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주도권 빼앗긴 K-뷰티, 활로는?

2019년 K-뷰티 熱戰[1] 한국 기업 vs 중국 유통상+로컬+정부(上)...중국 시장에서 1:3 외로운 싸움 예상

2018년 화장품산업 이슈를 돌아보며, 2019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2019년은 내수와 수출 분야에서 화장품산업의 한 획을 긋는 변혁의 해로 전망된다. ①K-뷰티, 중국시장에서 주도권 상실 ②73년만에 LG생활건강 ’후‘ 1등 브랜드 등극 ③K-ODM 증설 완료, 중국 시장 ’쾌청‘ ④브랜드사들 ’제조업자 표기‘ 변경 요구 봇물 ⑤중국 화장품법규 정비, 비무역장벽 강화 ⑥한국 ODM사 무더기 FDA 경고 ⑦로드숍 vs 편집숍 유통채널 지각변동 ⑧인플루언서 마케팅 효율성 논란 ⑨화장품법 개정과 규제 완화 요구 ⑩화장품업계 이슈, 미투·52시간 근로제 [편집자 주]


중국 1위 화장품 수입국 K-뷰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외로운 한국기업이 중국 정부+중국 로컬브랜드+유통상의 3자 공세에 밀리는 형국이다. 급기야 사드 3년차, 2018년엔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겼다.


중국 현장에서는 ’사러 오지 않아서 저자세로 팔러가는‘ 한국 기업이 늘고, 그 댓가로 지분과 상표권을 요구하는 유통상 횡포에 속수무책이다. 중국 정부의 비관세장벽은 정교한 ‘만리장벽’으로 중소기업의 창을 날로 무디게 한다. 광대한 시장에서 K-뷰티 홀로 한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세일즈맨들의 고군분투가 상상된다고나 할까. 올해 K-뷰티 10대 뉴스의 top은 ‘중국 시장에서 뺏긴 주도권’이다.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반전은 가능할까?



# 장면1


“지난해 한국산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했다. 중국 화장품은 기술적으로나 품질로 봐도 K-뷰티 수준에 근접해 있다. 기초의 경우 거의 동급이며, 메이크업은 습득이 덜 돼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뛰어나다.”


“중국의 제도 정비는 다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 시장을 노리고 들어와서 수입 개방을 더 할 계획이다.”


“소비 진작을 통해 성장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아직 화장품 소비액이 한국의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 화장품시장 규모가 70조인데, 2020년 100조원대로 끌어올려 1위를 예상한다.”


지난주 상해에서 상해시 및 중국 화장품산업 관계자와 대한화장품협회, 재중화장품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대화 속에는 눈높이가 높아진 중국 소비자에게 “토종브랜드보다 비싸지만 일본·유럽 브랜드만큼 매력이지 않은-한국산 화장품‘으로 비춰진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


# 장면2


2017년 하반기 중국에서는 수 억장의 마스크팩(JM솔루션) 발주가 한국 ODM업체에 떨어졌다. 대규모 물량 공세 이후 중국 유통상은 한국 브랜드의 지분을 요구하거나 상표권을 가진 브랜드만 취급한다. 초기 한국 화장품을 수입해 덩치를 키운 중국 유통상이 되려 한국 브랜드 사를 능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가성비, 품질, 혁신성에서 우대받던 한국 브랜드라도 잘하는 중국 유통업체와 거래하려면 브랜드 상표권이나 지분을 줘야만 거래가 이뤄진다. JM 솔루션의 부상 전후부터 중국에서 팔린다는 브랜드는 대부분 유통사-브랜드 지분 공유방식이 많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워낙 많은 한국 브랜드사가 중국에 달려들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또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중국 유통채널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간 유통상을 찾다보니, 브랜드 또는 총판에서 중간 유통상으로 주도권이 이동한 것이다.


선전(深圳) 화장품 도매시장은 홍콩 상수역을 대체할 정도로 위세가 커졌다. 지하철 한 정거장의 선전-홍콩이지만 예전에 브랜드사는 홍콩에서 중간 유통상에게 통관 리스크를 떠넘겼다. 따이공이 알바로 대거 투입된 배경이다. 하지만 이젠 팔고 싶으면 브랜드사가 선전까지 리스크를 감수하고 가져오라는 식으로 바뀌었다. 중국 공안이 안면감식 장비를 도입할 정도로 단속이 심해진 이유도 있지만 결국 주도권이 홍콩에서 선전으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3 장면3


사드 보복 이후 한국 브랜드는 위축됐다. 중국 유통상에겐 한국 브랜드사의 조급함을 이용할 절호의 호기였다. 중국 현지 한 대표는 ”사드 이후 소비자보다 유통사 사이에서 한국과 일본 브랜드사에 대한 신뢰도가 국가의 선호도를 좌우할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예전 한국 브랜드사의 횡포를 경험한 중국 유통사의 반격이다. 그는 ”허가기간과 세금을 계산하면 굳이 한국 생산이나 중국 생산이나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 메이드 인 재팬 아니라면 굳이 한국 가서 생산할 필요가 없다“는 게 현지 얘기라는 것.


JM솔루션처럼 중국 유통업자의 이익에 집중해서 단기적으로 브랜드를 성공시키지 않는다면, 한국 브랜드의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J-뷰티의 순조로운 고성장세, 태국 토종브랜드 Mistine이 가성비 좋은 마스크팩과 클렌징 제품으로 카테고리 넘버원으로 올라오고, 세계 여러 나라 브랜드가 각자의 장점을 어필하면서, 중국은 글로벌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장면1은 중국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장면2는 몸집을 불린 중국 유통사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K-뷰티의 적나라한 현재 상황이다. 장면3은 중국 시장에서 밀려나는 K-뷰티 관련 조짐들이다.


한마디로 중국 로컬브랜드의 추격, 중국 유통상의 주도권 장악, 중국 정부의 화장품산업 비관세장벽 강화 등 3중벽에 둘러싼 K-뷰티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아직도 한국 브랜드는 ’한방‘의 꿈을 꾸는 곳이 많다. 과거 다른 회사의 성공 사례를 베끼려고 하는 회사도 있다. 2010년 중국 특수 붐으로 시작된 K-뷰티의 중국 신화는 2018년을 기점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고 있다. 2019년 2라운드는 어떻게 전개될까?


CNC NEWS=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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