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에이블씨엔씨, 인수 기정사실화 '미스터리'

“셀트리온스킨큐어 인수설 부인…변경 있을 시 공시”로 꼼수 논란
투자위험 많다고 스스로 밝혀 기존주주 증자 참여 포기 유도

“빨리 유증해아. 활성화 좀 되게.”
“소송 중이라고는 하지만 유증은 거의 실현되는 것으로 판결 나올 것이고 그러면 실망 매물에 대폭으로 급락할 건데 지금 매수는 도박이 아닌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에이블씨엔씨의 종목 토론실은 뜨겁다. 주가는 사드 회복 기대감으로 9월 25일 52주 최저가(13,595원)를 기록한 후 2일 종가 19,500원으로 30% 상승했다.




에이블씨엔씨는 1일 공시를 통해 투자위험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동사는 △사드 이슈로 대 중국 수출 및 면세점 매출이 전분기 대비 55.0%, 38.8% 감소,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 적자 △H&B숍과의 마케팅 경쟁 과열 △3회의 화장품법 행정처분으로 부정적 이미지 △3분기 실적 저조 예상 △현 IMM프라이빗에쿼티(53.48%)의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유상증자 후 지분율 변동 △2017년 상반기 연결매출액 1964억원, 영업이익 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34.2% 하락 △재고자산 증가 △어퓨 브랜드의 부진 △미샤재팬의 당기순손실 기록 △소송에 따른 유상증자 일정 지연 등을 들었다.


좀 이상하다. 유상증자를 하면서 부정적인 내용들을 대거 언급하고 있다. 이는 기존 주주들의 참여를 막고 IMM의 지분을 더 많이 높이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투자설명서 제출일 현재 상장폐지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며,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합병 가능성과 관련해 해당사와의 합병 계획이 없고, 향후 진행하는 경우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공시할 계획”이라고 밝혀 인수설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애초 에이블씨엔씨 인수 때부터 IMM사모펀드가 자진 상장폐지하거나 셀트리온스킨큐어 우회 상장 통로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다. 여기에 1089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머스트자산운용과 넥서스의 수탁자인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신주발행유지 가처분’ 소송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유증 일정이 줄줄이 연기됐다.


이에 대해 증권가의 반응은 차갑다. 대신증권 박은정 애널리스트는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가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EPS는 최대 48% 희석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으로의 체질 개선을 모색으로 긍정적이나 유상증자로 인한 센티먼트 악화와 실적 부진으로 주가 반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동부증권 박현진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성장 로드맵 형성을 위한 실탄 마련으로 추정한다”며 “대주주 지분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으로 넘어가고 중국인 수요 급감으로 오프라인 매장 영업 부진 지속으로 고정비 부담 증가 등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어서 투자의견 ‘관망’을 제시했다.


삼성증권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장기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금 확보 측면이라고 하지만 11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계획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른 사업계획 혹은 다른 유상증자 목적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설명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즉 명확하지 못한 유상증자 목적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표명했다.


덧붙여 “최대주주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은 최초 1900억원(매수단가 43,636원, 지분율 25.5%)에서 공개매수 이후 3300억원(매수단가 36,250원, 지분율 53.5%)으로 상승하였으며,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최대 4250억원 (매수단가 29,700원, 지분율 57.0%)으로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IMM사모펀드은 대규모 유상증자 목적은 △점포 리뉴얼 등 시설자금 1009억원 △마케팅 등 운영자금 780억원 △사업확대 500억원 등으로 2019년까지 사용할 계획이다. R&D 비용은 42억원에 불과하다.


카버코리아는 유니레버에 3조2289억원에 인수돼, 베인캐피털·골드만삭스컨소시엄(60.39%), 이상록 회장(35%)에게 매각차익 2조5122억원을 안겨줬다. 이 거래가 성사된 후 베인캐피털에는 한국기업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사모펀드가 인수기업의 기업가치에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대박이 난 사례다.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 IMM 사모펀드의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인수서부터 유상증자까지 4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을 정도라면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많다. 자금조달도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밀어붙이는 이유가 오히려 속내를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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