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천개 이상의 책임판매업체가 생기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제조업체는 연평균 11.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단장 황재성)은 ‘23년 화장품 생산 및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식약처에 따르면 ’23년 기준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31,524개, 제조업체는 4,56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5%와 0.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책임판매업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23.1% 증가하고 있으며, 제조업체 증가율(11.2%) 및 화장품 생산 증가율(5.5%)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책임판매업체의 증가율은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매년 3천개 이상의 새로운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제조업체도 국내외 위탁생산 증가와 OEM 기업 성장에 힘입어 최근 5년간 11.9% 성장 중이다.
하지만 책임판매업체 중 38%에 해당하는 1만 1861개사만 생산실적을 보고했다. 2016년 61%의 기업이 보고한 데 비해 해마다 감소 추세다.
이에 대해 사업단은 “책임판매업체의 급격한 증가는 산업 성장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소규모 업체의 난립으로 산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기업 증가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적정기업 수 관리 등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조업체 가운데 GMP 인증기업은 185개였다. 비록 GMP 인증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고품질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와 수출 혜택을 고려해 많은 기업이 인증을 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GMP 적합업체에 대한 혜택이 부여되면서 인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23년 화장품 생산 실적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14조 5,102억 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기초화장용 제품이 전체 생산의 54.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색조화장용 제품류와 인체세정용 제품류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1천억 원 이상의 생산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12개, 전체 책임판매업체의 0.1%에 불과한 반면, 10억 원 미만의 실적을 기록한 소규모 업체는 1만 1088개로 전체 기업의 93.5%를 차지하고 있어, 기업의 영세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의 대기업이 산업을 주도하는 반면, 다수의 소규모 기업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
이와 같은 불균형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강소기업의 육성과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생 소규모 기업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 전략도 필요하다.
한편 한국의 화장품 소재(원료) 산업은 아직 체계적인 통계 관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2021년 기준으로 약 500개의 화장품 소재 기업이 존재하며, 이 중 약 40%만이 연구개발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화장품 소재 시장은 약 1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여전히 수입 원료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화장품산업 규모에 비해 책임판매업체가 비대한 ‘과잉생산’ 구조임을 알수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중소기업이 내수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며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이 또한 과당 경쟁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업단은 화장품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지만 산업의 균형 발전과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