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온라인 매출이 3개월 연속 증가세다. 기저효과 때문이다. 통계청의 ‘6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매출액은 9751억원(+3.6%)으로 나타났다. 전달(5월)에 비해서는 6.3% 감소했다. 다시 월 1조원대 매출 아래로 떨어지며 불황의 그늘이 짙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산업통상부의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 4.3%, 온라인 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13개, 온라인 12개 대상 조사)
오프라인은 코로나19 기저효과로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준대규모점포 등 전 업태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온라인은 장보기, 화장품·티켓 등 소비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구매 비중(49.1%→49.8%)과 매출이 상승했다.
다만 온·오프라인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의 전체 구매건수는 증가했으나 구매단가는 대형마트에서 1.8%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3.1% 감소했다. 고물가가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했다.
특히 6월 화장품의 온라인 구매가 확대되면서 18.3% 증가했다. 대형플랫폼에서 상반기 동안 10%대 증가율(10.2%~18.3%)을 꾸준히 기록 중이다.
12개 대형 플랫폼의 6월 온라인 매출은 361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1100개 온라인몰 매출액의 37%를 차지한다.
한편 화장품의 2/4분기 해외직접 판매액은 2988억원으로 8.1%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1467억원) 대비 화장품은 104% 증가해 바닥을 벗어났음을 보여줬다. 화장품의 면세점 판매액은 2635억원이다. 상반기 국내에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관광객은 348만명으로 전년 대비 934% 늘어났다.
화장품의 해외직구액은 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전분기(687억원)에 이어 11%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따이공에 의한 거품이 빠지면서 화장품의 해외직접판매는 정체인데 비해 해외직구는 두 자릿수 증가세여서 추이가 주목된다.
현재 화장품업계는 ‘물건을 깔 매장이 없다’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있다. 오프라인에서 현행 올리브영 독점 구조로는 수많은 화장품영업자의 상품이 소비자를 만나지도 못하고 유통기한에 걸려 사라질 운명이다. 게다가 올리브영의 프로모션, PB, 보이지 않는 손(갑질)에 브랜드사의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은 무용지물화 됐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경쟁이 아니라, 거대 유통채널의 ‘손발 맞추기’로 전락했다.
그렇다고 온라인 매출은 ‘계륵’이다. 연세대 김병규 교수는 “한국의 온라인 시장은 양면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해 오픈마켓에서 거대 플랫폼 독점으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사업자들은 플랫폼에 종속되거나 사라지거나, 두 가지 선택지만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른바 쿠네배카(쿠팡·네이버·배달의민족·카카오)의 ‘개미지옥’이다. 최저가 경쟁, 광고비 지출 유도, 배송비 전가, 데이터 독점, PB 등 플랫폼의 이익극대화 수단에 노출되며 영업자는 종속 or 저항의 양자택일만 강요된다.
최근 LG생활건강의 자사 체인망 해체는 거대 브랜드라는 착각 속에 입지를 좁히는 결정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플랫폼 제국과 맞설 수 있는 브랜드라고 스스로 믿고 싶을 테지만…글쎄다.
화장품산업의 가치사슬 측면에서도 신유통 등장은 불가피하다. 게다가 코스메슈티컬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단순 편집숍이 아닌 품질+안전의 신뢰를 줄 수 있는 신유통업태의 탄생을 고대한다. 화장품업계는 과잉생산 구조, 매장 축소, 화장품 소비 관심도 싸늘~ 등 3중고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