 모든 빛나는 것을 위하여

한국 화장품산업의 충실한 기록자로서의 소명 다할 터

CNC NEWS가 10월 17일을 기점으로 창간 1년을 맞았다. 그동안 1909건의 기사를 썼다. 그중 화장품산업 현장에서 만난 많은 인터뷰이들의 생각을 글로 옮겼으며, 그들의 언행을 기록한 칼럼·취재파일·인터뷰 기사만도 100건에 육박한다. 하지만 CNC NEWS는 목마르다. 아직 만나지 못한 인물, 접하지 못한 기업들이 수두룩해서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들-향장인’은 곳곳에서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의 땀과 노력, 열정을 담은 손길은 저마다 특색을 지닌 ‘화장품’으로 탄생했다. 소비자의 만족과 미학을 추구한 그 순간 ‘빛나는 화장품의 세계’를 보여줬다.



‘자연’이라는 말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퓌시스(physis)’는 어느 날 피어났다 사라지는, 휙 스쳐가는 사건들을 표현하는 단어다. 우리는 삶의 순간마다 일의 몰입에서, 아침 식탁의 향기에서 늘 퓌시스를 경험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퓌시스를 ‘빛 안으로 열려 펼쳐지는 것, 반짝임’이라고 해석한다. 그렇다 매 순간, 모든 것은 빛난다. 그러나 퓌시스는 거칠고 일시적이다. ('모든 것은 빛난다', 휴버트 드레이프스·숀 켈리 저에서 인용)


사물을 최선의 상태로 만드는 장인(匠人)의 기술이 '포이에시스(poiesis)'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과 창작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이 말을 쓴다. 제조라인 기술자의 투박한 손은 상처와 굴곡의 퓌시스마다 포이에시스로 화장품에 생기와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만남이 거듭될수록 과거의 다양한 기록이 없음은 아쉬웠다. 자사의 기록조차 없는 게 흔했고, 언론 등 미디어에 게재된 단편적인 기록도 드물었다.


‘기록되지 않은 것은 역사가 아니다’는 역사학계의 금언이다.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에서 트로이 전쟁을 기록했고, 이를 믿은 고고학자 슐리만은 각고의 노력 끝에 트로이 유적을 발견, 역사상 실재했음을 밝혔다.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에서 트로이 전쟁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슐리만이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면 실제 존재했던 트로이는 영원히 묻혔을 것이다. 역사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증언과 기록이 중요하다.


한국화장품사는 어언 73년이 흘렀지만, 사사를 남긴 회사는 아모레퍼시픽이 유일하다. 최근 향장 발간 60주년 600호 발행 기념 전시회는 그나마 한국 화장품사의 편린을 엿볼 수 있는 위대한 행사였다.


업력 72년을 말하는 LG생활건강도 사사를 찾을 수 없고, 세계 1, 2위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조차 이렇다 할 기록이란 게 없다. 하물며 신생, 중견기업들의 글로벌 히트작들은 자료가 없다보니 평가 받기조차 어렵다.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낸 의미의 망(거미줄) 위에 얹혀 있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화장품사의 맨 앞머리에는 정체성과 모범성, 역사성이 기록되어야만 한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아침의 커피 마시기를 성스러운 의식으로 행할 줄 아는 사람은 존재의 의미를 안다.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최소한 언론에 기록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퓌시스와 포이에시스의 흔적이 소비자와 언론 속에서 빛나야 하기 때문이다. 퓌시스와 포이에시스가 기록되지 않으면 자료로서의 효용이 없다. 당연히 역사(history)로 남지도 못한다.


CNC NEWS는 한국 화장품사의 충실한 기록자이자, 언론미디어로서의 소명을 다짐하고자 한다. 제반 소소한 미시 기록부터 화장품업계의 거시 자료까지 포괄적으로 기록하고자 한다.


‘meta-’란 “beyond, change”의 뜻을 가진 접미사다. 메타 포이에시스(meta-poiesis)는 모든 퓌시스를 포이에시스로 함양함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성스럽게 가다듬고 균형감에 도달한 상태를 말한다. K-뷰티가 미국·유럽·일본의 선진 수준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메타 포이에시스가 절실하다.


CNC NEWS는 창간 1주년을 맞아 ‘화장품의 모든 빛나는 것을 기록하는 미디어’이자, ‘빛과 소금’의 언론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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