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시기(‘20년)에 화장품의 총 수출액은 늘었으나 대·중견 기업은 선전 또는 유지, 중소·신규 기업은 감소 또는 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IIT)의 ’코로나19 이후 업종별 수출기업수 변화 분석‘에 따르면 화장품의 경우 수출확대 기업수와 신규 수출기업수가 동시에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전후 29개 품목군의 수출확대기업수 증감을 비교함으로써 수출기업의 호조·부진 여부에 따라 코로나19의 수출 영향을 분석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75억달러(+16.1%). 1달러라도 수출한 기업 수는 5255곳(‘19년 5259곳)이다. 수출액 순으로는 15위지만 기업수로는 9위다. 수출액 대비 기업수가 많은 편에 해당한다.(소규모 1백만달러 이하, 중규모 1백만~1억달러, 대규모 1억달러 초과로 구분)
화장품은 코로나19 이후 수출액이 증가한 품목 13개 중 증가율 순으로 5위다. 화장품의 경우 ▲수출 확대기업은 1726곳(-2.1%) ▲수출감소기업은 1708곳(+7.8%) ▲신규 수출기업 1821곳(-4.7%) 등이었다. 수출이 늘어난 기업은 감소하고, 어려움을 겪은 기업은 증가하는 등 화장품 수출기업 전체적으로 고전했음을 엿볼 수 있다.(수출확대: 전년보다 증가, 수출감소: 전년보다 감소, 신규: ’20년에 신규수출로 구분)
이중 ①품목대표성(자사 총 수출액 중 최대 수출품목 비중이 70% 상회 ②수출 주기(월 1달러 이상 수출실적 달성) ③수출규모(연간 1만달러 이상 & 분기당 1천달러 이상 수출실적 보유기업)의 기준에 따라 분석대상 기업을 선별해보니 화장품은 616곳(’19, 전체 5259곳 중 11.7%)이었다.
이들 기업에서 ▲수출이 감소 혹은 완전히 단절된 기업수의 비중 ▲수출 부진기업의 평균 수출감소폭이 더 클수록 ‘코로나19의 수출부진 영향이 더 크다’고 봤다.
수출 부진기업 발생 비중을 비교해보니 화장품은 0.61로 나타났다. 전체 품목군의 부진 비중 평균은 0.67이었다.(부진 9개 품목, 호조 11개 품목) 화장품만 떼놓고 분기별로 보면 1Q 0.50→2Q 0.67→3Q 0.57→4Q 0.61로, 1분기 호조→2분기 고전→3분기 반등, 4분기 정체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중 화장품의 수출 감소기업은 374곳이다. 이들 기업의 평균 수출감소율은 –42.4%다. 60% 이하 감소한 기업은 274곳, 60% 이상 감소한 기업은 100곳이다. 90% 이상 감소한 곳도 24곳이나 됐다. 그만큼 수출 부진기업의 수출감소율이 컸으며 상대적으로 더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국제통상연구원(IIT) 홍지상 연구위원은 “화장품 등은 수출 부진기업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나, 평균 수출감소폭은, 수출액 감소품목인 자동차·자동차부품(-41.5%)을 상회한다”고 풀이했다. 즉 화장품 수출기업 중 코로나19 이후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은 자동차·자동차부품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수출이 더 급감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화장품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대세계 수출액이 증가하고, 부진기업 발생 비중도 평균 미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 수출감소폭은 전체 품목군 평균 이상으로 부진했다. 이른바 K자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조 기업 vs 부진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홍지상 연구위원은 “화장품 등 대세계 수출액이 증가했더라도 개별 수출기업 단위에서 상대적으로 수출이 부진했던 업종에 대해서도 수출애로 기업을 발굴하여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업종 불문하고 친환경·디지털 혁신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개별 수출기업의 자체적인 저탄소·비대면 수요 신제품 개발 및 R&D 강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및 수출 지원기관에서도 친환경·디지털 전환 유도를 위한 과감하고 일관성 있는 수출지원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 수출은 전체 수출기업수의 0.5% 미만에 불과한 대규모 수출기업(1억달러 초과)이 총 수출액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기업수의 83%에 달하는 소규모 수출기업(1백만불 미만)의 수출액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2020년 전체 수출기업수는 9만 8916개사다.
1백만달러를 초과하는 중·대규모 수출기업의 95% 이상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출을 유지하고 있으나, 1백만달러 이하 소규모 수출기업의 3분의 1은 수출이 완전히 단절됐다.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K-뷰티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사이에서 포지셔닝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K-뷰티 중소기업이 도약과 단절의 기로에 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