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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모레퍼시픽의 카오스, 언제까지?

아모레퍼시픽, 2년째 사드 후유증...위기 원인과 해법 놓고 안팎 이견 표출

아모레퍼시픽이 ’사드 후유증‘이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년째 실적 부진이 거듭되면서 다양한 의견도 흘러나온다. 기대 섞인 전망도 여전하지만 원인과 해법을 놓고서 고언(苦言)도 심심찮게 들린다.



#1 지금 아모레퍼시픽에선...


최근 블라인드 앱에는 아모레퍼시픽 온라인 몰의 유저 환경에 대한 소비자 글이 올라왔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이 제일 잘 맞는 편이라 쓰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소비자는 “온라인 몰 관련해서 제대로 된 개발 부서가 없나요?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ui, ux 도 정말 끔찍하지만 앱은 제대로 된 기능조차 못해요.... qa 1회조차 거치지 않은 느낌. 외주 줬다고 해도 이지경이면 돈 주지 말아야 합니다. 로그인 단계부터 테스트 탈락이에요”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남들은 앱이나 웹페이지에서 못 헤어 나오게 하려고 안달들인데 빨리 탈출하고 싶어서 혼났어요. 아모레퍼시픽몰 말고 뷰티큐앱도 마찬가지”라며 꼬집었다. 덧붙여서 “ 엄한 임직원분들만 괴롭히지 마시고 과감한 투자와 결정을 해주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한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댓글에서, 사내 소통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건 너무 비일비재해서 신경도 안써요”, “부끄럽다 진짜 ㅜㅜ 디지털 디지털 하는데 돌아가는 꼴 보면 안습”, “죄송해요...개발부서 없고 다 외주 주는데 제대로 관리가 안된다고 들었어요... cdo님 오시고 이것저것 바뀔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봐 주세요” 등이 올라왔다.



또 다른 댓글에는 “감사해요...회사에서 IT관심 없어요...” “진짜 이 글은 전사 사람 다 봤으면” 등이 올라왔다. 이어서 1~2년 지나야 바뀔 것이란 자조의 글도 있다.


한편 “혹시 글 쓴 분이 cdo님 관련자이신가요?ㅎㅎ유치하게 여론 만드시긴 ㅎㅎ”이란 글에는 “그렇게 티 나는 짓을 할까요? 다 공감 가는데...”, “분위기 조성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뭔가 냄새가 나네요.ㅎㅎㅎ 이번에 새로 생긴 조직 관련자이신가용”등의 댓글이 달리면서 cdo를 둘러싼 사내 갈등의 일면을 보여줬다.


#2 실적 부진 원인은?


또 실적 부진 원인을 두고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내에서 요즘 뷰티업계 성장률 최고봉은 O사와 거기 입점한 중소브랜드들이고, ○○랑 우리 회사랑 예전에 한판 해서 싹 걷어 들인 후로 입점 된 상품은 헤어케어정도... ㅜㅜ 중국에선 더 이상 한류가 예전 같지 않고 오히려 일본 브랜드는 성장 중, 중국 로컬브랜드도 성장 중“이라고 했다.


“비유통 잡는다며 초가삼간 다 태우고, 맥킨지 들어와서 비용 줄이라는데 니들 주는 돈부터 줄여야 돼”라는 댓글도 있다.


이밖에 “내수시장 정체, 해외 시장 성장 폭 미진. 내부 매출 성장 동력이 따이공 매출 외에는 현시점 기댈 게 없어 보임. 그마저도“라는 글도 올라왔다. 실적 부진 원인과 해법을 두고 내부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전직 AP맨으로 중국 유통사를 운영 중인 C대표는 ”한국·일본·미국과 같은 정상 시장만 있다면 아모레퍼시픽 방식이 무조건 옳을 것이다. 그리고 아모레보다 잘하는 회사도 내가 보기에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따이공, 왕홍, 타오바오, 웨이상 등 비정상 유통경로와 턱 없이 높은 정상채널의 유통비용, 말도 안되는 정규 광고비용을 가진 세계 최대의 화장품시장인 중국을 고려해서 브랜드전략을 가져가려면 몇몇 브랜드는 조금 유연해져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니스프리, 설화수는 세계적 수준의 마케팅이지만 너무 정직하고 너무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라네즈는 타오바오와 따이꼬우가 만들어준 히트 상품을 탄탄하게 정규 유통에 녹여서 자리를 잘 잡았다고 했는데, 왜 잘 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이 ‘그냥 우리가 잘해서 그렇다“며 브랜드 마케팅의 허점을 짚었다.


또 중국 유학생 따이공들이 띄워준 홈쇼핑 스타상품 중 유일하게 중국까지 못 가지고 온 유일한 브랜드가 아이오페라고 꼬집었다. 국내 아리따움과의 갈등으로 홈쇼핑에서 마저 자리를 잃으면서 중국 시장에서 쿠션 주도권을 V사에게 넘겨준 점도 지적했다.


#3 '제안'이 없는 아모레퍼시픽


결론적으로 ”내가 가장 잘하고, 내가 다 알고 있고, 내 방식이 정답이고, 이런 자신감이 점점 시장과의 거리감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왜 수십 개 브랜드 중 ○○솔루션이 왜 저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냥 책상머리 학술적인 분석 말고 다른 브랜드처럼 1, 2개 브랜드라도 시도 해보면 좋은 것을...”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AP출신 D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이 체질 개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채널이 다양해지고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대응이 더디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아모레퍼시픽은 급변하는 화장품 유통환경 시점에서 채널 흐름을 잘 탔다고 했다. 방판→직판→로드숍, 백화점→면세점→수출 등 채널별 매출이 꼭짓점을 찍을 때마다 변신에 성공, 업계 1위에 올라섰다는 것.


D대표는 “서경배 회장의 브랜딩 전략은 유효하다. 미국, 일본의 방판은 통신판매가 주류지만 한국은 다단계 형식의 오프라인 방판이 여전하다. 스마트 시스템으로 바꿀 때”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의 리딩기업이자 자존심이다. 회자되는 내용엔 애정 어린 말이 적지 않다. D대표는 “업계 1위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이익과 성과로 바람막이로써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 새롭게 나아갈 길을 금방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지적자본론>에서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상품은 용도만 충족하면 되었다. 세컨드 스테이지에서는 선택을 하는 사람은 고객이므로 ’디자인은 부가가치‘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드 스테이지, 제안능력이 있어야 하는 시대다. 제안은 가시화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며 “제안은 고객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고 적었다. 


저자는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가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 이 73년간 축적된 ’지적자본‘이 고객에게 어떤 제안을 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오스(chaos)는 짧으면 짧을수록 K-뷰티에 이롭다. 한반도의 폭염도 이제 끝나고 있지 않은가!


CNCNEWS=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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