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한국 ODM사 무더기 FDA 경고

2019년 K-뷰티 熱戰[6]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관리’로 품질안전성 신뢰 필요
KOTRA, 미국의 K-뷰티 견제로 경고장 급증 분석

2018년 ODM업계에 무더기 FDA 경고장이 발부돼 충격을 준 사건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한국의 CGMP 인증을 받은 업체들이 줄줄이 경고를 받음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K-뷰티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


특히 FDA 경고를 받게 되면 미국향 수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업체의 타격이 크다. 대표적인 예가 코스메카코리아다.


로레알-CTK코스메틱-코스메카코리아 간 3자 협상으로 봉합됐다는 게 업계의 얘기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먼저 씨티케이코스메틱은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최근 신영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씨티케이코스메틱의 미국 공장 수주 대비 생산율이 2분기 50%에서 3분기 기준 7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회복 중이며, 2019년 1분기에 정상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력제품 중 자외선차단 기능이 포함된 OTC 제품의 제조시설이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에 통과하지 못하며 2017년 10월부터 해당 제품의 국내 생산이 불가능했다"며 "미국과 캐나다로 유통되는 OTC 관련 제품에 대해 미국 내 생산공장을 마련하고 정상화하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OTC 제품 제조시설은 코스메카코리아를, 미국 내 생산공장은 잉글우드랩의 토토와 공장을 말한다. 잉글우드랩은 미국 뉴저지주에 토토와, 잉글우드 두 곳에 화장품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매년 FDA의 선스크린 관련 제품 평가에서 ‘우수’ 평점을 받아왔다.


코스메카코리아는 FDA 경고를 받고 미국 수출에 제동이 걸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4월 23일 잉글우드랩의 대주주 지분 34.71%를 578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 공시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비싸게 샀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잉글우드랩이 39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긍정적으로 바뀐 상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잉글우드랩의 3분기 매출기여도가 41.8%로 평가될 정도로 정상화가 빨리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공장과의 R&D 컬래보를 통해 클로벌 퀄리티 제품 생산 계획을 가질 정도로 내부에선 M&A 긍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FDA는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의 제조공장에 대한 실사를 벌였다. 1차 실사 후 관련 지적 사항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으며, FDA의 규정에 맞지 않는 경우 최종적으로 경고장을 공개 발송했다. 알려진 FDA 경고장 받은 화장품 업체는 6개. ▲코스메카코리아 ▲나우코스 ▲잇츠한불 ▲아미코스메틱 ▲아마로스 ▲네트코스 등이다. 이밖에 식품, 제약을 포함하면 그 수는 배로 늘어난다. 최근 10월에도 네트코스와 한림제약이 경고장을 받았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화장품(제약) 기업에 발송된 경고장은 2건에 불과했다. 반면 2017년 화장품(제약) 기업에 발송된 경고장은 6건으로 껑충 뛰었다. 모두 GMP인증을 받은 업체여서 식약처의 ODM업계의 관리가 부실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지난 4월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3정 5S’ 전사 시행을 결정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관계자에 따르면 “차석용 부회장이 쾌적한 업무 환경 조성 및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해 전사에서 5S 활동 추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FDA 경고장이 ODM업계에 준 교훈은 컸다.


평소 매뉴얼로 단련되어야 품질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 준수’라는 숙제가 부여됐다. 또 FDA의 한국 ODM 실사가 K-뷰티의 미국 수출 견제라는 분석이다.


FDA는 2년마다 제조업체 현장 검증을 실시한다. 현장 검증 비용을 미국 식약청 예산으로 충당해 수입되는 모든 업체를 조사하지 않는다. 즉, 블랙리스트 기업이나 갑자기 미국 내 판매가 증가한 기업 등의 제조 시설이 조사의 주 타깃이다. 한국 ODM을 포함한 화장품 기업의 FDA 현장 검증이 증가하는 현상은 미국 내 K-뷰티의 인기가 급증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경고장(Warning Letter)은 FDA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휘두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CGMP 인증을 받는 데만 신경 쓰지 관리에는 소홀한 게 OEM·ODM 공장의 현실이다. 3정 5S만 철저히 해도 GMP 매뉴얼 더 나아가 브랜드 오딧(audit)도 이를 커버할 수 있다”고 말한다.


FDA 경고장은 ODM업계에 확실한 ‘각성’ 효과를 줬다. 선진국 견제도 뚫고 품질안전성 신뢰를 확보한다면 2019년에는 K-뷰티의 ‘보약’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져봄직 하다. 


CNC NEWS=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2018년 화장품산업 이슈를 돌아보며, 2019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2019년은 내수와 수출 분야에서 화장품산업의 한 획을 긋는 변혁의 해로 전망된다. ①K-뷰티, 중국시장에서 주도권 상실 ②73년만에 LG생활건강 ’후‘ 1등 브랜드 등극 ③K-ODM 증설 완료, 중국 시장 ’쾌청‘ ④브랜드사 생존 위협 ’제조업자 표기‘ 변경 요구 ⑤중국 화장품법규 정비, 비무역장벽 강화 ⑥한국 ODM사 무더기 FDA 경고 ⑦로드숍 vs 편집숍 유통채널 지각변동 ⑧인플루언서 마케팅 효율성 논란 ⑨화장품법 개정과 규제 완화 요구 ⑩화장품업계 이슈, 미투·52시간 근로제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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